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업소보다 낮은 가격
가전, 가정용품 업소의 경우 할러데이 샤핑시즌이 시작되는 추수감사절 연휴 이전까지 다양한 세일을 마련, 한인들의 위축된 소비심리를 부추긴다는 전략이다. 코스모스 전자는 웨스턴 매장을 코스모스 E마트로 변경, 리모델링 하면서 진열상품과 창고상품을 최고 38%까지 할인 판매하며 헐리트론도 소니, 보스, GE 등 인기제품 세일과 6개월 무이자를 실시하고 있다.
ABC플라자는 26일∼11월 4일까지 ‘불황 타개 극복 대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재고 세일에 들어가기로 했다. 박호성 매니저는 "한인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게임기 등 일부 인기제품은 미 소매체인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했으며 대부분 재고상품도 원가 수준에서 처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코리아타운 플라자의 ‘로데오 핸드백’도 여름 재고 물품을 50% 할인가격에 내놓았다. 줄리아 김 사장은 "한국서 온 관광 손님들이 드물게 사주고 있지만 쌓인 물건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 대폭 세일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리다매로 고객유치
경기가 침체되면 소비자들은 가격에 가장 민감하다. 이런 점을 감안, 박리다매로 불경기를 견디는 업소들도 늘고 있다. 미용실의 경우 고급화, 대형화되면서 서민들에게는 미용실 가는 비용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예당 등 일부 미용실의 경우 남자 헤어컷을 8달러라는 저렴한 요금으로 치고 나와 고객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예당 미용실의 업주는 "자칫 가격을 싸게 하면 업소 이미지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경기침체와 신규 업소인 점을 고려 했다"며 "현재 주중에 100여명, 주말에 200여명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도 평소 120-140달러 하는 라스베가스, 요세미티, 세도나 등 2박3일 인기코스를 99달러에 선보이는가 하면 일부 업소는 라스베가스 1박2일 코스를 79달러에 내놨다. 옥스퍼드 팔레스호텔은 당분간 멤버십이 있는 단골 고객에 한해 객실요금을 최고 40%까지 할인해준다. 재키 지 매니저는 "테러직후 급감했던 투숙률이 지난 주 할인 프로그램이 실시된 후 나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하겠다"고 말했다.
어느 업종보다도 다양한 마케팅이 선보이는 곳은 셀폰업소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대부분 업소들이 현금 환불, 리베이트, 무료 선물 등은 기본. 선셋 셀룰러의 데릭 전씨는 "셀폰은 워낙 경쟁이 심해 얼마만큼 차별화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고객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셀폰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타운내 유명 스킨케어 업소들까지 다양한 할인 프로그램을 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벤트, 리모델링으로 재투자
경기가 활발하지 않은 틈을 타 리모델링으로 거듭나는 투자형도 있다. 플라자 마켓은 전반적인 경기 둔화와 테러 여파뿐 아니라 인근 갤러리아 마켓 개장, 백투 스쿨 직후 고객감소 현상 등 여러 원인으로 매상이 줄었지만 11월5일부터 약 10일간 낡은 냉장고와 냉동고를 새 것으로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한다. 강영수 매니저는 "리모델링을 계획한 것은 벌써 몇 해 전이지만 지금 시기에 단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라고 말했다.
고급시계 전문점 세인트 크로스는 조만간 피아제 시계 회장과 한인 VIP고객 100여명을 초청하는 이벤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리처드 안 사장은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가급적 세일보다는 다양한 이벤트로 승부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로데오 갤러리아내 선물가게 ‘벨라 비타’의 지니 강씨는 "총체적인 경기 침체라 세일이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 긴축경영 등 내핍을 통해 고비를 넘길 작정"이라고 말했다.
■99센트 스토어가 히트치는 이유
‘싼 실용품 가게’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99센트 스토어들은 최근 다른 소매점과는 대조적으로 매출 증가현상이 뚜렷하다. 어중간한 가격대의 제품을 라인으로 갖추고 있다면 새겨볼 만한 현상이다.
타운인근 올림픽 블러버드의 ‘자이언트 달러’ 99센트 스토어의 잔 김 매니저는 "현재 이곳을 포함해 회사에서 모두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운타운점을 제외하고는 외곽 주거지역 모든 스토어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9·10월 들어 매출 증가 현상이 눈에 띄고 있다"며 "위축된 소비심리로 평소에 샤핑몰이나 대형 마켓등을 찾던 손님들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불경기에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예민해지기 마련인데 99센트 스토어의 저가 정책이 바로 이같은 소비자들의 심리와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상품의 가격이 개당 99센트를 넘지 않는다는 매력 때문에 한 번 왔던 소비자들은 계속 샤핑을 하게 돼 고정 고객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한 고객의 평균 구매액수가 15∼20달러선임을 감안하면 결코 구멍가게 수준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철저한 주류사회 마케팅과 과감한 투자
커머셜 냉장고 제작 및 판매업체인 ‘터보 에어(대표 브라이언 김)’는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올 예상 매출을 지난해보다 50%가량 늘어난 1,400만달러로 책정한 한인업체다. 이 회사에서 판매하는 냉장고는 식당이나 마켓등에서 사용하는 대형 냉장고로 미국서 설계한 뒤 제작은 한국의 대우전자에서 맡고, 다시 미국으로 들여와 전국의 식당장비 딜러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가 불경기를 극복하고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우선 철저하게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캐나다등 외국업체들도 모두 진출에 실패한 이 분야의 진출을 위해 터보측은 정기적으로 전문쇼에 참가하면서 대형 트럭에 자사 제품과 경쟁사 제품들을 싣고 다니며 딜러들을 방문, 설명하는 로드쇼를 실시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12만달러의 경비를 들여 다음달 롱비치의 르네상스 호텔에서 전국의 딜러들을 초청, 제품 설명회와 쇼를 개최하기로 했다. 돈이야 들지만 지금이야말로 공격적인 마케팅이 장기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호기라는 게 김 사장의 판단이다.
<이해광·고상호·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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