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화제
▶ 당국, 솔트레이크시티 주변 군배치등 신중히 검토
지난 9월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공격 이후, 미국은 지금 또 다시 있을지도 모를 테러공격 방지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테러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 제거를 목표로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돌입한 이후, 이같은 우려는 더욱 현실화되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제2의 대규모 테러공격이 있다면, 이번에는 항공기를 동원한 고층빌딩 파괴보다는 대규모 생화학 공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이 열릴 예정인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는 지금 생화학 테러 비상이 걸려 있다.
동계올림픽 기간에 솔트레이크시티에는 하루 평균 약 15만명의 관광객들이 거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에 대한 또다른 보복을 계획한다면, 그 대상은 올림픽이 열리는 솔트레이크시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는 것이다. 9월11일 테러공격 전까지만 해도 2002년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다른 사안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조직위는 대회유치 과정에서 불거진 IOC 위원들에 대한 뇌물파동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었다. 또 몰몬교 영향이 압도적인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자칫, 동계올림픽이 몰몬교 행사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컸다.
주류판매가 엄격히 통제되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관광객들이 알콜류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었다. 나아가서 간혹 솔트레이크시티 상공을 침입하는 대기오염 때문에 방송 중계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염려도 있었다. 그러나 테러사건 이후 이같은 우려 사항들은 하루아침에 중심에서 비껴났다.
9월11일의 테러공격과 후속 테러공격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회 조직위와 지역 정치인들은 최악의 경우, 동계올림픽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악몽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 대회가 취소된다면 이미 13억달러를 투자한 유타주는 경제적으로나 심정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 명약관화하다.
역사상 올림픽이 취소된 사례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기간 두번 있었다.
그리고 지난 9월19일 신임 국제 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 위원장은 올림픽의 안전도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림픽 개최를 취소시킬 수도 있는 비상대권을 부여받았다.
이에 대해 솔트레이크시티의 로키 앤더슨 시장은 최악의 경우 대회가 취소될 수도 있음을 내비친다.
"만일 결단코 수용할 수 없는 위협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모두가 상황을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말겠다는 유타주와 솔트레이크시티의 각오는 결연하기만 하다. 관계자들은 특히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올림픽을 의연하게 치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이상론은 유타주 주민들 전체에 팽배해 있다.
유타주 주민들은 동계 올림픽을 앞둔 현시점에서 안전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올림픽 정신을 지켜냄으로써 테러분자들에게 결연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리검 영 대학에서 일하는 글로리아 윌러는 힘주어 말한다.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자유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간섭받는다는 생각을 참을 수 없다. 우리는 까다로운 안전조치들을 감수하고라도 올림픽을 잘 치러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다른 어느 때보다 올림픽을 의연하게 치러야 할 때다,"
윌러는 올림픽 티켓을 3,000달러어치나 구입해 두고 있다.
동계올림픽 조직위측은 보안강화를 위해 2억6,500만달러의 예산을 추가 배정했다. 그중 2억달러는 연방정부 보조금이고 3,500만달러는 대회조직위 예산, 나머지 3,000만달러는 유타 주정부 보조금으로 충당된다.
현재까지 진행상황으로 보면,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기간에 경기장 입구에는 공항 개찰구를 방불케 하는 엄격한 스크리닝 장치, 각종 보안장벽, 검문소 설치 등이 분명해 보인다. 또 길거리 곳곳에 무장한 군 요원들이 배치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군 병력 배치는 사람들의 안전의식을 고양시킬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살테러 공격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역작용을 부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솔트레이크시티의 앤더슨 시장은 말한다.
"우리가 안전을 100% 보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독일의 뮌헨이나 애틀랜타도 안전을 보장하지 못했었다." 1972년 하계 올림픽이 열린 독일 뮌헨에서는 이스라엘 선수 및 임원단 11명이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에 의해 살해당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가깝게는 지난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도 폭발물 테러사건이 발생, 한 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당한 사건도 있었다. 이 테러사건은 애틀랜타 올림픽의 고귀한 정신을 크게 훼손했을 뿐 아니라, 올림픽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은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테러공격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해 있다는 점에서 역대 어느 올림픽과도 구별된다.
요즘 솔트레이크시티 시민들은 9월11일 테러 참사 이후, 올림픽을 앞두고 방독면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만약에 있을지 모를 생화학전 공격에 대비, 인근 농장지대의 농약 살포도 두 차례나 연기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와는 달리 일각에서는 조심스런 낙관론을 개진한다.
낙관론자들은 테러분자들의 주 공격목표는 미국 자체이지 국제적 상징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들은 지난 9월11일 테러공격 때도 테러분자들이 국제적 상징물을 원했다면, 세계무역센터나 펜타곤 대신 유엔 빌딩을 택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테러분자들이 국제적 제전인 동계 올림픽을 타겟으로 삼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이들의 희망 섞인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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