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주위에 훌쩍거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독감이 유행할 날도 머지 않은 듯하다.
일반 감기는 100여 가지가 넘는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고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일반감기는 주로 코 증상이 나타나지만 독감은 전신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그 정도가 심하다. 특히 독감은 38~40도의 고열이 3~5일간 지속되고 심한 두통이 있으며, 머리 앞과 눈 주위가 아프고, 마른 기침이 심하다. 머리 뒤쪽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하면 아이들에게 뇌와 간에 심한 손상을주는 라이증후군을 유발할 수도 있다.
독감 예방접종 왜 필요한가 일반 감기는 대개 1주일 이내에 합병증 없이 자연 치유된다. 그러나 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유행성 독감은그 증상이 심하고 악화되면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은 이런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예방주사라고 하면 한번 주사가 평생 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독감 예방주사는 1년간만 유효한 ‘시한부’ 예방주사다. 독감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잘 일으켜 이전에 맞은 예방주사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마다 겨울에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형태를 예측하고 제약회사는 그것을 근거로 새로운 독감 예방주사약을 만든다.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반드시 독감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독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가 2주 내에 생기기 시작해 4주가 되면 최고치에 달하게 되고 이것은 5개월 정도 예방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예방주사를 맞고 충분한 시간이 지나 항체가 생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독감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예방주사를 맞은 사람의 건강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른데, 대개 60~90% 정도는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일반 감기에 걸리지 않거나 가볍게 앓는 것은 아니다.
독감 예방주사 언제, 누가 맞나
독감은 11월 말에서 다음 해 4월까지 발병하고 1~3월에 가장 발생 빈도가 높다. 예방접종 후 어느 정도시간이 지나야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예방접종은 11월 이전에 하는 게 좋다. 프렌닥터 내과 남재현 원장은 “항체가 생기는 기간과 예방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을 고려할 때 9월 하순에서 10월중순 사이, 늦어도 11월까지는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독감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나 특정 질환자들은받는 게 좋다. 이들은 독감에 감염되면 폐렴, 중이염 등 합병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독감 예방접종이 필요한 사람은 기관지 천식, 낭종증 섬유증, 만성 폐질환, 만성 심장질환, 만성 신부전증,만성 대사성질환, 당뇨,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 혈액질환 빈혈, 혈색소병증 환자 등이다. 또한 양로원ㆍ요양기관에 있는 사람, 65세 이상노인, 면역억제요법을 받은 사람, 의료기관 종사자,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는 어린이, 기숙사 등 집단 거주자, 독감 유행지역으로 여행하려는 사람등도 포함된다.
반면 절대로 독감 예방주사를 맞지 말아야 할 사람도 있다. 달걀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과 6개월 미만 영아,임신 초기인 사람, 열이 높은 사람, 예전에 독감 예방접종 후 길리안 바레 증후군(전신의 말초신경에 마비가 일어나는 질병)을 앓은 사람 등이다.
독감 치료 어떻게 하나 감기와 독감 바이러스를 죽이는 완벽한 치료제는 없다. 필요한 경우 의사 처방에 따라 치료약을 쓰면 치유기간을단축할 수 있을 뿐이다.
서울중앙병원 감염내과 강재명 교수는 “감기와 독감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며 “특히 열이 심할 경우에는 더욱 휴식이 필요하다”고말했다. 흡연이나 간접 흡연을 피하고 물이나 주스 같은 음료를 충분히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수분은 기관지 점막을 부드럽게 해주고 탈수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목이 아프고 코가 막히는 증상에는 꿀을 탄 뜨거운 레몬차가 좋고 목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따뜻한 소금물로 하루 수 회 양치질을 하면 증상을 다소 완화시킬 수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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