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과거 한때는 비뇨기과는 남성만의 문제를 다루는 진료과목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과서적으로 비뇨기과를 정의한다면 남,녀의 비뇨기(urinary system)와 남자의 생식기(genital system)에 관한 모든 문제를 취급하는 진료영역으로 표현되며, 여기에 추가로 부신(adrenal gland, 신장 옆에 있는 내분비 기관)질환의 수술적 영역이 포함되어 있다.
남자의 경우 어떤 문제가 있을때 비뇨기과를 방문하여야 하는가는 널리 알려져 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흔한 남성 비뇨기 질환에 대한 의학적 상식 또한 풍부하다.
이에 반해 여성들은 자못 비뇨기과를 가는 것이 왠지 망설여지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증상이 비뇨기 질환의 증상에 해당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오늘은 가장 일반적인 여성에서의 비뇨기과적 문제를 이야기해 볼까 한다.
방광염은 여성들이 가장 흔하게 경험하게 되는 요로의 질병으로 일명 ‘오줌소태’란 별칭을 갖고 있다. 이는 세균의 방광내 침범으로 인한 급성 염증으로 원인균은 대체적으로 대장균(E.Coli)이 주범이다.
자각 증상은 배뇨시 찌릿하거나 아프고, 소변을 보아도 시원치 않고 남아 있는 느낌이 들어서 자꾸 화장실을 찾지만 소변은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
때로는 하복부의 불쾌감이나 통증이 동반되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대체로 이런증상들은 집안일을 무리하게 했다거나 수면이 수일간 부족했을 때와 같이 몸의 피로도가 축적된 상태에서 발생한다.
한편 ‘허니문 방광염’이라는 진단명이있는데, 그 이름에서 보듯이 갓 결혼한 신부가 신혼여행중에 방광염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의 원인은 긴장과 피로가 쌓인 상태라는 점도 한가지 요인이 되지만 남편과의 성 관계 자체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남편에게 성병이 있어서 발생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여성의 질(vagina)내 환경은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요도는 해부학적으로 질과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으며 그 길이가 짧기 때문에 질내 세균 등이 방광안으로의 침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방광염은 일단 조기에 진단만 되면 약제의 복용으로 급격히 좋아진다. 단, 방광염을 방치했을 때는 세균의 증식이 콩팥으로까지 파급되어 신우신염이라는 합병증을 초래할수 있는데, 이 때는 옆구리가 아프고 전신적으로 열이나며 지독한 한기를 느낀다.
이런 연유로 조기진단,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방광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그 원인이 세균에 있지 않고, 방광의 기능성 장애에 속하는 병으로 ‘여성요도 증후군’ 또는 ‘과민성 방광’이 있다. 증상은 방광염과 유사하지만 약간의 차이는 있다.
즉 배뇨시 통증보다는 소변을 시도 때도 없이 자꾸 가고 싶은 기분이 들며 항상 개운치가 않다. 심해지면 자다가도 깨어서 화장실을 찾게되고 때로는 하복부에 묵직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방광염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소변검사상 염증이 없다는 것이며, 치료는 세균성 감염이 아니므로 항생제가 아닌 증상의 개선을 위한 약제를 경구 또는 방광내 주입하거나 물리치료를 시행하면 대부분에서 증상의 개선이있다.
분만의 경험이 있는 30세 이상의 여성에서 대단한 불쾌감을 주는 병이 다름아닌 여성 요실금이다. 과거에는 스트레스성 또는 긴장성 요실금이라고 불렀으나 여기에서 스트레스나 긴장의 의미가 정신적 스트레스가 아니라 복부의 압력이 증가되는 상황을 뜻하기 때문에 현재는 ‘복압성 요실금’으로 고쳐부르고 있다.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을때 또는 줄넘기처럼 뛰는 운동을 할때 소변이 찔금 밖으로 흘러나오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심한 경우는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서 일할때나 심지어는 걸어다닐때도 소변이 줄줄 새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분만으로 인해서 방광 아래부위를 지탱해주는 근육 조직이 약화되면서 방광이 밑으로 처지기 때문에 발생된다.
이로 인한 환자의 불편감은 아마 상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과거에는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수 밖에 없었던이런 형태의 요실금은 현재는 약물치료나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 운동치료 등으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으며, 특히 처진 방광을 지지해주는 수술치료의 효과는 매우 뛰어나다.
이외에도 여성의 비뇨기 질환은 상당수 있으며, 따라서 소변과 관련된 증상이 있다면 비뇨기과를 방문하여 문제의 해결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광식 <강남비뇨기과 원장> knuro@netsgo.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