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고
▶ 이순자<아시아 태평양 상담치료센터 수퍼바이저>
"저 여자 땜에 정말 살맛 안나요. 쉬지 않고 바가지를 긁는덴 정말 미치겠어요!" "정말 꼴도 보기싫어요. 아무 여자에게나 추근덕 대고, 술마시고 밤늦게 들어오고. 우리아빠도 그랬어요. 아빠 같은 남자하고는 절대 결혼 안하려고 했는데, 결혼하고 보니까 꼭 그런 남자예요. 이젠 끝장이에요. 나도 내 인생을 좀 살고 싶어요." 15년을 노력해 봤는데도 미움만 더해가고, 아이들 때문에라도 견디려했지만 더 이상은 못살겠다는 막바지에 다다른 부부의 절규다. 둘다 뭔가 밑지고 사는 것만 같은 인생.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쉽은 간절한 욕망. 나도 한번쯤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다시 돌려 받고 싶은 심정으로 상담실을 찾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런 심정을 가진 사람이 상담실에 오는 분들만은 아닐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이 심정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내 인생’을 찾아서‘내가 창조하면서’ 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때가 많다. 하지만 실상 그렇게 사는 분들을 찾아 보기는 쉽지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주위 사람들, 특히 부모의 말과 행동의 모습을 보면서 자란다. 그 모습들이 우리뇌속에 기록되며 틀을 잡아서 성인이 되면 우린 이미 뇌속에 박혀진 그똑같은 모습으로 살게된다. 주위 분들이 서로를 사랑했던 만큼 나도 내 옆사람을 사랑하고, 화낸 만큼 화내고, 싸운 것 만큼 싸우고, 용서한 만큼 용서하며 살아간다.
“여자는 늦잠자면 못쓴다” 라고 어려서부터 강조를 받고 자란 사람은 자기가 사랑해서 결혼한 신혼초의 아내가 늦잠을 자면 "여보 정말 피곤했어? 결혼식이다 뭐다 몸이 지쳤지?"하고 사랑스럽게 말하기가 쉽지 않다. 자기도 모르게 "야, 무슨 여자가 신혼 초부터 늦잠이냐" 하고 화를 내며, 여자의 교양과 가정 교육을 들먹이게 된다. 반면에 "아이구 얼마나 피곤했니? 푹쉬고 일어나라" 하며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대하는 것을 많이 보고 자란 사람은 자기 옆에 있는 사람에게 그렇게 하게 되어있다. 이렇게 우리는 주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따라서 우리도 그런 모습으로 살도록 우리 뇌속에 이미 내모습의 형태를 짜면서 성장해버렸다.
"용서는 딱 세번이다. 삼세번" 하고 강조받고 자란 사람은 옆 사람을 네번째 용서해주려고 하면 큰 손해를 보는 것같고, 아니 큰 범죄라도 저지르는것 처럼 느껴져서 용서의 한계를 제한하게 된다. 화나면 밥상을 엎는 습관이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 하버드를 졸업한 고학력자라도 화가 나면 밥상을 엎는 무식한 행동을 하고도 부끄러워 하지 않을 수있다. 화났을 때 부인이나 자식을 때리는 부모밑에서자란 사람은 명성높은 신앙인일지라도 화가 나면 부인이나 자식을 구타하면서 자기에겐 아무 잘못이없다고 확신하며 살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 뇌속에는 그방법 외에는 달리 문제 해결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내인생을 내가" 살려면 뇌속에 없는 새로운 삶의 모습을 개발해야한다. 남편이 밖으로 나돌때 못살겠다고 싸우면서 소리치는 모습은 "내가 원하는 모습인가" 아니면 내 어머니의 모습인가를 점검하면서 남편이 밖으로 도는 이유를 알아내면서 집에 있고 싶은 욕망을 다시 회복할수 있도록 내 모습을 교정하며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새 삶을 살수도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내인생 내가 산다" 는 말은 내게 주어진 모든 과거의 영향들에서 나를 해방 시킬수 있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내삶의 모습을 하나씩 점검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의 영향을 받아 오늘 어떤 모습으로 말하고 행동하며 어떤 관계의 모습을 그리며 어떤 사람의 모양을 재현 하며 사는지를 재검토하는데서 부터 시작한다는 말이다. 그다음엔 나는 정말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바꾸고 싶은 지를 생각하며 계획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 다음에는 그 모습을 연습하며 식구들에게 변한 모습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삶의 모습을 재확립하며, 용서의 한계를 확장하며, 관계의 주고받는 형태를 교정하며, 내모습을 나와 내주위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창조해 가며, 내가 진정 원하는 모습으로 능동적으로 나를 창작해 나가는 일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이렇게 살 수 있는 선택의 자유와 힘이 주어져있다. 주어진 삶의 힘을 이용해서 멋지게 자기 삶을 펼처가는 분들이 많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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