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다’는 말은 어떤 기준이나 정도에 이르지 못하다는 뜻이다. ‘넘치다’는 말은 가득 차서 밖으로 흘러나온다는 뜻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이런 말이 사용되는 것은 적정선이 있음을 말하며 거기에 경종을 울리는 장치가 없어 이런 현상이 일어남을 알려준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어서 교육에서도 모자라거나 넘치는 현상이 생기기 쉽다.
우선 모자라는 경우를 생각해 본다. 첫째는 교육에 대한 무관심이다. 무관심까지 가지 않더라도 교육을 전적으로 학교에 일임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기본적인 터전은 가정이다. 가정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교육을 올바른 궤도에 올리기는 힘들다. 학교에서는 같은 또래의 학생들이 함께 단체생활을 하면서 주로 지적 계발을 하게 된다.
요즈음 가정 교육의 약화와 복잡한 사회 양상으로 학교 폭력이 증가됨에 따라 그 예방책으로 정직성·책임감·법 준수 등을 강조하는 ‘시민 교육’을 위한 커리큘럼을 강화하겠다고 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모자라는 현상은 학기말이 되어도 자녀가 속한 반 이름, 담임 이름 조차 잘 모르는 등 학교 행사와는 일체 무관한데 그 이유는 바쁘다는 것일 경우가 허다하다. 가정·학교·사회가 혼연 일체가 되어야 교육의 효과를 올릴 수 있음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가 하면 반대편에는 열의가 넘치는 부모도 많다. 어느 학생은 자기의 부모를 고소하겠다고 말한 일이 있다. 그 이유는 일주일 내내 혹사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간에 학교에 가고, 방과후에는 몇 가지 과외공부를 하고, 토요일에는 한국학교에 가고, 일요일에는 교회 주일학교에 가니 언제 내 시간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피해자라고 말했다.
부모는 부지런한 운전기사가 되는 일도 허다하다. 통학을 위한 운전·과외공부를 위한 운전을 합치면 어쩔 수 없이 부지런한 운전기사라야 한다. 때로는 학생들의 숙제 때문에 부모가 같이 밤샘을 한다. 학생의 숙제는 어느 틈에 부모의 숙제가 되어버린다.
이러다 보면 학교에서 학생의 성적을 따지게 되는가 보다. 어떤 부모가 교사에게 성적을 따지는 모습을 보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 글을 보면 교육상담을 하는 사람의 예의가 눈에 거슬렸던 것으로 보인다. 열의가 넘치는 현상일 수 있지만 성적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삼가는 편이 좋을 듯하며 이 때의 매너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저런 실제 예를 들어보면 교육열이 모자라거나, 넘쳐서 제대로 그 효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적당하고 바른 기준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용(中庸)이라는 말을 생각하게 된다.
중용은 어느 쪽으로나 치우침이 없고 온당함을 가리킨다. 이 말은 무난하게 둥글둥글하게 처리하라는 뜻이 아니다.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게 조절하라는 뜻으로 새긴다. 모자라면 분발해야 하고, 넘치면 자제해서 알맞는 적정선을 택하라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모자라거나, 넘치는 현상이 교육의 효과를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나 교사들의 마음에 자명종이 달린 나침반을 마련함이 좋겠다. 교육의 방향이 빗나가거나 과속을 내거나, 감정적으로 흐르거나, 이성을 잃거나 등 바람직하지 못한 처방을 할 때마다 저절로 경종을 울려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옳은 교육의 방향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개성을 발휘할 수 있고, 풍부한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돕고, 좋은 시민이 될 수 있는 소양을 쌓게 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소위 속성교육이나 인스턴트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가끔 자명종이 달린 나침반이 올바르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도 안된다.
내 주위에는 훌륭하게 잘 자란 2세들이 많이 있다. 이들을 바라볼 때의 느낌은 정성껏 가꾼 싱싱한 나무들을 대하는 느낌이다. 사람과 식물의 공통점은 가꾸기에 달렸다는 느낌을 주는 점이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대지에 우뚝 선 나무들에게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들에게는 희망이 있고 꿈이 있다. 모자라지 않고 넘치지 않는 성의와 지혜로 자라나는 묘목들을 길러야 한다. 거기에는 반드시 자명종이 달린 나침반을 가지고 있는 부모와 교사가 그들을 보호할 책임이 따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