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 "엄마, 저 괜찮아요"라는 자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부모들이 지난 9월11일 테러사건 이후 셀폰, 비퍼, 워키토키 등 하이텍 제품들을 자녀들에게 안기고 있다.
전에는 사줄까 말까 망설였는데 이제는 망설일 필요가 없는 필수품이라는 듯이 이들 제품들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어떤 것이 경제적이며 무슨 제품이 정말 비상시에도 잘 ‘터지는지’ 하이텍 제품에 어두운 부모들을 위해 최근 월스트릿 저널지가 ‘자녀들을 위한 하이텍 제품 고르는 요령’을 소개했다.
지난 3주 동안 뉴욕 포트 제퍼슨에 위치한 라디오 섁에서부터 로스앤젤레스의 굿가이에 이르기까지 어린이용 무선 가제트를 사려는 인파는 전보다 20%가 늘었다. 아마존에 따르면 가족간의 연락기구로 인기가 있는 워키토키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고 무선 서비스업체 버라이존과 올텔도 틴에이저를 위한 플랜을 별도 가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보스턴의 레리 맥마흔은 11세난 아들에게 셀폰과 비교적 장거리에서도 잘 연결되는 워키토키를 사주느라고 무려 250달러나 소비했다.
"스포일 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동안 졸라도 모른 척했는데 이젠 부모측에서 필요해서 사주게 됐다"며 비상시 아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현재 무선전화에서 틴에이저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30%. 액수로 치면 250억달러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5년 이내에 이 시장이 두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예기치 않은 테러사건으로 이 예상이 앞당겨지게 됐다.
틴에이저 무선 연락용품 시장은 2년 전 컬럼바인 고교 총격사건 때도 한번 요동을 치기는 했다.
그때부터 틴에이저들은 전자메일을 보낼 수 있고 MP3 파일을 들을 수 있는 셀폰을 사들이기 시작했으며 시장은 이들을 상대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비퍼를 개발하는 등 ‘10대 장사’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품목별로 세분화해서 부모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셀폰
틴에이저들이 가장 좋아하는 무선용품. 어른세대와 마찬가지로 더 작을수록 인기다. 비상시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3주전 뉴욕과 워싱턴에서는 셀폰 사용자가 너무 많아 셀폰이 몇시간 동안 전혀 연결되지 않았다.
컬럼바인 고교 총격사건 이후 웹과도 연결이 가능하고 메시지를 쳐서 넣을 수도 있으며 사진도 보낼 수 있도록 개발됐다. 가격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에릭슨의 T39는 200달러까지 한다. 하지만 틴들은 구슬을 달고 앞판의 이미지를 자주 다른 것으로 갈아가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용품으로 애착을 가지고 있다. 심슨즈 주제가나 스타즈-스팽글드 배너 같은 요즘 애창곡을 다운로드 받기도 한다.
하지만 팬시한 것일수록 성능은 그리 좋지 않다. 대부분 ‘수퍼급으로 느리다’ 더구나 일부 학교에서는 셀폰 휴대 금지령이 내려 있으므로 사줘 봐야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학칙을 잘 알아보고 돈을 써야 한다. 셀폰 대신 일회용 디스포저블 셀폰이 10월부터 시장에 나왔다. ‘깡충 뛰다’(Hop-on)라는 상품명으로 시중에 나오는 이 일회용 셀폰은 60분간 사용할 수 있으며 가격은 30달러. 전화를 받을 수는 없으며 걸 수만 있고 K-마트나 세븐 일레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의 소재 추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이 "만약 테러리스트가 이런 전화를 사용하고 있으면 추적이 어렵다"며 이의 시판을 우려한 적이 있다.
■페이저/비퍼
아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선용품에 관해서 아이들은 예기를 하고 싶어하지 타이프를 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꽤 쓸모 있다. 네트웍을 따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화가 불통일 때도 사용 가능하다.
셀폰이 유행이기는 하지만 틴에이저들에게 올드 패션으로 보이는 이 비퍼와 페이저는 우선 가격이 저렴해서 부모 측에서는 편하다. 레즈베리 아이스, 미스틱 블루로 불리는 페이저는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다. 최근 모토롤라에서는 손목시계 페이저를 선보이고 있다. 웹과도 연결되고 전자메일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 손목시계를 통해 전자메일을 보낼 수는 없다.
9월11일 이전까지는 지난 2년간 틴에이저용 비퍼 판매가 75%나 곤두박질쳤다. 저렴하고 모양 좋은 셀폰에 시장을 장악 당한 격이다. 그러나 지금은 한달에 5달러만 지불하면 사용할 수 있다는 경제성 때문에 다시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모토롤라사의 토크어바웃 T900은 150달러나 하는 데도 잘나가고 있다.
■기타 무선용품
비상시엔 셀폰이나 전자메일이 트래픽이 많아 잘 연결되지 않지만 워키토키는 그렇지 않다. 성능면에서 또 비상시 대비용품으로 좋은 편이다. 10세 미만 어린이들이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단점은 거리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통화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집 근처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까지는 연결이 된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틴들은 백팩 안에 전화, 라디오, 전자 오가나이저를 넣고 다닌다. 일부는 400달러짜리 ‘블랙베리’도 넣고 다니는데 이는 전자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오가나이저라 아이들에겐 마치 신분의 상징처럼 인기다.
워키토키가 틴에이저들에게 그리 큰 인기는 없다. 그러나 최신 제품들은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통화가 가능하고 전화가 불통일 때도 작동된다는 점 때문에 선호도가 높아가고 있다. 11세짜리 아이가 공원에 공 차러 갈 때 엄마들이 들려보내곤 하는 기구가 바로 이 워키토키이다.
■서비스 플랜
틴에이저들은 자신만의 서비스 플랜을 가지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돈을 다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시마다 플랜이 다르므로 부모들이 챙겨서 경제적이면서도 큰 불편 없는 서비스로 골라 자녀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무슨 플랜을 사용하던지 간에 10대들이 무선제품으로 수다를 떨기 시작하면 쉽게 ‘파산’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자녀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무선제품으로 수다 떨다보면 은행 돈 바닥난다"는 식으로 사전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로 18세 미만은 아예 고객으로 받아주지 않는 서비스 회사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플랜에는 대체로 3가지가 있다. 연간으로 계약을 맺어야 하는 것과 가족들이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 플랜, 선불 플랜 등이다. 틴에이저를 주로 상대하는 올텔즈의 부머랭과 립 와이어리스의 크리켓 같은 서비스는 지역 통화에 제한을 두고 있으며 대부분 선불을 지불해야 통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선불지불 액수가 금방 차버리므로 부모들은 다시 새 콜링 카드를 사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T&T의 셰어드 어드밴티지 같은 프로그램은 5인 가족이 지역 통화는 무제한 사용할 수 있고 매달 59달러99센트의 서비스료로 장거리 통화 1,500분을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 프로그램. 그러나 1,500시간이 넘으면 1분당 55센트까지 통화료가 올라가는 프로그램이다. 계약기간에 취소하려면 벌금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10대들이 수다를 자제한다는 숙지 사항을 잘 지킨다면 이 가족 플랜이야말로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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