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배경, 전망제임스 한 LA시장 당선자의 유 돈 부시장 지명은 LA시의 중심 커뮤니티로서의 한인사회의 역할을 예고한 것으로 한인사회가 정치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관계 경력이 6년에 불과한 유 돈 부시장 지명자에게 시청업무 중 가장 일의 량이 많고 유권자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민감한’ 부서를 맡긴 것은 유 지명자에 대한 한 시장 당선자의 깊은 신뢰감의 표시로 분석된다.
유 지명자가 부시장으로써 맡게 될 부서는 시청 민원실(Office of Neighborhood Advocate). 민의 수렴 및 정책반영, 각종 불평·불만신고 접수가 주요 업무이다. 즉, ‘가로등이 안 들어온다’ 등 민초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주민들의 목소리는 모두 유 지명자의 손을 거쳐 한 당선자에게 보고되고 한 당선자는 유 지명자의 보고를 토대로 시정운영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유씨의 부시장 임명을 계기로 한인들의 시 관직진출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2∼3주 간 100여 주요 임명직에 대한 후속인사와 58개 커미션, 250여 커미셔너에 대한 재인선 작업이 이뤄지면 현재 여러 경로를 통해 한 당선자 사무실 문을 노크하고 있는 한인 인사들 가운데 10명 정도는 관직임명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에 지명된 7명의 부시장 중 흑인과 히스패닉은 각 1명에 불과한 데 비해 유 지명자와 중국계 로베르타 양 등 2명의 아시안을 한꺼번에 중용한 것은 한 당선자의 ‘친 아시안’ 성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다른 소수계의 불만을 의식하지 않은 과감한 인사였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한편 유 지명자의 아버지인 전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 유동화(64)씨는 "고등학교 때 파트타임으로 신문배달을 하며 땀흘리던 건강한 정신으로 모범적인 공직자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고, 서울대를 거쳐 1960년 도미한 유씨는 워싱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시애틀의 보잉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1970년 LA로 이주, 항공과학연구회사인 ‘인터내셔널 서비스 랩’(International Service Laboratory)을 운영하다 3년 전 은퇴했다.
부시장 어떤 자리LA 부시장(Deputy Mayor)직은 시장 직속의 고위직으로서 전담 분야별로 시장의 업무를 직접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
LA시 헌장에 따르면 부시장은 시장 재량으로 1명 이상을 둘 수 있으며 시장 직속으로만 일하기 때문에 고위직이면서도 시의회의 인준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시장이 직접 임명한다. 부시장의 연봉은 시 예산배정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데 연 8만∼13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장의 수는 역대 시장에 따라 각각 달라 탐 브래들리 시장 재임시 4명이었고 리처드 리오단 시장은 총 6명의 부시장을 뒀다.
제임스 한 차기 시장은 한인 유돈씨가 맡게 될 민원(Neighborboods and Constituent Services) 분야를 포함, 정책(Policy and Communication), 정부관계(Intergovernmental Relations), 특별프로젝트(Special Projects), 환경·운송·인프라(Environment, Transportation and Infrastructure), 공공안전(Public Safety) 등을 담당할 총 7명의 부시장을 지명했다.
LA시정부 한인들지금까지 LA시 고위직으로 재직했거나 역대 시장실에서 일한 한인은 대략 10여명 이내로 파악된다.
현재까지 LA시정부에 몸담았던 한인들 중 최고위직은 탐 브래들리 시장 시절 커뮤니티 재개발국 기획담당관으로 재직했던 선우 국(56)씨로 한인 3세인 그는 리틀도쿄와 할리웃 지역 재개발 프로젝트를 총지휘했다.
브래들리 시장 때 보좌관을 역임한 김준문(68)씨는 역대 시정부와 가장 오랜 기간 인연을 맺은 한인으로 꼽힌다. 김씨는 1975년 커뮤니티 연락관으로 시작, 1990년 은퇴 때까지 15년간이나 브래들리 시장실의 한인보좌관으로 일했다. 이후 김윤희씨가 역시 브래들리 시장 한인담당 보좌관으로 근무했다. 93년 출범한 리처드 리오단 시정부에서는 국제 무역담당 디렉터인 티나 최씨가 시정부내 한인 인맥을 유지해왔으며 이밖에 현재 시 회계관실 소속의 강명희씨 등 여러명이 시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현재 LA시의 한인 커미셔너로는 변창환(컨벤션위원회), 김진형(경찰국 면허위원회), 크리스토퍼 박(공항위원회), 게리 박(소셜서비스위원회), 이용태(보건위원회)씨 등 6명이 있다.
한인사회 반응한인 유돈(38)씨의 LA부시장 지명소식이 알려지자 한인사회 각계 인사들은 이번 유씨의 시 고위직 진출로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력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
하기환 LA한인회장은 "젊은 한인이 LA부시장이 된 것은 크게 축하할 일"이라며 "앞으로 한인사회와 시 행정을 연결시키는데 적극적으로 활동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주 한인상공회의소장은 "그동안 한인 경제계의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한인사회의 정치적 힘이 아직도 미약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적이 많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나아가 시의원직 등 주류 정치권에 보다 많은 한인들이 직접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찰스 김 한미연합회 사무국장은 "특히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고위직에 한인이 진출한 것은 한인사회가 정치적으로 진일보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유돈 부시장 내정자와 친분이 두터운 조 안 가주 경제개발국 LA지부 부디렉터는 "제인 하먼 연방하원의원 사무실과 시 검찰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부시장의 자리에 오른 만큼 한인사회의 자랑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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