겨울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추수감사절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여름 휴가철을 제외하고 추수감사절 연휴는 유일하게 나흘 동안의 여유를 갖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기이다. 여행지들 또한 할러데이 분위기로 휩싸여 여느때 보다도 볼거리, 놀거리가 많은 시기가 추수감사절 연휴이다. 미국 최대 명절중 하나인 추수감사절 기간에 자녀와 함께 떠나 할러데이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관광지들을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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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타크루즈
샌프란시스코는 유명 관광지로 모르는 한인이 없겠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1시간30분 거리 몬트레이만의 북쪽에 있는 작은 마을인 샌타크루즈를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빅토리아풍의 주택과 작은 가게가 줄지어 있는 이 곳은 30마일에 걸쳐 이어지는 백사장이 한가한 가을 바다를 연출한다. 여름철에는 비치에서 해수욕과 낚시, 파도타기 등의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휴양객들로 붐비지만 가을과 겨울에는 쌀쌀한 해풍을 얼굴에 맞으며 한해를 마감하려는 감상적인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해변에 있는 보드워크 유원지(Santa Cruz Boadwalk). 몬트레이만에 면한 1마일에 펼쳐진 해변 유원지에는 1910년제의 롤러코스터등 탈 것만 20종류다. 포파이나 올리브를 맛볼 수 있으며 보드워크 노천 무대에는 블루스 연주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보드워크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수공예 & 선물 페스티벌(Craft & Gift)을 실시한다. 문의: (831)423-5590, www.beachboardwalk.com. UC샌타크루즈 인근이나 다운타운의 중심에 있는 쿠퍼 하우스(Cooper House) 그리고 퍼시픽 가든 몰(Pacific Garden Mall)에는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카페 등이 줄지어 있다.
샌프란시코로 이어지는 1번 하이웨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 캘리포니아 관광국이 지정한 가장 아름다운 도로 중 하나인 이 길에는 ‘와이더 랜치’ 주립공원, ‘바니 둔’ 양조장, ‘내추럴 브리지’ 스테이트 비치 등 수많은 관광지들을 소재하고 있다. 남쪽 몬트레이 반도로 이어지는 2시간의 도로도 절경을 선사하는데 중간에는 캠핑으로도 유명한 ‘시클립’ 스테이트 비치, ‘뉴브링턴 스테이트’ 비치 등을 만날 수 있다.
샌타크루즈에 와서 인근 펠턴(Felton)의 증기 기관차를 타지 않을 수 없다. 19세기 벌채용으로 만들어진 철도 위로 아직도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 증기기관차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레드우드 숲을 배경으로 지나간다. 승차료는 성인 16달러50센트, 어린이 11달러50센트. 펠턴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19세기 산림지기 복장을 한 수백명의 마운틴맨이 등장하는 ‘마운틴맨 랑데부’ 행사를 갖는다. 문의: (831)335-4484, www.roaringcamp.com.
샌타크루즈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샌타크루즈 관광사무소(831-425-1234, www.santacruzca.org)으로 하면 된다.
◎코로나도 아일랜드
샌디에고만 건너편에 위치한 코로나도(Coronado) 아일랜드는 한때 귀족과 부유층의 전용 휴양지였던 유명한 관광지이다. 영국의 에드워드 왕자가 심슨 부인을 만난 곳이 바로 코로나도 섬이었으며 마릴린 먼로가 즐겨 찾던 휴양지가 역시 이 곳이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바쁜 워싱턴 일정을 피해 코로나도 섬으로 피서를 왔으며 할리웃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지금도 조용히 찾아와 휴가를 즐기고 돌아가고 있다.
일년 내내 온화하고 강우량이 적어 남국의 정서가 한껏 흐르는데 거리를 누비는 관광객이나 주민들이 모두 밝은 표정으로 오후의 따스한 태양이 내려주는 에너지를 온 몸으로 흡수하고 있다. 거리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할리데이 데코로 치장되고 야외 콘서트 등 각종 행사가 이어진다.
샌디에고만에서 2.3마일 길이의 코로나도 다리를 가로질러 섬으로 들어가는데 다리 위에서 보이는 항구, 다운타운, 코로나도 섬 등이 시원하게 시야를 가득 채운다. 다리 밑으로 평화로운 모습의 새하얀 돛단배가 물결을 가르고 멀리 거대한 항공모함의 육중한 몸체가 항만을 가득 메우고 있다. 밤에 이 다리를 건너면서 펼쳐지는 야경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코로나도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곳은 고운 모래알이 끝없이 이어지는 백사장. 남가주 대부분의 유명 해수욕장들이 약간은 지저분한데 비해 이곳은 마치 하와이의 유명 리조트처럼 해변이 안락하고 깨끗하다. 남가주에서 가장 로맨틱한 해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매일 오후 만들어지는 저녁노을은 정말 장관이다.
해변 도로와 시가지를 따라 이어지는 15마일의 자전거 코스에는 어린이부터 70대 노인들까지 시원한 해풍을 받으며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고 있으며 인라인 스케이터들과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쿠터보더들의 물결이 이어진다.
이곳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1884년에 만들어진 호텔 델 코로나도(Hotel Del Coronado). 빨간 지붕의 목재 건물인 호텔은 빅토리아풍의 아름다운 건축물로 연방정부가 문화재로 정해 놓고 있다. 지금까지 14명의 미국 대통령과 각국의 국가원수들이 이 곳에서 휴가를 보냈다.
각종 영화의 세트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프랭크 시나트라 등 할리웃 스타와 귀족들의 놀이터였던 호텔 델 코로나도는 지난 1999년 5,500만달러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산뜻하게 다시 문을 열었다. 호텔 델 코로나도는 매주 화, 목, 토요일 90분 워킹 투어를 하고 있다. 1인당 8달러인 투어의 문의 및 예약은 (619)435-5892. 코로나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문의는 코로나도 관광사무소(619-437-8788·www.coronadovisitors.com)로 하면 된다.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 남쪽 방향으로 2시간 정도 가면 샌디에고 다운타운을 만난다. 다운타운을 지나서 코로나도로 들어가는 다리(75번)로 들어서면 도착하게 된다
◎벤추라
LA에서 불과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는 벤추라의 가을 바닷가는 화려하게 흥청거리는 여름과는 전혀 달리 이렇듯 여유로워 번잡한 곳을 싫어하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은근히 알려져 있다.
하얀 파도가 쉴새없이 밀려오는 바닷가, 차가운 해풍이 훑고 가는 백사장 위로 하릴없는 갈매기 떼들이 배회하는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산책로에는 겨울 바다의 한가로움을 즐기면서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이 간간이 눈에 띈다.
벤추라 관광은 할러데이 치장이 한창인 다운타운에서 시작된다. 지난 1866년 탄생한 벤추라시는 시의 역사에 걸맞게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100년 이상된 건물들이 아직도 좋은 상태를 유지하며 사용되고 있다. 오래됐지만 깨끗한 다운타운에서 구석구석 돌아보면 마치 유럽의 옛 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 곳 운치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골동품 상점들과 화랑, 커피샵 등에 앉아 연인과 분위기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다.
포장을 따라 긴 산책로가 이어진 해변은 자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아름다운 백사장을 따라 호텔과 모텔들이 늘어서 있고 바다 쪽으로 큰 창이 난 분위기 있는 식당들이 여러 곳 있다.
여름철에는 ‘해변 축제’등 여러 가지 행사가 거의 매 주말마다 열리지만 요즘에는 아주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해 주말에 해변의 호텔에 방을 잡아놓고 바닷가 모래사장을 거닐거나 피어 위에서 낚시질을 하거나 산책로를 따라 이 곳에서 빌려주는 인력차를 빌려서 연인과 정다운 시간을 나누기에 적합하다.
다운타운에서 약 1마일 남쪽에 위치한 벤추라 하버 역시 유명한 관광지이다. 매일 채널 아일랜드로 떠나는 유람선이 있다. 시간이 넉넉하면 부부가 유람선을 타고 또 한번 신혼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겨울나기를 위해 알래스카에서 내려온 고래 구경 역시 이 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하버는 기념품 상점을 비롯, 수십개의 레스토랑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데 부부가 오랜만에 촛불을 켜고 인생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곳이다. 특히 바닷가에 있지만 벤추라는 농업도시이다. 시의 외곽 남동쪽의 평야지대와 북동쪽의 구릉지대는 양질의 포도주를 생산하는 포도원과 양조장들이 많다. 오고가면서 이 곳에 들르면 또다른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벤추라시가 자랑하는 유명 양조장으로는 리워드(Leeward, 805-656-5053), 올드 크릭 랜치(Old Creek Ranch, 805-649-4132), 쉴즈(Shields, 805-643-1807) 등이 있다. 문의: 벤추라 관광사무소 (800)333-2989, 인터넷(www.ventura-usa.com).
가는 길: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60마일 정도 가면 벤추라시에 도착한다. 다운타운이나 해변풍차 구역을 가려면 캘리포니아 스트릿 (California St.) 출구로 내려야 하며 항구 구역으로 가려면 시워드 애비뉴 (Seaward Ave.) 출구로 내려 좌회전해 가다가 하버 블러버드(Harbor Blvd.)를 만나면 다시 좌회전해 계속 진행하면 된다.
◎테미큘라 밸리
리버사이드 카운티 최남단에 속한 테미큘라 밸리는 해발 1만5,000피트의 낮은 구릉지대로 연중 일조율이 높아 한낮의 기온도 높지만, 매일 오후면 어김없이 해풍이 불어와 더위를 식혀주고 밤이면 내륙의 차가운 밤 공기가 감돌면서 양질의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테미큘라에는 모두 13개의 포도원이 있다. 1968년에 세워진 실러조(Cilurzo)를 시초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캘러웨이(Callaway), 하트(Hart) 등의 포도원이 70년대부터 이곳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포도원의 관광은 15번 프리웨이와 만나는 랜초 캘리포니아 로드에서부터 시작된다. 낮은 언덕 위로 길게 정돈돼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은 보기에도 후련한데 물결처럼 둥글둥글 이어진 구릉위로 세워진 고풍스러운 양조장 건물이 도심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정겨움을 자아낸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친 각 양조장의 시음실은 주위 경관에 맞춰 세련된 감각으로 치장을 하고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와인 컨트리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포도주 시음회의 참가비는 2∼4달러 정도인데 캘러웨이 등 일부 양조장들은 시음회와 함께 와인 잔을 기념으로 증정한다. 테미큘라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레저로는 포도원 위로 두둥실 날아 바닷가까지 흘러가는 열기구와 포도원들을 자전거를 타고 순례하는 자전거 투어, 그리고 인근의 스키너 레이크에서 즐기는 낚시 등이 있다. 인근지역 구경거리로는 아직도 서부 개척시대의 분위기를 진하게 풍기는 올드 다운타운과 세계적으로 이름난 팔로마 천문대 등이 흥미를 끈다.
가는 길:LA에서는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15번 사우스로 갈아타고 가다 테미큘라 경내에 들어서면 랜초 캘리포니아 로드(Rancho California Rd.)에서 내려 좌회전, 동쪽 산길로 5마일 정도 들어가면 길 양옆으로 포도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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