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치 살해된 딸 범인 잡은 용감한 아버지 화제
에두아르도 갈로는 사랑하는 딸의 납치와 무참한 죽음이 또 하나의 미제의 사건으로 잊혀지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갈로는 자신이 사건해결에 직접 나섰고 마침내 살인범을 체포했다. 사람들은 현재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휴양지 테포스틀란의 별장에서 작년 7월 갱단에게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갈로는 수많은 납치사건의 피해자 가족처럼 범인들에게 1만8,500달러의 몸값과 보석을 지불했다.
그러나 25세의 딸 파올라는 납치 1주일 후 시체로 발견됐다.
검시결과 파올라는 목과 등에 총 두 발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의자 가운데 세 명은 바로 체포됐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긴 범인은 체포되지 않았고 수사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경찰의 무능에 분개한 갈로는 운영하던 회사의 문을 닫고 딸을 살해한 범인의 체포에 직접 나섰다.
갈로는 무선전화 통화기록등 사건제보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면밀히 분석했다.
지난 17일 거의 1년에 걸친 끈질긴 추적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그는 범인의 은신처를 찾아내 경찰에 알렸다. 이튿날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가 범행을 자백했다고 발표했다. 지역경찰국장은 사건해결의 공을 갈로에게 돌렸다.
갈로는 딸의 살해범을 체포하기까지의 힘들고 외롭고 괴로웠던 그간의 심경과 경위, 그리고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지난 19일자 신문에서 감정에 복받친듯 토로했다.
"내 귀여운 아가야, 나는 영원히 너를 사랑할 것이다. 너의 미소와 다정함에 감사한다. 너의 노래와 행복과 삶에 대한 사랑에 감사한다. 정의와 복수를 구별할 수 있도록 내게 불을 밝혀준 것에 감사한다. 너를 다시 볼 수 있도록 내 손을 깨끗하게. 내 영혼을 평온하게 이끌어준 것에 감사한다"
테포스틀란을 포함하고 있는 모렐로스 주경찰국장 호세 아구스틴 몬티엘은 "이 용기있는 사나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이 사건을 해결했다"고 경의를 표했다.
납치는 현재 멕시코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범죄행위다.
범인들은 피해자를 택시에 태워 몇 시간씩 끌고디니면서 은행 ATM을 이용, 현금을 강제인출하거나 수 개월씩 인질로 잡고 수백만달러의 몸값을 뜯어내기도 한다.
파올라는 운명적인 지난 7월의 어느 날 가족주말별장에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
담을 뛰어넘어 집안으로 침입한 범인들은 두 시간 동안 실내를 뒤져 보석 및 의류들을 챙긴 후 파올라를 끌고 두 대의 차를 훔쳐 달아났다.
쾌활한 성격의 파올라는 고아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등 분주한 활동을 하면서 정신분석학 석사학위를 밟고 있었다.
딸이 납치된지 1주일 후 범인들 가운데 세 명이 몸값 지불장소부근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파올라의 시체는 다음 날 인근에서 발견됐다. 당국은 처음에 이들 범인이 갈로가 고용한 구출팀에 의해 사살됐다는 얘기를 은근히 흘렸다. 하지만 갈로는 이들이 돈을 노린 경찰의 총에 사살됐고 딸은 동료들의 죽음에 대한 보복으로 납치범들에 의해 처형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몸값의 일부를 현장에서 발견했다면서 갈로에게 돌려줬지만 나머지 돈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미흡한 초동수사에 이어 답보상태를 거듭하던 이 사건은 새 주지사가 취임하면서 새로운 활기를 찾았다.
71년 간 집권했던 제도혁명당이 물러나고 지난 10월 야당이 들어서면서 경찰은 갈로의 탄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공무원과 경찰의 심한 부패로 수사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렐로스 주경찰의 납치전담반 책임자 아만도 마티네스 살가도는 지난 1998년 납치 및 살인혐의로 체포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개월 동안 경찰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면서 사건을 추적한 갈로는 범인들이 몸값을 요구하는데 사용한 공중전화의 위치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 마침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체포된 프란치스코 자모라 아레야노는 지난 18일 "내가 파올라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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