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업종 심각한 타격, 성조기 카드 제조업 반사이득
뉴욕 테러참사가 아프간 공습으로 이어지면서 미 경제는 주름살이 깊다. 이 사태 전에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 정도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금은 10조달러규모의 미경제가 오히려 1%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9월16-29일 전년동기에 비해 60만개 늘어난 190만개의 호텔객실이 비었고, 항공업계에서는 8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스위스 항공은 아예 파산신청을 해버렸다.
포드자동차는 무이자 판매캠페인을 위해 3억달러를 쏟아부어야 할 정도. 당초 테러와 이번 전쟁의 여파는 항공·여행등 특정분야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미 불경기로 접어들고 있던 미 경제를 대부분 분야에서 타격이 크다.
반면 테러로 이익을 본 분야도 있다. 아메리칸 그리팅사에는 카드주문이 폭주했다. 성조기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그러나 테러로 득을 보는 분야는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타격이 심각하다. 각 분야별로 이번 테러와 전쟁으로 인한 명암을 살펴본다.
항공사
이번 테러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감원만 8만명, 운항은 20%정도 줄였다. 참사 후 이틀동안은 아예 이륙을 하지 못했고 여행건수도 크게 줄었다. 10개 항공사에 대한 무디신용등급도 하향조정됐다. 연방의회는 항공사의 재정지원을 위해 50억달러를 지원키로 했고 정부는 100억달러의 대출보증을 서기로 했다. 아메리칸항공은 9월에만 10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동차
포드는 3·4분기 자동차 생산량을 12% 줄였다. GM은 대부분 자동차 모델에 0% 이자율을 적용하고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사 마찬가지. 이같은 제로금리 마케팅에 힘입어 9월 자동차, 트럭 판매는 전년동기에 비해 8.7%가 늘었다.
미디어&연예
테러 후 CBS, NBC, ABC, Fox 채널은 수 일간 광고없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하루에만 3,500만달러-4,000만달러의 광고손실을 기록했다. 로컬, 케이블방송까지 합쳐 TV는 7억달러의 광고손실이 예상된다. 이들 4대 방송사는 각각 뉴스제작을 위해 연간 4억-5억달러의 예산이 필요하고 CNN도 7억달러가 필요한 데 향후 신속한 보도를 위한 테크놀러지 향상과 보도 지역확산을 위해 이 예산을 25-35%정도 더 늘려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광고업계도 20%정도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음료
사람들의 외출이 줄어듦에 따라 음료소비도 줄었다. 코카콜라는 전 세계적으로 콜라생산을 5-6% 증산에서 4-5%로 줄였다. 1억1,400만-1억2,000만 케이스(12개들이 캔)의 감산을 의미.
도박, 호텔
라스베가스의 호텔 투숙률은 90%에서 50%까지 크게 줄었다. MGM미라지, 만달레이 리조트 그룹등이 시저스 팰리스에 4억5,000만달러의 호텔 타워 신규건축을 연기했다. 공항인근 호텔의 투숙률은 9월16-29일사이에 54%로 떨어졌다.
에너지
항공편이 줄어들자 원유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원유 수요가 0.2%정도 줄어들 전망이며 이는 1983년이래 최악. 천연가스도 100만 BTU당 지난해 겨울 10달러에서 2달러로 폭락했다.
소매업체
소매업체는 득과 실이 엇갈렸다. 의류업체, 백화점등은 큰 손실을 기록한 반면 디스카운트 스토어등은 오히려 큰 이득을 기록했다. 의류업체, 백화점, 가구업체 등을 합치면 지난해 9월에 비해 60억달러정도의 손실을 냈다. 메이시, 블루밍데일등의 백화점 매상은 테러발생 후 2주간 40% 정도 줄었다. 반면 월마트 스토어는 전년동기에 비해 9월 매출이 4-6%정도 늘었다. 특이한 점은 블루나일사의 다이아몬드 판매가 결혼특수로 전년동기대비 10%늘었다는 것.
업계에서는 10년만에 크리스마스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 소매협회는 4·4분기 소매성장률을 4%에서 2.2%로 하향조정했다.
통신
AT&T사는 평소 화요일이면 3억통에 불과한 통화량이 9월11일 하루에 4억3,100만통으로 늘어나는 반짝 특수를 누렸다. 또한 비행기를 이용한 출장이 줄어들면서 비디오 콘퍼런스등이 20%나 늘어났다. 위기상황에서 셀폰의 위력이 입증되면서 맨하탄 지역의 버라이전 와이어리스 판매는 최근 40%가 늘었고 AT&T사는 평소에 비해 6%가 늘었다.
그러나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즈사의 경우 무역센터안에 있던 스위칭 센터가 파괴되면서 수리비등으로 인해 하반기에 큰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이번 테러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비용만으로 700억달러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주식은 보험료 인상으로 이같은 손실이 상쇄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회사들은 상장건수가 줄고 인수합병등이 무산됨에 따라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장은 테러 전에 비해 88%가 줄었다. 시티그룹은 보험과 주식을 합쳐 7억달러정도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간스탠리사는 최고봉급을 받던 인베스트먼트 뱅커 200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항공, 방위
민간 비행기 수요가 없어짐에 따라 보잉사는 내년까지 3만명의 직원을 감원할 예정이다. 록웰 콜린스사도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2,600명을 감원한다. 반면 방위산업은 전쟁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연방정부의 방위산업과 관련된 예산 감축안은 백지화 됐고 전쟁의 장기화에 따라 이 분야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만은 최근 록히드 마틴사가 제작한 F-16 팔콘제트기를 12대 사들이기로 했다.
원자재
철강산업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자동차, 건설, 항공우주산업에 필요한 철강의 수요감소로 이 분야에서 대규모 감원이 단행되고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철강가격도 10년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컴퓨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테러와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막심한 분야 가운데 하나. 인텔과 AMD사는 전체 매출액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백투스쿨 세일을 앞두고 큰 타격을 입었다. AMD사는 공장 두 개를 폐쇄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직원 15%를 감원한다. 주식시장은 이 분야에서 시가총액 750억달러를 삼켜버렸다. 선마이크로 시스템사는 3,900명의 대규모 감원을 단행한다. 소프트웨어 제작회사는 아예 고객들에게 접근조차 힘든 상황이다.
뉴욕
테러참사 현장을 복구하는데 필요한 시청직원들의 오버타임 비용도 만만찮다. 10월중순까지만 10만8,500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전망이다. 실직될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급여만 해도 67억달러이고, 이들이 창출하는 매출액만도 169억달러인 것으로 추산하면 엄청난 손해. 뭐니뭐니해도 재정분야의 타격이 가장 크다. 증권사에서 1만2,200명, 은행에서 5,400명, 보험사에서도 2,500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그러나 이중 상당수는 뉴저지로 이전하기 때문에 완전히 없어진다고 보기는 힘들다. 소매분야에서는 모두 1만2,200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요식업계의 경우 모두 1만1,900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브로드웨이와 연예분야에서도 7,8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비롯해 광고분야에서 2,700개 일자리가 없어진다. peterpa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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