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 브랜드 인수 시장 확보, 현지 공장 건립 비용 줄여
미 자동차산업은 생산·판매량으로 볼 때 부동의 세계 1위다. 자동차업계의 이른바 ‘빅6’ 가운데 미 GM과 포드가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두 회사가 생산하는 자동차는 한 해 1,600만여대로 전세계에서 생산된 5,000만여대의 30%정도나 된다. 지난 1999년 독일 다임러벤츠에 합병된 크라이슬러도 미국 안에서 크라이슬러, 다지 등 브랜드를 계속 생산하고 있다.
미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의 바탕은 우선 거대한 내수시장이다. 지난 해 미 인구 1,000명당 차량 보유대수는 700여대이다.
또 자동차산업 초기부터 거의 100년 가까이 쌓아온 기술력, 잘 짜여진 판매망과 함께 부품업체들의 높은 기술력은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강력한 로비력과 각종 규제를 선도하는 힘, 산-학-정 합동으로 연구개발에 나서는 등 정부의 지원도 미국 자동차산업을 지탱하는 강력한 지주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 자동차업계도 지난 1970년대말부터 일본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 품질과 판매증가율 등에서 밀리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시장의 상당 부분을 내주는 시련기가 있었다. 미시간대 자동차연구소의 마이클 플린 부소장은 “미국 회사들이 자만에 빠져 현실에 안주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미 업체들은 지난 1980년대 말부터 대규모 감원 등 경영 합리화와 함께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세계정상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1996년 1,185만여대를 생산해 일본의 1,034만여대에 151만여대 차이로 바싹 추격당했던 미국은 이후 꾸준히 격차를 늘려 지난 1999년에는 998만여대를 생산한 일본에 303만여대 차이로 앞섰다. 플린 부소장은“미국 업체들이 양적으로는 앞서지만 질적으로는 일본 업체들과 비슷해 아직 완전히 따돌렸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날로 치열해지는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미국 업체들의 노력은 크게 세계화 전략과 원가절감으로 모아진다.
미 업체의 세계화는 자동차업체들의 판매경쟁이 자국시장뿐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각 지역의 기존 브랜드를 인수해 시장을 확보하고 제휴 등을 통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한편, 현지 공장을 세워 원가를 줄이고 현지 연구소 등에서 각 지역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차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GM은 현재 세계 30개국에 70여개 공장을 갖고 있다. 기존의 셰볼레, 폰티액, 올스모빌, 뷰익, 캐딜락, GMC 외에 독일 오펠, 영국 복솔, 스웨덴 사브, 호주 홀덴, 일본 이스즈, 터키 AIOS, 이탈리아의 피아트, 알파 로메오, 란시아, 마제라티, 페라리, 이베코와 터키의 오토욜(Otoyol)을 합친 피아트 그룹, 일본의 후지중공업 등이 모두 GM그룹으로 분류된다. GM의 무스타파 모하타렘 수석경제고문은 “해외업체를 인수하더라도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회사 방침이며, 제휴는 아시아쪽에서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는 1911년 영국 맨체스터에 첫 해외공장을 세운 이래 현재 세계 25개국 112개 공장을 갖고 있다. 대중 브랜드로 포드, 머큐리, 마즈다를, 고급 브랜드로 링컨, 재규어, 볼보, 아스톤 마틴을 가지고 있다.
GM과 포드 모두 제휴 등을 통해 연구·개발을 분업화하고 있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컴퓨터를 이용한 3차원 입체영상을 활용해 이전에 진흙을 이용해 검토용 모델을 몇 개씩 만드는 데 들었던 비용과 기간을 줄이는 등 차량 개발기간도 단축시키고 있다. 또 플랫폼을 통합하거나 공유하고, 여러 제품의 부품을 공용화하는 한편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부품구매를 통해 원가를 줄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GM은 1999년 3.4%인 순이익률을 2006년까지 5%로 높이고 98년 860억달러에 이른 원재료비를 2002년엔 770억 달러로 10% 이상 삭감한다는 목표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22개인 플랫폼을 14개로 줄이고, 98년 각각 24개월, 40개월이었던 차량과 엔진 개발기간을 내년까지 모두 18개월로 줄일 계획이다. 또 현재 3,000개인 거래 부품회사 수를 2002년에는 500개로 줄인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포드는 96년 30종이었던 플랫폼을 2005년까지 16종으로 줄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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