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례 컨벤션서 폭동 진압훈련, 신형장비 전시 미국 수형인구 200만명, 연간 400억달러 소비
갑자기 철문이 휙 열리더니 누군가가 무엇을 던져 넣었다. 그것이 폭발하면서 SWAT팀이 ‘웨스트버지니아 교도소’ 카페테리아로 떼지어 진입했다. SWAT팀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적색광을 뿜어내는 플랙시글래스 방패를 쥐고 있다.
재소자들은 스티로폼 쟁반과 음식을 던지며 저항한다. 으르렁대는 독일 셰퍼드를 앞세우고 어깨와 어깨를 맞댄 SWAT팀은 전진을 계속했다. 재소자들은 의자를 던지면서 후퇴했다. 한 사람이 맨 앞줄의 교도관에게 덤비다가 콘크리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유리창 넘어 구경하던 관중은 “잘했다”며 응원을 보냈다.
관중은 전국 감옥에서 모인 교도관들. 대부분의 ‘재소자’ 역시 교도관들이고 SWAT팀은 미네소타에서 왔다. 이 소동 역시 이 곳에서 4일에 걸쳐 시행될 36차례의 ‘모의 감옥 폭동’ 진압훈련 시리즈의 1탄이었다.
미네소타 SWAT팀이 최루탄을 쏘며 앞으로 나아가자 재소자들은 하나씩 포기하고 콘크리트에 바닥에 엎드렸다. 경적이 울리면서 폭동의 끝났음을 알렸다. 관중은 환호했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누군가 잘못해서 진짜 최루탄을 발사한 바람에 재소자들은 밖으로 달려나가 기침을 하며 숨을 헐떡였고 눈물을 줄줄 흘렸다. 모의 감옥 폭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로렌스 코시바는 “불활성 최루탄을 쏘도록 돼 있었다”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지만 훈련은 아직도 35번이 더 남아 있다.
최근 웨스트버지니아주 윌링의 라마다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만찬으로 시작된 제5회 모의 감옥 폭동에는 35개주에서 참가한 덩치 좋은 교도관(간수란 말은 정치적으로 옳지 않다)들로 가득했다. 그 대부분은 “SWAT”(Special Weapons and Tactics), “CERT”Corrections Emergency Response Team), 혹은 “SORT”(Special Operations Response Team)란 이름이 붙은 전략 팀의 멤버들이었다. 1997년부터 윌링 예수회 대학내 연방지원 프로그램인 ‘법집행 테크놀러지 상품화 사무소’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교도관, 학생, 그리고 하이텍 교도소 용품을 팔고자 하는 상인 등, 거의 1,400명이 참석했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200만명을 감옥과 구치소에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숫자는 비교적 새로운 것으로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재소자의 수는 10만명중 110명으로 수십년간 안정된 상태였다. 그러다 1980년대에는 그 2배가 되고 1990년대에 또 다시 2배가 늘어났다. 1999년에는 10만명당 476명으로 집계됐으며(지역 구치소 제외) 연방 교도소 재소자 수는 1980년에 2만4,000명에서 1990년에는 5만4,000명, 2000년에는 12만2,000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 이유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범죄가 늘어 정치가들이 형량을 증가시키고 의무 최저 형기를 법으로 정했으며 가석방을 없애버린 곳도 있다. 감옥의 수도 크게 늘어나 지난 25년간 1,000개가 지어졌다. 교도관 역시 1985년에 10만900명이던 것이 2000년에는 23만1,800명이 됐다. 요즘 교도소는 연간 400억달러 규모의 비즈니스가 됐다.
그러니 국내 대부분의 산업처럼 감옥에서도 컨벤션과 무역 박람회가 열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정보를 나누고 모의 감옥 폭동 제압 훈련과 같은 일을 통해 새로 개발한 기구들을 과시한다.
새로 시판되고 있는 물건 중에는 고무 녹탄과 비치명적 콩주머니 탄환도 있고 연기 수류탄과 그 발사대, 여분의 수류탄을 지날 탄띠 등도 있다. 사람을 위한 여러 가지 방탄복은 물론 경찰견을 칼이나 총으로부터 보호해줄 방탄 조끼도 있다. ‘테이저’ 피스톨이라는 총에서 발사된 조그만 금속 탐침을 맞으면 전기 충격으로 중추신경이 마비되어 사지가 뻣뻣해지면서 쓰러진다.
고된 모의 폭동 진압훈련으로 하루를 보내고 교도관들은 한 방탄조끼 제작사가 주최하는 맥주 파티에 참가한다. 남녀 비율이 약 20대1인 교도관 사회에서 여성 교도관들은 즉시 남성 교도관들로 둘러싸인다.
그 사이에서 조지아주 풀튼 카운티 구치소의 환경 건강 코디네이터 앵거스 리드는 맥주를 들고 혼자 서 있었다. 그는 구치소에서 제소자들이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는 표백약을 제거하고 대신 마셔도 괜찮을 정도로 독성이 약한 다른 물질로 대체했다. 리드는 감옥 관련 문제들을 심사숙고하는 교도관으로 AIDS나 마약중독자들, 또 감옥이 아니라 병원에 있어야 할 정신질환 재소자의 증가 등을 안타까워하는 사람이지만 이 모임에 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일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또 갑자기 강철 문이 열리고 누군가 던진 것이 폭발하면서 SWAT팀이 카페테리아로 진입했다. 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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