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11월9~17일)가 장편 극영화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의 젊은 신인감독들을 선정, PPP(Pusan Promotion Plan) 기간 중에 국내외에서 PPP에 참가한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들에게 공식 프로그램인 ‘Pitch (가제.)’를 마련, 감독들에게 직접 프리젠테이션 할 기회를 주는 PPP의 새로운 공모 제도를 선보인다.
PPP 기존의 공식 프로젝트 선정과는 별도의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이름은 ‘New Directors in Focus’ (이하 NDIF).
그동안 PPP가 아시아영화 프로젝트에 집중했다고 할 때, NDIF는 국내의 숨어있는 신진 영화 작가 발굴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PPP가 가진 ‘아시아 영화의 부흥’이라는 목표와 더불어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이야말로 PPP 존재의 필연적인 정체성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NDIF에 응모하려면 우선 단편영화를 1편 이상 연출하고 장편 데뷔를 하지 않은 감독과 제작이 진행되지 않은 장편 영화 트리트먼트 혹은 시나리오 보유 감독과 10월15일까지 시나리오 제출이 가능한 사람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9월초 발표를 한다.
최종 선정된 감독들은 PPP행사에 초청돼 항공 및 숙박이 제공되며 협찬사 동양 제미로로부터 1,5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문의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02-3675- 5097).
PPP의 NDIF가 각종 신인감독 공모제도와 다른 점은, 공모에 참가하여 선정된 감독들이 그들의 시나리오를 직접 제작사와 투자사들에게 공식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Pitch’는 한국 영화산업 내에서는 다소 낯선 개념의 방식일 수 있지만 이미 미국에선 익숙한 프레젠테이션의 한 방식.
올해 칸 영화제 기간에는 세계적인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주최하는 ‘Pitch Me’콘테스트가 개최되어, 세계 각국의 젊고 유능한 신인 감독들이 응모, 이 중 엄선된 5명의 감독들이 각자의 프로젝트를 제작사와 투자자들 앞에서 한껏 펼쳐보여 갈채를 받았다.
이와 함께, 미국 영화계는 자국의 독립 영화 마켓인 IFP(Independent Feature Project)를 지난 22년 동안 운영해왔다.
IFP는 자국의 독립영화 감독들의 작품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작가협회와 연예전문지인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후원하는 마켓으로 Work-in- Progress(프로젝트 마켓) + Script (시나리오) 마켓 + No Borders(공동제작 마켓)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프로젝트+시나리오 마켓을 합친 것이 우리의 NDIF와 비슷한 일종의 프리 마켓이다.
이 역시, 미국이 블록버스터를 생산해내는 거대한 영화 시장을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얼마나 자국 내 젊고 독창적인 영화 인력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이다.
PPP는 아시아에서 기획되는 영화들 가운데 유망한 작품을 공식 프로젝트로 선정, 세계 각국의 투자자, 배급사, 기금 운영자들을 연결하는 한국 영화 산업 최초의 프리 마켓(Pre- market)이다.
그간 프룻 첸, 왕 샤오슈아이, 이와이 슈운지, 린 청셩 등의 스타 감독들을 계속 배출했으며, 이 야심찬 아시아의 젊은 감독들은 속속 베를린, 베니스, 칸 영화제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적인 감독들로 부상했다.
첫 해의 성공적 개최에 이어 올해로 네 해째를 맞는 PPP는 이제 아시아권을 뛰어 넘어 세계 최대의 아시아 영화 프리 마켓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회 PPP에는 총 35개국 500여 명의 국내외 게스트가 참여했으며, 22편을 공식 프로젝트로 선정하여 활발한 미팅이 이루어졌다.
이는 전 해의 17편보다 4편이 증가한 것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매해 신인, 거장의 구분 없이 유망한 감독과 쟁쟁한 프로듀서들의 신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3회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지대한 관심 속에 신청이 쇄도했으며 아시아 각국에서 참가를 신청하는 프로젝트들의 내용과 구성이 한결 탄탄해지는 성과도 동시에 거두었다.
이처럼 PPP가 전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바로 PPP가 가지는 ‘다양성’ 때문이다. 그동안 PPP는 프로젝트 선정에 있어 전지역을 두루 포괄하는 선정기준과 차별성으로 폭넓게 프로젝트를 선정해왔다.
이는 홍콩과 일본의 마켓이 자국 프로젝트에 우선권을 두고 선정에 치중하는 경향과 매우 차별되는 점이다.
이처럼 자국 작품을 포함한 범아시아적인 시각에 입각한 마켓 운영과 ‘포괄적인 다양성’이야말로 오늘날 PPP가 세계적인 행사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간의 성과를 살펴 보면, PPP의 성과는 자못 눈부시다. 제1회 PPP의 공식 프로젝트인 지아 장 커의 ‘플랫폼’이 작년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1회 때 PPP를 방문했던 로우 예 감독의 ‘수주’는 공동 투자자를 얻어 영화를 완성, 작년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타이거상을 수상했다.
2회 PPP 공식 프로젝트인 <베텔넷 뷰티>(린 청셩)와 <베이징 자전거>(왕 샤오슈아이)는 올해 제 51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각각 최우수 감독상과 은곰상을 거머쥐었다.
이외에도 올해 제 54회 칸 영화제에서는 3회 PPP 공식 프로젝트인 아크탄벡 압디칼리코프 감독의 <원숭이>와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의 <길>이 공식 초청되어 PPP의 안목과 저력이 이미 국제적으로 재확인된 바 있다.
한편 이와 더불어, 한국 프로젝트인 <수취인 불명>(김기덕)은 이미 제작이 완료되어 작품성을 인정받고 개봉 중에 있으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장선우) 역시 한창 제작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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