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32돌 대하시리즈 - 제1편 알래스카 한인들 [4]
▶ 프루드호만 유전 하루 160만 배럴 생산
알래스카가 갖고 있는 위대한 힘의 원천은 풍족한 지하자원이다. 알래스카의 북부연안 프루드호만 유전에서는 하루 16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총 연장 800마일의 송유관(Trans Alaska Pipeline)을 타고 흐르고 중부의 탄광촌 힐리에서는 연간 80만 톤의 석탄이 한국으로 수출되기 위해 1년 내내 알래스카 종단철도를 달린다. 알래스카의 지하자원은 21세기 미국 경제의 젖줄이다. 20세기의 알래스카가 금광개척과 유전개발로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면 21세기의 알래스카는 천연개스관 건설을 통해 세계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입장에 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는 ‘파이프라인이 1개만 더 생기면 예전처럼 돈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 (One more pipeline, I won’t waste any money this time)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1970년대 중반 침체의 알래스카에 경제도약의 희망과 가능성을 선사해 준 송유관 공사처럼 현재 추진되고 있는 천연개스관 공사가 하루 빨리 착공돼 제2의 경제부흥기를 맞아보자는 기대의 말이다. 프루드호만에 매장돼 있는 천연개스는 총 34조 큐빅피트로 미 전체 매장량의 20%에 달한다. 이 지역의 원유 매장량이 미 전체 매장량의 33%를 차지하고 있으니 천연개스관이 건설돼 본격 개발되면 알래스카 경제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사업타당성 검토가 한창 진행중인 천연개스관 공사는 알래스카 주 정부와 천연개스 개발을 위한 민간 컨소시움이 한국 등 동북아수출을 목표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려되고 있는 개스관 루트는 기존의 원유 송유관과 같은 프루드호만-발데스 간의 800마일 구간과 프루드호 만에서 캐나다를 거쳐 워싱턴주까지 연결되는 2,000마일 구간 등 두 종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 엑손, 필립스 페트롤리움 등이 컨소시엄 멤버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윌리엄 비트너 앵커리지 명예총영사는 "올해 11월께 천연개스관 공사일정이 확정되면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기업들이 사업참여를 위해 알래스카의 문을 두드릴 전망"이라며 "숙식도 제공받고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어 본토에서 찾아오는 한인들도 상당 수 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루드호만의 캑토빅에서 ‘북극곰과 춤을’(Dances with Polar Bears)이라는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해리스 양씨는 "최근 유전과 함께 천연개스가 집중 개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 전국의 언론은 물론 영국 등 유럽국가 언론과 정부 관계자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인구라고 해봐야 300명에 불과한 오지이지만 새 천년을 맞아 미국 경제의 번영을 약속해 주는 심장부로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씨는 지난 1972년 알래스카에 정착, 1991년부터 캑토빅 우체국장으로 약 7년 동안 일했으며 은퇴한 뒤에도 도시로 돌아가지 않고 캑토빅에 남아 호텔을 오픈 했다.
1968년 터진 프루드호만의 유전은 침체됐던 알래스카를 30년 만에 희망의 땅으로 바꿔 놓았다. 특히 알리예스카 파이프라인사(Alyeska Pipeline Service Company)가 1974년 착공, 3년 간의 공사끝에 1977년 6월20일 완공된 송유관은 총 투자액 80억 달러, 투입인력 2만여명, 해발 4,800피트의 산맥과 34개의 강 건너는 대 역사였다.
혹한과 각종 사고로 공사기간 중 60여명의 인부가 목숨을 잃었지만 지상(420마일)과 지하(380마일)를 오르내리는 송유관은 기차로 21차례를 왕복해야 겨우 실어나를 수 있는 엄청난 양의 원유를 수출항인 발데스로 수송하고 있다. 송유관은 알래스카의 자존심이자 경제도약의 밝은 미래를 약속해 주는 상징이다.
프루드호만의 총 원유매장량은 75억 배럴. 미 전체 매장량의 33%, 주 정부 재정수입의 85%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이 알래스카의 경제를 ‘유전 속에서 헤엄을 치는 경제’라고 표현하는 것도 과장이 아니다. 또 확인된 석탄 매장량만도 1,600억톤, 임업지는 494억 큐빅피트(2,800만 에이커), 수산물 연간 어획량은 60억파운드에 달해 지하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자란 한인들에게는 부럽기만 한 사실이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알래스카의 두 번째 교역 파트너이다. 1999년 현재 알래스카의 대한 수출은 연간 4억5,000만달러로 10년전의 1억6,100만달러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종류별로는 원유와 석탄이 48%로 가장 많고 수산물 24% 원목 9% 비료 10% 등의 순이다. 석탄의 경우 한국은 알래스카의 유일한 수출상대국이다. 매년 수워드항에서 현대상선의 7만톤급 화물선을 타고 10∼11회에 걸쳐 70만 톤 이상의 석탄이 한국으로 수송돼 하동 호남발전소 등에서 산업용 자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 수출되는 석탄은 국내 수요의 5∼8% 분량이다.
한국과 알래스카간의 교역은 지하자원의 수출입에 의존돼 있다. 과거 삼환기업 등 몇몇 한국 기업들이 알래스카 내 공공사업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인적, 기술적 교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비트너 명예총영사는 "알래스카에는 한국에 부족한 천연자원이 넘쳐흐르고 한국은 알래스카가 갖고 있지 않은 풍족한 인적자원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천연개스관 공사를 기점으로 알래스카에 또다시 경제 붐이 일게 되면 IMF사태 이후 위축돼 있는 한국기업들도 이 땅을 통해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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