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정재현 목사(뉴욕시 시의원선거대책본부 사무총장)
뉴욕의 상징인 110층 무역센터 트윈빌딩이 여객기의 자살공격으로 완파되는 상상을 초월하는 세기적 비극이 발생했다. 트윈빌딩 폭파! 그 사고 현장에서는 열흘이 지난 지금도 연기가 그치지 않고 놀라움과 비통함은 아직도 그 사건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해 현황은 어떠한가? 테러의 주변은 누구이며 원인은 무엇인가? 전쟁행위로 규정된 이 사건의 추이는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새 천년이 시작되는 첫 해에 벌어진 이 사건의 의미와 상징성은 오래 오래 역사학자들과 사회학자들, 그리고 신학자들의 연구의 주제가 되고 해석의 대상이 될 것이다.
무차별 테러에 대한 분노의 와중에 팻 로버트슨 등 기독교계 주요 지도자들이 이번 사건을 통하여 미국의 회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의 기독교는 다원주의 수용, 동성애자 안수 등 성경의 가르침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적 재난을 당하면서도 다양한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의 강점이다.
한국 예수원의 대천덕 트레이 신부는 지난 주말 뉴욕에서 가진 한 집회의 설교에서 초강대국인 미국은 하나님을 믿는 나라로서 약소국을 포함한 국제정책에서 공의외 공평과 사랑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은 아직도 인류의 역사속에서 활동하는가? 구체적으로 하나님은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시고 섭리하시는가 하는 주제는 인류사와 더불어 시작된 가장 오래된 질문 중 하나이다.
학자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성(聖)과 속(俗)을 구별하려 한다. 종교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즉 피안으로, 세속은 손에 닿는 세계인 현실 이편으로 쉽게 구별하려 했다. 종교와 세속은 명백하게 양끝으로 구별될 수 있는 것일까? 고대의 미개인들은 소도 즉 타부(Taboo)를 설정하여 구별하였다. 현대에서도 신앙을 곧 타부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신앙은 현실적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교회가 왜 정치에참여해야 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기독교 내에서 진보니 보수니 스스로 구별하면서 참여, 불참여를 구별하고 주장한다.
그런데 구약성경의 유대인들은 그들의 삶의 자리를 찾아오신 하나님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을 세상과 구별되어 타부시 하던 고대인들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사건이었다. 신약성경은 더 놀라운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직접 인간으로 탄생하셔 세상으로 오신 것이다. 그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과 인간을 구체적으로 연결시키셨다. 그로 말미암아서 성과 속의 담은 이미 무너졌다.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 방향성이 중요한 시사점이다.
우리의 역사적 정치적 현장에서 그리스도는 소외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의 자리 그 중심에 모셔져야 한다. 우리 개개인의 삶의 중심에 모셔야 한다. 그것이 큰 성령 충만한 삶이다. 또한 그것이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의 신앙이었고, 그처럼 하나님의 뜻은 그의 의지를 분명하게 깨달은 사람들에 의해 역사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또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그리스도인으로서 매 순간마다 우리가 당면하는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
부시대통령께서 담화를 통하여 테러에 대한 철저한 응징과 더불어 국민들은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또한 애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안정된 일상성의 회복을 필요로 한다.
충격적인 사건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살아있는 사람은 다시 ‘살림’을 살아야 한다. 구약시대나 오늘이나 하나님을 신앙하고 산다는 것은 곧 명석한 역사의식을 갖고 사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때 거기서 역사하시던 하나님께서는 오늘 여기 우리 가운데서 쉬지 않고 일하시고 계심에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역사의 의지는 선악간에 테러나 투표라는 인간의 구체적 행동을 통하여 현실 안에서 표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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