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5 공동선언 1주년 특집
▶ 6.15 공동선언 1년, 한인사회에 미친 영향
역사적인 6·15남북공선언은 미주 한인사회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결코 가까이 해서는 안될 상대로만 여겨왔던 북한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됐고 사상과 이념의 벽을 뛰어 넘어 한핏줄이란 동족개념을 느끼기 시작했다. 또 한인단체들은 그동안 존재자체를 외면했던 친북단체들과 함께 행사를 공동주최하는 등 서로의 이해와 교류를 늘리기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주요인사들을 통해 이 선언이 한인사회에 미친 영향과 앞으로 한인들이 해야 할 과제를 살펴봤다.
▲이채진 교수(클레언몬트 매캐나칼리지·정치학)
작년 6월 이후 남북관계는 빠른 속도로 관계가 진전돼 오다 부시정권이 출범하면서 소강상태를 맞고 있으며 지금은 남북한과 미국이 지난 1년을 재검토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6.15선언이 미주 한인사회에 남긴 가장 큰 수확은 적대적 관계였던 친북단체들과 교류를 시작하는 등 화합을 위한 커다란 변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한인들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한인사회와 친북단체들이 막 시작한 화합노력은 남북관계와 직결돼 있음을 직시해야 하며 이는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 지면 한인사회에 불어 온 변화의 조짐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한인사회는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하며 어느정도 영향력도 있다고 본다.
남북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위해 우리는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공동사업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며 비정치적 분야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친남·친북 인사외에 중도세력도 이해·화합 노력에 동침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모든 움직임이 1세 중심이라는 점을 깨닫고 2-3세들에게도 이를 알려줘야 한다.
▲김현환 목사(재미동포연합 서부지역 사무국장)
6.15선언은 북한에 대한 미주 한인사회의 인식을 바꾸는데 공헌한 것은 물론 북한의 실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본다. 또한 한인언론들이 그동안 북에 대한 부정적 보도자세에서 벗어나 화해와 협력, 교류 쪽으로 분위기로 변모한 것도 중요한 변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면 획기적인 제2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미주 한인사회와 북한과의 교류는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북한을 무조건 폐쇄적인 국가로 보는 한인들이 적지 않지만 사실과 다르며 항상 문은 열려 있고 전문인들의 북한방문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제대로 알져지지 않았던 북의 내면적인 것들을 접할 수 있고 이해도 넓혀질 수 있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한인사회는 미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해야 하며 그동안 진행돼 온 대북지원 사업도 계속돼야 한다. 북한에 대해 강한 불신을 갖고 있는 보수층도 한반도 분단의 역사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어쩔 수 없이 이뤄졌음을 이해하고 거국적인 자세에서 북한을 한 동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강신권 목사(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세계본부 집행위원장)
작년 6월 남북정상의 만남은 미주 한인들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던 긴장감을 일부나마 해소하는데 기여를 했다고 본다. 또한 친북단체들이 한인사회 중심부로 나와 함께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북한정부도 공동선언 이후 해외동포에 대해 더욱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안다.
그동안 서로 등을 돌렸던 단체들이 서로 힘을 모아 공동사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여기고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100만 미주 한인들이 모두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마련돼야 하며 개인적 이득이나 정치성이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치적, 사상적 접근방식이 아닌 한민족 공동체라는 순수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우리가 펼쳐야 한다.
남한과 북한이 주장하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한인사회에 들여올 경우 우리의 노력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여과도 필요하다. 미주한인사회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남북한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양은식 박사(범민련 의장)
공동선언이 발표된 뒤 친북인사로 규정된 우리를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고 한반도 분단 문제에 대해 긍정적·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작년 8월 광복절 행사에 친북단체들이 참여한 이후 점차 상호 협력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도 중요한 결실이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북한 역시 사람이 사는 곳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공통적인 고민도 있다. 북한은 지금 체제를 보존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루려는 두 마리 토끼를 쫒고 있다. 때문에 속도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중국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남북한 어느족과 가까이 지내는 것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민족임을 깨달아야 한다. 대북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특히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한반도 분단 현장에 미국이 있었던 만큼 평화정착과 통일을 위해 우리가 미국을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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