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이후 인기급증 셀폰
▶ 지역따라 성능 오락가락
뉴욕 동시다발 테러사건으로 핸드폰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납치 비행기내 승객들의 마지막 통신 수단이었고 매몰된 시민의 구호 요청도 핸드폰이 담당했다. 전화선이 끊어진 긴급 사태에서는 무선전화가 유일한 통신 수단이 됐다.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핸드폰이지만 이용을 하다보면 짜증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바쁜 시간대에는 신호 받기도 힘들고 통화 사각지역이 많아 핸드폰을 쓸 수도 없을 때가 많다.
K씨는 주중에 캘리포니아 해안의 절경으로 꼽히는 빅서로 핸드폰만 믿고 놀러갔다가 연결이 안 돼 낭패를 당했다. 그곳에서도 통화가 되는 다른 회사 핸드폰을 보고는 LA로 돌아와 즉시 바꿨다. 이번에는 오피스 내에서 전파가 잡히지 않는 것이다. 결국 조기 해약금 150달러를 내고 전에 사용하던 무선전화회사로 다시 교체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지는 최신호(9월17일자)에서 이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월스트릿 저널도 지역에 따라 무선전화회사들의 성능이 다르므로 잘 알아보고 구입하라며 선택 요령을 소개했다.
포브스는 무선전화 이용자들의 폭주, 독과점을 방지하는 정부의 공중파 보유 규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들었다. 또 전화회사간의 가격 내리기 경쟁이 이익 감소를 초래하면서 송신탑 건설에 차질이 생겼고 손해를 보충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은근히 요금을 부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오클라호마시티 교외지역에 살고 있는 댄 케슬러는 핸드폰 회사를 4번이나 바꿨다. 전화 통화가 잘 안되기 때문이었다. 지역 무선전화회사인 ‘벨’을 사용하다가 AT&T로 바꾸었고 문제가 계속되자 이번에는 스프린트로 교체했다. 전화의 감은 좋았지만 시그널을 받으려면 지붕으로 올라가야 된다. 그는 4번째 전화회사로 ‘보이스스트림’을 택했다. 감이 좋지는 않지만 최소한 집안에서 전화를 걸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산악지역이 없는 평원지역에다가 인구도 많지 않아 공중파에 문제가 있을 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지역이다. 더군다나 오클라호마는 텍사스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무선 전화회사가 영업을 하고 있는 지역(13곳)으로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어야 했다.
LA에서는 지난 99년 BMW를 타고 웨스트 LA 지역을 가던 한 여성이 카재킹을 피해 도망가면서 AT&T 무선전화로 911에 도움을 청하려다 통화를 하지 못했다. 불행하게도 그 지역은 AT&T 사각지역이었다. 카재킹 범인들에게 차를 빼앗기고 얼굴에 총상까지 당한 그는 AT&T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500~900만 달러의 배상금을 받았다.
특정 핸드폰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거의 모든 무선전화회사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핸드폰이 잘 연결되지 않거나 사각지대가 형성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방 정부가 대형 전화회사들의 독점 방지를 위해 각 도시마다 전파 영역을 분할해주는 정책이 폭증하는 전화사용자들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선전화 산업이 시작되던 80년대 FCC는 각 지역에 두 개의 경쟁업체만 선정하는 ‘복점’(duopoly) 정책을 실시했다. 해당 지역 전화회사 1곳에 타지역 전화회사 1곳등 2곳만 선정하는 방식이다.
경쟁이 없다보니 분당 사용료가 높아졌다. 이에 FCC는 94년 한 지역에 여러 개의 업체에게 가청주파 진동수역(주파수 범위)을 나누어주는 규정으로 바꾸었다. 한 지역에 라이벌 업체들(어떤 지역은 8개)에게 공중파 구역을 동등하게 쪼개어주고 절대로 합치지 못하게 했다. 자동차 회사들의 상호 경쟁력 견제를 위해 회사들의 철강 수입을 제한하는 것과 같다.
각 전화회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가격을 내려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94년 조치로 전화 요금이 무려 72%나 인하됐고 고객은 1,200만 명으로 늘었다. 미국의 평균 분당 통화료는 16센트로 유럽 요금의 30%, 일본 요금과 비교해서는 60%나 싼 가격이다.
가격이 내리자 통화 시간이 길어졌다. 미국인의 평균 전화사용시간은 월평균 5시간이상으로 유럽의 두배에 달한다. 또 2분 이내에 전화를 끊는 비율도 7%에 지나지 않는다.
이같은 가격경쟁은 무선회사들의 재정압박을 초래하는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AT&T, 스프린트, 버라이즌, 싱귤러, 넥스텔, 보이스스트림 등 6개 전국 규모의 회사들은 지난해 35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수익은 외국회사들의 절반수준인 전체 수입의 22%에 지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FCC는 요즘 마이클 포웰 신임의장이 취임하면서 회사당 가청 주파수역 보유 한계와 합병 등을 막는 법안을 완화시키거나 아예 없애자는 논의가 한창이다.
AT&T는 전국 ‘로밍’ 수수료를 아예 없애 버렸다. 타지역 여행중인 가입자가 그 지역 무선회사 네트웍을 사용해도 가입자에게는 비용을 부가하지 않는다. 이것이 큰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AT&T는 지난해 105억달러 수입중 ‘로밍’ 수수료로 해당지역 무선회사에게 지불한 경비만도 14억달러에 달한다. 그렇다고 로밍 지역의 전화 감이 좋은 것도 아니지만 AT&T가 그들 무선회사에게 불평을 토로할 수도 없다. 만일 AT&T가 이들을 매입 또는 합병할 수 있다면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임이 분명하다.
미국내 회사간의 협조 불능이 전화의 감을 떨어뜨리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독일등 유럽은 가청 주파수를 320메가헤르츠(MHz)를 한 회사에 승인하는데 반해 미국은 190MHz를 여러개 회사에 분할해 사용하도록 하기 때문에 감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2차선을 4~8차선으로 늘린 것과 같은 통화 방식)이라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스프린트와 버라이즌은 서로 보완해가며 고객서비스를 해도 되는데도 타회사 고객들에게 자신의 구역내 디지털 네트웍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2,800만명의 고객을 가지고 있는 버라이즌은 서비스 주파수역이 부족한데 반해 같은 접속 방식을 사용하는 스프린트는 1,300만 명의 고객을 수용, 주파수 역이 남지만 공동 사용은 하지 않는다.
FCC가 규정을 완화시킨다고 해서 전화 사용이 호전되는 것만은 아니다.
대형 회사가 생겨난다고 해도 고객 수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무선전화 사용 인구는 1억3,3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이며 평균 사용 시간도 증가할 것이다(연 38%증가추세).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셀 송신탑을 더 많이 세우는 것인데 송신탑 건립 속도가 핸드폰 이용자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선전화회사들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전화가입자들을 자신들의 할당 수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료가 싼 디지털 전화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있다. AT&T는 99년 21%의 아날로그 사용 율을 올 상반기까지 7%로 끌어 내렸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셀폰 안테나를 낮추고 출력을 증강시켜 셀 간에 발생하는 전파 방해를 최소화시킨다. 또 셀 타워를 도시 곳곳에 세우는 방법인데 1개당 건설비용이 30만 달러에 달할 뿐 아니라 도시지역에 셀 타워를 세우는데 따른 법적 제한도 만만치 않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