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7번째이자 4연속 타이틀 사냥에 나선 98년 전통의 뉴욕 양키스와 팀 창단 4년만에 처녀 우승에 도전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올해 월드시리즈는 극과 극을 달리는 양팀의 특징만큼이나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하다.
객관적인 전력은 양키스의 우세. 월드시리즈 3연패 및 5년간 4회 우승을 거치면서 양키스가 보여준 놀라운 힘은 이제 거의 전설의 대상이다.
지난 1996년 월드시리즈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홈에서 첫 2게임을 패한 이후 시리즈 3차전부터 시작, 지난해까지 5년간 4번의 월드시리즈에서 거둔 양키스의 성적은 경이적인 16승1패. 지난해 시리즈 3차전에서 뉴욕 메츠에 진 것이 유일한 옥의 티다. 이런 양키스를 상대로 D백스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법. 더구나 D백스는 양키스도 겁나지 않을 수 없는 공포의 1-2펀치(커트 쉴링, 랜디 잔슨)을 보유하고 있다. 과연 누가 이길까. 또 동양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를 D백스 수문장 김병현(22)은 어떤 활약을 보일까. 포지션별 전력비교를 통해 시리즈를 예상해본다.
◆1루수(티노 마티네스 vs. 마크 그레이스)
파워에서 마티네스(홈런 34개)가 앞선다. 그레이스는 고비에서 믿을 수 있는 노련한 베테런이지만 시즌종반 21타수 1안타 슬럼프에 빠지는 등 타격이 예전 같지 않다. (우세- 양키스)
◆2루수(알폰소 소리아노 vs. 크렉 카운슬)
NLCS MVP 카운슬은 가냘픈 겉모습만 보면 도저히 선수라고도 여겨지지 않지만 투지 넘치는 두뇌플레이로 D백스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ALCS 4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소리아노는 배테런 양키스의 촉망받는 루키지만 아직 덜 익었다. (우세- D백스)
◆3루수(스캇 브로셔스 vs. 맷 윌리엄스)
파워가 크게 떨어진 윌리엄스는 올해 D백스의 중심타자로서 몫을 못 했다. 1998년 월드시리즈 MVP 브로셔스는 다른 양키스 선수들처럼 큰 게임에서 더 강하다.(우세- 양키스)
◆숏스탑(데릭 지터 vs. 토니 워맥)
올스타 숏스탑 지터와 한때 외야수로 뛴 워맥과는 수비력 격차가 너무 크다. 공수에서 지터를 능가할 숏스탑은 텍사스의 2억5,000만달러짜리 선수밖에 없다.(우세- 양키스)
◆레프트필더(척 나블락 vs. 루이스 곤잘레스)
포스트시즌의 나블락은 선두타자로 상대투수들에게 최고 골칫거리다. 올해 56개의 홈런을 친 곤잘레스는 D백스 타선의 핵.(우세- D백스)
◆센터필더(버니 윌리엄스 vs. 스티브 핀리)
두 선수 모두 수비력이 뛰어나고 파워형 콘택트 히터로 장기 슬럼프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까지 닮았으나 파워와 타율에서 윌리엄스가 약간 앞선다.(우세- 양키스)
◆라이트필더(레지 샌더스 vs. 폴 오닐 또는 셰인 스펜서)
샌더스는 잘 칠 때는 용광로고 못 칠 때는 아이스박스다. 양키스는 상대투수에 따라 보통 지명타자인 데이빗 저스티스가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백중세)
◆선발투수(마이크 뮤시나, 앤디 페팃, 로저 클레멘스, 올랜도 허난데스 vs. 커트 쉴링, 랜디 잔슨, 브라이언 앤더슨, 미겔 바티스타)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인 클레멘스와 포스트시즌의 스타 ‘엘두케’ 허난데스가 3, 4번 선발로 밀려난(?) 것만으로도 양키스의 선발진이 얼마나 화려한 지를 짐작할 수 있다. D백스는 쉴링-잔슨이 역대 최강급 1-2펀치를 이뤘고 바티스타 대신 쉴링이 4차전에 나서는 3인 로테이션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백중세)
◆불펜(마이크 스탠튼, 라미로 멘도사, 마리아노 리베라 vs. 마이크 모건, 그렉 스윈델, 김병현)
양키스 셋업맨들은 언제라도 2이닝 정도를 확실하게 책임질 능력이 있으며 리베라는 구차한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클로저다. D백스 김병현은 자기 페이스만 잃지 않으면 충분히 양키스 타선을 막아낼 능력이 있으나 셋업맨들이 극도로 불안하다. (우세- 양키스)
◆벤치(데이빗 저스티스, 랜디 벌라디, 루이스 소호 vs. 이루비엘 듀라조, 그렉 콜브런, 데이빗 들루치)
양키스의 아킬레스건. 파워와 기여도에서 모두 D백스가 앞선다.(우세- D백스)
◆감독(조 토리 vs. 밥 브렌리)
루키 감독인 브렌리는 지휘봉을 잡은 첫해에 기대이상의 지휘력을 보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황제 양키스를 지휘해 온 토리감독과 겨루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우세- 양키스)
◆예상
1988년 LA 다저스는 커크 깁슨의 기적 같은 홈런 한방과 오럴 허샤이저의 신들린 역투에 힘입어 무적함대로 평가됐던 오클랜드 A’s를 침몰시켰다. 올해 D백스라고 이변을 못 일으킬 이유는 없다. 더구나 믿을만한 에이스도 둘이나 된다. 하지만 양키스는 88년 A’s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팀이다. ‘포스트시즌의 황제’란 닉네임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양키스 4승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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