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한 명문사립대 어떻게 들어가나? 한국일보 미주본사 주최로 지난달 29일 LA와 OC 두곳에서 열린 ‘앤젤라 엄 미국대학 진학세미나’에 1,200여명의 한인 학생 및 학부모들이 몰려 2시간반에 걸친 세미나를 경청했다. 7년간 하버드대학과 MIT의 수석 입학사정관을 역임하면서 매년 수천개의 입학원서를 읽고 인터뷰해온 앤젤라 엄씨는 이날 세미나에서 그동안 한인 지원생들의 원서를 심사할 때 느꼈던 아쉬운 점들을 일일이 열거하고 명문대 입학심사의 최근 추세등 새로운 입학전략을 상세히 소개했다. 앤젤라 엄씨의 강의 주요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심사경향
입학사정관들의 주된 관심이 10년전엔 학업성적과 리더십, 예체능적 재능 등을 고루 겸비한 다재다능한 지원자에게 집중됐고, 5년전부터는 다재다능하거나 또는 올림픽출전 선수출신 등 한 분야에서 특출난 지원자에게 쏠렸으나 최근에는 다방면보다 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자질을 보이는 지원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에세이 주제도 70년대에는 월남전과 페미니즘에 대해, 80년대에는 ‘30대 전에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90년대에는 사회문제와 커뮤니티 서비스, 환경문제 등에 관심이 몰리는 등 시시각각 변화돼 왔으므로 시대사조를 잘 파악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구별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학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이유
한마디로 학생 인구의 증가 때문이다. 연방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12학년생 인구가 2008년까지 약 12%, 16∼17세인구가 310만명까지 증가될 추산이다. 아울러 고교졸업후 바로 대입진학을 하는 인구가 20년전 50%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현재 65∼70%까지 증가된 상태다. 또 현재 대입연령층의 학부모들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치솟는 교육열에 맞추어 각종 시험준비학원, 가정교사 및 개인상담가의 증가 등 교육산업계의 확장도 이에 가세하고 있으며 복수지원이 쉬워져 합격률이 떨어진데다 대학측의 마케팅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001년도 입학률로는 MIT의 경우 1만511명이 지원해 1,632명(15.5%)이 합격했고, 하버드의 경우 1만9,014명이 지원해 2,034명(10.6%)이 합격했다.
▲입학사정관들은 누구?
하버드대학은 30명정도, MIT는 20명정도의 입학사정관이 있으며 다인종, 다종교, 다지역 출신으로 전공이나 특기 및 취미가 서로 다른 사람들로 구성돼 있어 각 지원서의 내용을 포괄적으로 커버하도록 돼 있다. 예를 들어 앤젤라 엄씨의 경우 지역적으로는 LA출신으로 음악분야의 특기를 겸하고 있으므로 서부지역의 연주대회 입상전력을 담은 지원서가 있다면 대회의 권위 등에 대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사정관들의 연중 일정은 8∼11월 각 고교를 방문, 우수학생유치와 조기지원에 대한 사정 및 결정을 하고 12∼2월 하버드의 경우 1만9,000여개, MIT의 경우 1만여개의 원서, 즉 사정관당 매일 1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하루 40개 분량의 입학원서를 꼼꼼히 읽고 가려내는 작업에 몰두한다. 3월까지 합격자를 결정·발표한 후엔 또 다시 봄학기 고교방문을 시작한다.
▲원서작성시 고려사항
입학사정에서는 학업성적, 과외활동, 인성(Personal Quality) 등을 고려한다. 각각 1∼5등급으로 나누는데 5등급이 가장 우수한 점수다. 서로 비슷한 수많은 지원자가 몰린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자신만의 독특한 연결주제(theme or hook)를 찾아 학업이든 운동이든 음악이든 사정관의 인상에 남을 만한 ‘거리’를 뽑아내어 표현해야 한다. 확신이 없다면 조기지원은 삼갈 것을 권한다. 입학경쟁은 정규지원시보다 조기지원(Early pool)에서 훨씬 심하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학업성적-전반적인 GPA보다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가를 더 중시한다. 지원자가 고교학업중 주어진 기회와 자료를 얼마나 잘 이용했는가에 주목하므로 어너클래스나 AP, 칼리지수업 등 어려운 과목을 최대한 많이 듣고 그로부터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MIT와 하버드대학 지원자들의 경우 45개정도 AP과목을 이수해 모두 5점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SAT점수도 중요하지만 학업을 평가하는 유일한 도구는 아니다. 시험성적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수학능력(academic ability)을 보기 때문이다. 학급등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성적이 점점 향상되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과외활동-활동 그 자체의 참여여부 보다 수준이나 질(quality), 깊이(depth), 영향력(impact)을 고려한다. 학생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잘하는 과외활동을 선택해 도전적이고 깊이있게 참여해 남들과 차별화하라. 대입을 위해 특별히 더 좋거나 더 나쁘게 평가되는 과외활동이란 따로 없다.
△인성-인터뷰와 추천서를 통해 주로 파악될 수 있다. 한인지원자들은 선택항목에 대한 중요도를 낮게 두는 경향이 있어 인터뷰를 제쳐놓는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특기와 재능을 확인시키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탄탄한 준비를 해 두도는 것이 좋다. 질문에 답변만 할 것이 아니라 질문을 발판으로 호소력있는 자기 홍보시간으로 최대한 활용해야 하며 인상에 남을 정도로 다른 지원자와 구분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표현해야 한다. 인터뷰장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종일관 자세와 표정까지도 신경쓰도록 해야 한다. 또 입학사정시 사실상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한인지원자들이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항목중 대표적인 것이 추천서다. 좋은 추천서 작성을 위해 평소에 교사 또는 카운슬러에게 자신의 특기사항을 잘 알려 두는 등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고 투자할 것이 권장된다.
▲대입에 유리한 고교는 따로 있는가
공·사립을 불문하고 명문대 진학에 유리한 고교는 따로 없다. 사정관들은 전국 각 고교의 대학 진학 내력을 파악하고 있으며 졸업생중 명문대 입학전력이 없는 학교에서 자격을 갖추어 지원할 경우 오히려 처한 환경에서의 두드러진 자질을 높이 평가하는 편이다. 반면 명문사립고 출신이라고 해서 특별 대우를 하는 경우는 없다.
▲9학년이하의 준비사항
과외활동에 있어서는 본인이 정말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파악하라. 본인이 좋아해야만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두고 찾아낸 후엔 끈기 있게 파고들어 그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도록 노력하라. 학업은 물론 매우 중요하다. 열심히 공부하라. 특히 교과서 뿐만 아니라 일찍부터 많은 책을 섭렵해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역할
무조건 남들이 하는 대로 정해져 있는 듯한(formulaic) 과외활동이나 추세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 명문대 진학을 목적으로 이들을 택할 것이 아니라 자녀가 자연스럽게 잘하며 좋아하는 분야를 스스로 선택하도록 돕고 그 분야에서 뛰어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찾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발 떨어져 자녀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소질을 개발하도록 도와야 한다. 여름방학활동이나 여행계획을 함께 세우는 등 구체적으로 돕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들이 매일의 삶에서 인상적인 사건등을 추억할 수 있도록 일기나 기록을 남기는 버릇을 들이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또 자녀들 스스로 지식확보나 인성개발에 진지한 관심을 갖고 노력하도록 도와야 한다. 대학들은 특징있는 인성이나 깊은 사고력, 진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진 학생들을 필요로 한다.
앤젤라 엄씨는..
앤젤라 엄씨는 남가주에서 고교를 졸업한 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영국 및 아일랜드학’을 공부하고 하버드 대학에서 ‘정부와 동아시아학’ 학사 및 공공정책학 석사를 취득한 후 7년간 하버드와 MIT대학의 입학사정관 및 동창회 부디렉터로 일했다. 현재는 보스턴에서 뉴욕, 뉴저지, 시카고 등지의 명문대 입학지원 컨설팅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컨설팅을 원하는 사람은 팩스나 웹사이트를 이용해 이름, 연락처, 학교, 학급등수, GPA, SAT 또는 PSAT 점수를 보내면 검토후 자문을 받을 수 있다. FAX(801)382-4297, 웹사이트 www.AdmissionsSpecialist.com
<김상경기자> sangk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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