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이상숙(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 대표)
7학년 남학생이 글을 쓰는 시간에 폭력적인 단어들을 많이 사용해서 글을 썼다. 놀란 학교는 부모들을 보드 미팅에 불러놓고는 어떻게 구했는지는 모르지만 초등학교 때 그렸던 사랑을 죽이는 전쟁(?)그림 비슷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아이에 대한 조처를 하겠다고 그야말로 심각하게 나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케이스는 학교 선생님과의 관계성이 불편해지면서 선생님으로부터 학생들 앞에서 모욕적이고 수치스런 무안을 당했기에 친구와 이메일을 주고 받다가 자신의 선생님과 학교에 대한 순간적인 끓어오르는 마음을 “I want to kill him” 그리고 “학교를 태워버리고 싶은 심정이야”라고 순간적으로 내뱉어 버리고 말았다. 그것을 이 친구는 복사를 해서 학교에다 보고를 해버렸다. 사실 그것에 대한 사전 계획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이 아닌 한 여학생의 단순한 감정분출의 발언에 불과했었지만 컬럼바인 사건에 긴장된 학교는 법정에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간 것이다.
또 다른 케이스는 사춘기에는 의례히 그렇듯이 자신과 가정에 어려움과 아픔이 생기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는데 참으로 고독감과 외로움이 가중되어 마치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절망스럽게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은 죽음, 인생의 허무라는 단어를 끄적거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청소년도 마찬가지였다.
가정에 닥친 번민과 고통스런 갈등을 이겨내기 이해 외로운 몸부림을 하는 가운데 있던 그는 학교의 컴퓨터에다 무심코 죽음이라는 단어를 찍어내려갔다. 그리고는 본인도 잊어버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학교 프린터기에 복사가 되고 있는 것을 학교당국이 보고는 굉장한 회오리바람처럼 들이닥치는 학교의 반응이 대단해 아이와 부모는 그로 인해 얼마나 어려움을 겪어애 했는지 알 수가 없다.
학교당국의 조치를 비판하려는 의도는 없다. 분명 당사자인 아이를 보호하려는 의도와 또한 많은 학생들을 위험한 상황으로부터의 보호조치 차원으로라는 이해를 하기도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러한 학생들을 향해 접근 지도하는 방법적인 면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청소년에 대한 배려나 그들이 받을 정서적, 인격적인 충격등을 감안하지 못한 무조건적인 징계로만 조처하기에 급급해하는 인상이 강한 것이다.
이들은 범법자도 아니며 가장 예민한 사춘기이며 미성숙하여 지도를 받아야하는 대상인 것이다. 이러한 작은 한 번의 실수를 조심스레 가르쳐주고 고쳐주어 아이를 실수하지 않게 바르게 세워주는 대신 신속하게(?) 징계의 조치만으로 치닫는 것으로 인해 아이는 학교생활과 나아가서는 사회생활에서 영원한 실패감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되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보게 된다.
학교가 흥분된 모습으로 학교의 규칙만을 들이대며 아이의 마음과 인격을 마구 다치게 하고 있어 어떤 면에서는 본의 아니게 문제아로 발전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경우가 흔하다. 내가 아는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학교와의 사소한 문제로 말미암아 학교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면서 자신의 설 곳을 잃어버린 낭패감에서부터 탈선이 시작된 경우이다.
학교의 법은 보다 많은 다수를 지키게 하기 위해 소수를 매장시키라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어디서도 특히 학교라는 교육의 특수현장에서는 더더구나 소수, 아니 단 한 사람의 인생도 절대 소홀히 취급되어서는 안되며 존중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자녀의 아픔을 부모가 먼저 감싸주고 함께 아파해 주자. 아픔을 함께 해주는 부모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녀에게는 이미 견딜만한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녀의 아픔을 부모에게 드러내도록 부모의 마음이 자녀에게 항상 따뜻하게 열려있음을 자녀에게 느끼게 하는 가정이 되어야 한다. 이럴 때 자녀는 자신의 아픔을 달래줄 대상을 밖에서 찾지도, 분출하는 것도 자제할 것이다.
자녀가 평범하게 일상 생활하는 것에도 세심한 관심과 배려의 마음으로 봄으로써 어떤 지도, 어떤 도움, 가르침이 필요한가를 미리 파악해서 일들이 문제로 드러나기 전에 지도하고 가르칠 수 있어야 하겠다. 아이들이 문제로 드러났다는 것은 부모로부터 그것에 대한 가르침과 지도가 필요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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