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인 ‘추모의 날’로 선포된 14일 LA에서도 테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단결을 다짐하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거리마다 일제히 성조기가 물결치는 가운데 다운타운을 비롯한 LA 곳곳에서 시 정부와 각급 기관이 개최한 추모식이 거행됐으며 LA한인사회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상처의 치유를 기원하는 대열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LA시
이날 정오 LA시청앞 광장과 LA카운티 청사 및 각 교회 등에서는 일제히 추모식과 기도회가 열렸다. 제임스 한 시장과 알렉스 파디야 시의장 및 각 시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청앞 추모식에서는 2,000여명의 시민과 공무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테러 응징을 다짐하는 피켓과 성조기를 들고 나와 묵념을 올렸으며 ‘God Bless America’가 울려 퍼지는 동안 시청사 타워에는 6층 높이의 초대형 성조기가 내걸렸다.
워싱턴DC 방문중 발이 묶였다 13일 밤늦게 LA로 돌아온 제임스 한 시장은 이날 추모식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희생됐지만 미국은 오늘 더 강하다"며 LA가 하나로 굳게 뭉쳐 국민적 단합에 동참하자고 말했다. 이날 LA 메모리얼 콜러시엄에는 제임스 한 시장의 지시로 성화대에 추모의 횃불이 점화됐으며 오후 4시 다운타운에서는 수백명이 모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한인교계
한인교계도 사상 최악의 테러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를 추모하고 국가의 치유와 발전을 기원하는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남가주 기독교교회협의회(공동회장 김건태, 한기홍, 이성엽 목사)는 14일 남가주의 각 지역 교회협의회 대표들과 모임을 갖고 오는 23일 하오 4시를 기해서 전 교회가 테러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동시에 갖기로 결정했으며 기독교 대한감리회나 연합감리교회등도 16일 하오 7시 교단별 연합추모예배를 따로 갖기로 했다.
남가주 한국 불교사원연합회(회장 김도안 스님)도 13일 한마음선원에서 사찰대표 모임을 갖고 ‘16일의 정기법회를 추모법회로 하고 상오 10시에는 전 사찰이 동시에 타종과 묵념으로 희생자를 애도하는 의식을 갖는다’고 결정했다. 또 오는 30일 예정된 망향성묘제(샌피드로 우정의 종각)도 테러참사 희생자 위령제를 겸해 지내기로 했다.
남가주 한인 가톨릭 교회들도 11일 남가주 교구청에서 시달된 공문내용에 따라 15일 매일미사를 추모미사로 하기로 하고 교구청에서 이미 시작한 ‘긴급 구호기금 모금’에 동참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한인단체
한인사회 단체들도 14일 별도의 추모행사를 갖고 테러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남가주이북도민회, 6·25참전동지회, 미서부재향군인회 등 한인 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영생장로교회(김혜성 목사)에서 열린 추모기도회에 참석, 한인 신도 등 50여명과 함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테러세력에 대한 응징을 촉구했다. 민족학교 등 단체들도 오는 16일 오후 2시 윌셔센터 교구연합회가 주관하는 추모기도회에 타 커뮤니티 권익단체들과 공동으로 참가키로 했다. 민족학교 심인보 사무국장은 "이번 사태로 특정 민족이나 종교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 발생이 우려된다"며 "소수계와 이민자 커뮤니티가 힘을 합쳐 희생자 추모와 함께 화합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정행렬
테러참사 발생 4일째인 14일까지 한인사회에서는 테러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헌혈 행렬이 줄을 잇고 있고 희생자 가족 위로와 빠른 피해 복구를 위한 한인들의 성금도 답지하고 있다.
본보의 성금모금 창구에는 각계 한인 개인과 단체들의 정성어린 구호성금이 줄을 이어 14일 현재까지 1만3,000여달러의 성금이 모였으며 각 한인 종교기관들도 구호기금에 보탤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버몬트와 11가에 있는 LA적십자사에는 13일 하기환 LA한인회장과 홍명기 평통회장 등 한인단체장 10여명이 나와 헌혈에 동참했으며 14일에도 헌혈을 하려는 한인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남가주 기독교협의회 관계자들도 이날 적십자사를 찾아 헌혈 등록을 마쳤으며 신도들의 헌혈 동참을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이정인·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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