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인 A씨는 올 여름부터 직장 은퇴연금 투자를 중단했다. 대신 매달 은퇴연금에 투자했던 700달러를 집 월페이먼트에 가산해 보내고 있다. A씨는 30년 고정 7.125%의 이자율로 월 1,065달러를 내고 있다. A씨가 은퇴연금 투자를 중단하고 주택 모기지를 더 갚는 이유는 증권 시장이 불안정한 요즘 같은 시기에는 증권 투자가 오히려 손해라는 판단 때문이다. 증권시장이 안정되면 A씨는 다시 연금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A씨와 같이 손해가 막심한 증권 시장에서 돈을 빼내 주택 모기지 상환에 사용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많아졌다. 장단점을 종합 분석한다.
증권시세가 곤두박질치고 주택 고정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 만기 연방 재무부 채권(국채)이 4% 가까이 내려가면서 증권 시장에서 돈을 빼내 모기지를 더 갚아 집을 일찍 페이오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본 개념은 간단하다.
월페이먼트를 더 많이 내면 그만큼 상환 기간이 짧아지므로 주택 융자금의 이자로 나가는 돈을 그만큼 절약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일찍 페이오프 하면 이자에 대한 세금 혜택은 없을 것이다.
계산상으로는 1만달러를 더 내면 8%의 모기지 이자율일 경우 일년에 8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8% 수익률의 국채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순수익과 같은 액수인데 4%에 그치는 요즘의 국채 수익률과 비교한다면 무려 2배가 많은 돈이다.
물론 세금 계산은 하지 않은 것이다.
1만달러를 더 갚아 버렸다고 가정한다면 매년 800달러만큼의 이자 지출에 대한 세제 혜택은 볼 수 없게 된다. 28%의 세율(싱글 2만7,050~6만5,550의 수입 범위 내에서 적용되는 세금 비율)로 계산해 1만달러를 먼저 갚을 경우 순수 이익금은 800달러에서 584달러(5.84%)로 줄어든다. 물론 채권이나 은행 예금에서 오는 이자 수익도 세금을 내야 한다.
프레디 맥의 로버트밴 오더 경제수석은 "이론상으로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4% 수익 채권보다 8% 모기지 이자 절약이 더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재정 상담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모기지 조기 상환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식 경기가 이미 바닥세에 다다랐다는 판단 아래 지금이 ‘살 때’라는 것이다.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더더욱 주식 투자를 권한다고 그들은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증권 상품 수익률이 연 10%를 꾸준히 유지해 왔던 전례를 보더라도 주식에서 돈을 빼내어 주택 시장에 묶어두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견해이다.
한 재정 상담가는 "이자율이 높을 때에는 투자의 분산이란 측면에서 모기지 조기상환을 권했으나 이자율이 낮은 요즘 상황이라면 좋은 방법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일반 소시민들의 심리는 전문가와 조금 다르다. 이론보다는 실질적 이익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30대 후반 부부는 지난주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팔아 13만5,000달러를 다운페이먼트로 26만5,000달러의 모기지를 재융자했다.
하락세를 계속하는 주식 시장에 돈을 놓아두었다가 더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현금을 챙겨 집에 넣어 모기지 페이먼트라도 줄여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미래의 경기가 불투명해 자신의 세일즈 직업이 언제 감원 대상으로 몰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페이먼트 부담을 줄여놓자는 생각이었다. 이들 부부의 월 페이먼트는 2,300달러에서 1,200달러 이하로 줄어들었다.
모기지 페이먼트를 더 내면 융자 상환기간이 단축되는 장점도 주택 소유주들의 조기상환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5,000달러를 일시불로 더 내면 30년 고정 8% 이자율의 경우 대략 3만6,000달러가 절약되며 페이먼트 기간이 56개월 단축된다.
15년 또는 30년 고정 모기지일 경우 모기지 페이먼트를 더 낸다고 해서 다달이 내야 할 페이먼트 액수가 줄어들지 않을 뿐더러 페이먼트를 한 두달 건너 뛸 수는 없다.
그러나 변동 이자율(ARM)일 경우에는 다르다. 페이먼트를 더 내면 그만큼 월 페이먼트가 줄어들게 되어 있다. ARM은 매년 한차례씩 남아 있는 원금과 이자율을 계산해 다음 한해동안의 페이먼트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원금이 줄어들면 월 상환금도 줄어든다.
ARM을 가지고 있는 소유주가 페이먼트를 더 낼 계획이라면 페이먼트를 재조정하는 날로부터 2달 전에 하는 것이 좋다. 돈을 미리 내봐야 해당 연도 페이먼트에는 변동이 없다.
뭉칫돈을 내지 않고도 모기지를 빨리 갚아 나가는 방법은 있다.
매달 페이먼트를 보낼 때 약간의 돈을 더 내거나 아예 30년 고정을 15년으로 바꾸는 방법도 요즘 같은 낮은 이자율에서는 고려해 볼만하다.
그러나 소위 ‘격주에 한번씩’(Bi-Weekly) 내는 모기지 페이먼트는 조항을 잘 살펴보는 등 세심한 주의가 요망된다.
’격주에 한번씩’ 내는 페이먼트는 연 26회를 내게 되므로 1년에 한달 치를 더 내는 효과를 얻는다. 결국 총 모기지 상환기간이 줄어드는 장점은 있으나 플랜을 바꿀 때 내는 일정 수수료와 월별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부채 청산에 대한 조언 전문 웹사이트(goodadvicepress.com)의 한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을 "돈의 낭비"라면서 "필요치 않는 서비스에 돈을 소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계약시 수수료 조항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택에 목돈을 넣어 두고 상환기간을 줄이는 것도 좋겠지만 감원 등 직장을 잃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비상용 현금은 챙겨두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현금이 있더라도 모기지 페이먼트보다는 크레딧 카드나 자동차 페이먼트등 비교적 이자율이 높고 이자 지출에 대한 세금 혜택도 받지 못하는 부채를 먼저 상환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다.
현금을 몽땅 부동산에 넣어 두었다가 비상시 이를 현금화하기란 그다지 쉽지 않다. 아무리 주택 경기가 좋아도 한달 이내에 현금을 뽑기가 힘들다.
<김정섭 기자> joh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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