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저화제
▶ 짐 싸고 풀지 않아 편리하고 ‘맛보기’ 관광으로 제격
"구하라, 얻을 것이다"
요즘 유람선 업계에서 통하기 시작한 진리다. 이제 유람선 승객들은 거의 무한대의 선택권을 누리고 있다. 25명이 탄 100피트 길이의 요트로 그리스의 섬들을 누비는 것부터, 200만달러를 내고 내년에 완공되는 세계 최초의 수상 콘도인 ‘더 월드’호에 50년 탑승을 예약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이 무궁무진해진 것이다.
지난해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나아간 미국인은 690만명. 덕분에 이제 유람선은 관광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등장했다. 이에 힘입어 업계에서는 계속해서 새 배들을 건조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진수하게 될 배가 52척으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3,000명이 넘는 승객들을 태울 수 있는 거대한 배가 있는가 하면,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호화로운 배도 있다. 새 세대의 배는 여행객들을 유혹할 새로운 개념들을 추가하고 있다. 스케이트장, 인터넷 카페, 거의 예술의 경지라고나 할 사교장 등의 시설을 갖추는가 하면, 해저, 해상, 바다 너머를 망라하는 옵션들을 내놓기도 한다.
업계 대변인의 말처럼 해상 유람선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거대한 새 시장이라고 할만하다. 미국인 88%는 아직 한번도 유람선을 타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한때 멋쟁이 부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것이 유람선이지만 이제는 폭넓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60% 가까운 승객들의 연 수입이 2만달러에서 5만9,000달러 사이고, 평균 연령은 42세다. 현재 유람선 승객이 가장 많은 10개 주는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텍사스, 매서추세츠, 일리노이, 오하이오, 미시간이다.
국제 유람선협회의 제임스 가즈먼 회장에 따르면, 점점 많은 미국인들이 유럽 같은 전통적인 여행지를 찾는데 유람선을 애용하고 있다. 한편 유람선회사들도 가을 같은 비수기의 판촉에 힘을 쏟고 있으며, 아이들을 동반한 부부라든가 식도락가들, 흑인 등 특정 그룹의 수요에 부응하려 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유럽을 도는 유람선은 업계 전체 용량의 9%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0.8%에 달한다. "배들이 유럽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배의 수와 크기, 목적지에서 보내는 시간 등을 종합한 물량으로 따져보면, 지난 10년간 365%나 성장했습니다" 가즈먼의 말이다.
유람선에선 단 한번만 짐을 풀고 꾸리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마이애미에서 출발해 스페인의 마요르카까지 가는 동안 카사블랑카, 로마, 칸느, 단지에와 버뮤다등 유럽과 아프리카 관광지를 두루 돈다고 해도 한번이면 족하다. 그 사이에 고급 식사, 호화로운 객실, 숙련된 서비스를 자기 집과 같은 편안함 속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일종의 맛보기로 유람선을 선택한다. 주마간산격으로 진행되는 유람선 관광을 통해서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 여행지를 찾는다는 것이다. 75%의 승객이 이 점을 유람선을 선택하게 된 주요 이유로 들고 있다. 배를 집 삼아 구경을 다니면 되니까 외국어로 된 도로표지판이나 지도, 기차 시간 같은 것 때문에 골치 아플 일도 없고 걸음마를 겨우 하는 꼬마부터 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도 옵션을 좀더 세분화해서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작은 객실과 검소한 시설로도 만족할 수 있다면 싼 가격의 여행이 가능하다. 일인당 800달러인 디즈니 크루즈 라인의 카리브해 여행은 동반 어린이의 경우 200달러만 더 내면 된다. 3박짜리 바하마 여행은 로열 카리비언에서도 275달러 이하가 있고 더 작고 편의시설이 적은 배에는 그보다 싼 것도 찾을 수 있다.
호화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크리스탈 크루즈’가 있다. 현재 세계 호화 유람선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내년 1월 싱가포르에서 출발하는 오스트레일리아 왕복 37일짜리 상품은 7,695달러에서 출발하는데 이미 매진된 상태다. 오스트레일리아, 남미, 아프리카와 동남아로 가는 이 회사의 가을 겨울 상품들은 최소한 24일에 최하 가격이 4,600달러다.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폭넓은 코스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올 가을의 46일짜리 아프리카 일주만 해도 킬리만자로 산 그늘의 보셀리 자연공원을 차로 달리기, 이집트 유적지 룩소 상공을 열기구로 날기 등 아프리카의 역사, 문화, 자연의 보물을 탐구하는 50여가지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요" 이 회사의 육지 프로그램 책임자인 크레이그 라포리스트의 설명이다.
대규모 유람선이 싫은 사람은 200명 이하의 소규모이면서도 호화로움은 그대로인 클리퍼 크루즈 같은 회사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회사 CEO인 이언 코글런은 "기간시설이 취약한 곳에서는 랜딩 크래프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 경관을 최적의 위치에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라고 자랑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