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멤피스 한인사회
▶ 40년 한인이민사 수록, ‘멤피스 한인사’ 자랑거리
미시시피강 중턱에 자리잡은 멤피스는 아칸소와 미시시피 경계에 접해 있고 특히 아칸소와는 다리 하나로 연결돼 있는 공동 생활권에 속해 있다. 이 때문에 멤피스 한인들은 다리 건너 아칸소에서 비즈니스를 하거나 경치 좋은 교외에 살면서 멤피스에 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한다. 또 아칸소의 주도인 리틀락과는 불과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어 더할 수 없는 이웃 사촌과도 같은 곳이다.
멤피스 한인사회의 자랑거리라면 지난해 발행된 ‘멤피스 한인사’를 제일로 꼽는다. 62년부터 최근까지의 멤피스 한인들의 유입사는 물론이고 그들의 생활상, 사고방식, 사업체 현황과 멤피스의 역사 및 환경에 이르기까지 5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를 수록해 놓은 멤피스 한인사회의 역사책이다.
’멤피스 한인사’는 미국에서는 세번째 발행된 한인 자료집으로 93년 이곳 한인회의 주도로 2만여달러의 모금을 통해 이곳의 원로인 장익환씨가 7년에 걸쳐 제작했다. 미국 내에서는 하와이와 워싱턴 DC가 이민사를 펴냈으나 하와이는 이민 사진첩 형식이고 워싱턴 DC는 경향신문 기자가 쓴 일기식 책자에 그치고 있어 사실상 멤피스 한인사는 미국 최초의 지역 한인사회를 종합해 다루어낸 역사책이나 다름없다.
최근에는 조지아의 애틀랜타 한인회가 멤피스에 자극을 받아 이민사 편찬 작업을 시작했다.
멤피스 한인 사회는 요즘 뜻하지 않은 복병으로 고심하고 있다. 주경계인 강 건너 미시시피에 자리잡은 대규모 카지노 때문이다. 16개 대형 호텔이 들어서 있는 이곳으로 적지 않은 한인들이 도박 여행을 떠나고 있다.
▲한인들의 유입멤피스 지역 역시 국제 결혼자 또는 입양인으로 시작된 곳이지만 이들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멤피스 한인사’에 따르면 1962년 김연옥씨가 일반 이민 목적으로 최초로 멤피스에 정착한 인물로 기록돼 있다. 당시는 아직 가족 초청 이민이 없었던 시기로 의료, 신학 계통의 유학생 또는 테네시의 목화(면) 산업 연수차 한국인들이 오고가던 시절로 알려져 있다.
61년 테네시 대학에 병리학 연수차 온 윤 박사라고만 알려진 의사 가족이 호숫가에 놀러 갔다가 실족한 남동생을 구하려고 뛰어든 형까지 익사하는 참사가 발생했었다. 이로 인해 이들 부부는 미시시피 잭슨으로 떠났다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어 세계 유단자협회의 창시자 이강희씨가 태권도장을 세우면서 멤피스에도 태권도의 열풍이 불어온다. 현재 멤피스에는 30여개의 태권도장이 운영되고 있다.
멤피스에 본격적으로 한인들의 유입이 시작된 것은 60년대 말부터이다. 연평균 3만명의 한국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쫓던 70년대 이곳 멤피스에도 한인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해 70년 초교파의 ‘멤피스 한인교회’가 창설되었고 한해 전이 69년 멤피스 대학의 변종수 교수와 김진씨가 주축이 되어 멤피스 한인회가 발족됐다. 이어 75년에는 첫 한인 전화번호부가 출간됐다. 한인 주소록에는 한인 114세대가 거주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고 79년에는 모두 193세대 772명의 한인들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멤피스 한인 사회는 90년대 초반 LA 폭동과 불경기 등을 피해온 대도시 한인들의 인구 유입으로 전환기를 맞는다.
▲한인사회의 숙제멤피스 한인들은 한인회관 건립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30여년의 이민사를 가진 멤피스 한인사회가 한곳에 모여 서로의 등을 받쳐주고 밀어줄 회관 마련이 절실해 졌기 때문이다. 외지 한인들의 이주에 따른 정착 알선부터 연로해 가는 1세 이민자들의 노인정 역할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자체 건물의 필요성이 역설되고 있다.
또 한글학교의 통합을 외치는 한인들의 목소리도 높다.
현재 한글학교는 9개 한인 교회별로 운영되고 있으나 이를 통합해 교사의 질적 향상뿐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잊혀지기 쉬운 전통 문화 교육에 역점을 둘 수 있다는 것이다.
20~30대의 젊은 한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끌어들여 한인사회를 이끌어 가는 미래의 역군으로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로해 가는 1세대 지도층의 뒤를 이어줄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없을 경우 수십여년 후에는 한인사회가 미국에 동화돼 정체성을 잃게 될 것이라며 한인들은 우려했다.
▲한인2세한인 2세들의 결혼관은 중남부 한인사회의 공통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한인사회가 극히 작아 결혼 연령의 남녀를 만나기가 쉽지 않고 공부를 위해 대도시로 나간 2세들은 대부분 그 곳에 눌러 앉아 살게 되므로 허리역을 담당해줄 20~30대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멤피스의 한인회 관계자들은 "2세들의 이혼"을 새로운 사회 문제로 꼽았다.
타인종과의 결혼에 따른 문화적 차이가 결국 젊은 사람들의 파경을 치닫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장성한 한인 2세들의 결혼이 시작됐으나 이혼해 집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많이 눈에 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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