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우려 때문에 엉뚱하게 돈을 낭비, 비경제적인 테러대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저균 보다 일상생활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나친 근심과 걱정이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상당수 사람들이 엉뚱한데 돈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테러 대비 전략중 가장 비경제적이고 잘못된 5가지를 알아본다.
◆지나친 현금 비축
금융기관이나 사이버 테러에 대한 우려로 고액의 현금을 인출해 보관하고 있다면 오히려 더욱 불안하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웬만한 테러에도 안전하도록 설계돼 있어 패닉현상을 보일 필요가 없다. 만약 현찰을 소유하는게 마음을 편하게 한다면 평상시의 두 배정도의 현금을 소지하는게 적절하다.
그보다 정작 관심을 둬야 할 부분은 투자금 관리이다. 현재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투자위험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분석하고 내년 중반까지는 증시가 불안한 전망인 만큼 이에 맞는 포트폴리오 재구성등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병물을 사다 쌓아 놓는 것
테러리스트의 타겟이 식수 시스템에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는 있으나 그렇다고 이를 걱정해 물을 박스 채 사다가 집에다 쌓아 놓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공공시설위원회의 로날드 딕 국장은 연방하원 청문회를 통해 식수테러를 위해서는 트럭 수 대 분량의 화학약품이 필요하고 기존의 정화시스템인 희석, 여과, 소독작용등이 직접적인 공공 안전에 방패역할을 충분히 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폭풍이나 절전등 자연재해로 인한 응급상황에 대비해 2주일 정도 분량의 식수를 준비해 두는 것이라면 바람직하다고 연방재해관리국(FEMA)은 조언하고 있다.
◆여행계획 변경
테러사건 후 항공기 이용 여행객들은 크게 줄어든 반면 기차나 자동차 렌트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비즈니스 여행을 계획했던 사업가들도 직접 방문 대신 비디오 컨퍼런스등을 위해 장비를 구입하는 등 여행업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하지만 항공기의 안전도는 자동차에 견준다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한 게 사실이다. 연방 교통국에 따르면 해마다 2만명 이상이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는 반면 항공기 탑승객의 사망숫자는 지난 60∼99년에는 연 평균 60명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테러 후 더욱 철저해진 공항과 여객기의 보안정책으로 항공기를 이용한 여행은 굳이 피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방독면 구입은 사려깊게
방독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정부기관이나 환경 업체에 화생방 관련장비를 납품하는 전문 업체들에 따르면 방독면을 산다고 무조건 생화학 테러로부터 안전하다는 생각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우선 방독면이 각자의 얼굴에 맞아야 하고, 사용법도 적절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방독면 자체의 효과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방독면이라면 3단계 여과과정의 핵, 생물학, 화학적(NBC) 필터가 장착돼 있어야 하고 탄저균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여기에 고효율 미립자 필터(HEPA), 2단계 목탄필터등도 겸비해야 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방독면중에는 이같은 기능을 갖추지 못해 먼지 제거기 정도의 기능만 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탄저병이 방독면 구입의 가장 큰 이유라면 가장 간단하고 경제적인 방법은 연방질병통제센터(CDC)에서 인가를 받은 2달러짜리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이다.
◆시프로 사재기
탄저병 치료제로 알려진 항생제인 시프로(Cipro)가 생화학 테러의 우려로 지난 한달 새 평상시보다 2배의 판매를 기록했다. 연방보건국은 시프로 사재기가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선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도 없이 약을 섭취할 가능성이 높아 체내 내성이 생겨 정말 이 약이 필요할 때 효과를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예상했던 공급부족과는 달리 시프로 제조사인 독일의 바이엘사는 생산공장을 24시간 가동해 미정부에 할인가격인 95센트에 3억정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게다가 또다른 탄저병 치료제인 독시사이클린과 페니실린등의 항생제를 함께 사용할 경우 미국인들을 치료할 수 있는 약품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chrisk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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