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쇠고기보다 지방, 칼로리 낮아 인기.. 덜익힌 연한 맛 일품, 가격 비싸 흠
‘버팔로 클럽’이 매릴랜드주 베데스다의 트라가라 식당에서 식사할 때 웨이터들은 버터는 빼놓고 빵을 서브한다. 주방장 미셸 로디어도 크림이나 계란 노른자, 새우 같은 것은 아무 요리에도 쓰지 않는다. 야채는 닭 고은 국물과 올리브유로 무치고 디저트로도 파인애플 구운 것에 저지방 파이애플 요구르트를 낸다.
‘버팔로 클럽’은 ‘서버번 하스피털’ 심장 재활 프로그램 환자들의 모임으로 함께 운동을 하면서 한 달에 두 번씩 만찬도 같이 한다. 메뉴의 중심은 두껍고 부드럽게 반만 익힌 들소의 등심(sirloin) 스테이크, 그들이 죄의식 없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붉은 살코기다.
숫자를 비교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농무부에 따르면 날 들소고기 안심 스테이크 3.5온스에는 2.4그램의 지방과 116 칼로리가 들어있지만 같은 크기의 날 쇠고기에는 8.3그램의 지방과 161 칼로리가 들어있다. 최근 국립보건연구소의 식이 콜레스테롤 기준이 개정됨에 따라 지방 섭취에 주의해야하는 사람은 쇠고기 대신 들소고기를 먹는 편이 더 안심된다.
북미산 들소, ‘바이즌(bison)’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버팔로’라 부르는, 털이 길고 뿔이 달리고 등이 굽은 놈으로 한때 미 대륙에 없는 곳이 없어 1800년대 초만 해도 6000만 마리 이상이 초원과 숲에서 키가 큰 풀을 뜯어 먹으며 어슬렁거렸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들소 한 마리를 가지고 먹기도 하고 옷도 해 입고 집도 짓는 등 하나도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이용했다.
그러나 유럽서 온 백인들이 서부로 몰려들면서 마구잡이로 잡는 바람에 1900년 경에는 1500마리도 남지 않았지만 요즘은 35만마리 정도로 불어나 더 이상 멸종 위기가 운운되지는 않는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나 몬태나의 국립들소피난지, 개인 농장에 가면 떼지어 노니는 들소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미국 최대의 들소 집결지는 미디어업계 거물 테드 터너가 소유하고 있는 몬태나와 네브라스카, 뉴멕시코의 농장으로 2만5000마리가 있다. 그래도 요즘 들소 고기와 종자 수요는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고 전국들소협회는 말하고 있다.
들소는 소처럼 손이 많이 가는 가축이 아니라고 버지니아주 샬로츠빌 소재 ‘조지타운 팜’의 마케팅 담당자 데이빗 호잇은 말한다. 천성적으로 질병에도 강해서 이 농장은 들소를 항생제나 호르몬, 스테로이드를 줄 필요 없이 22~30개월동안 제멋대로 놓아 먹인다.
그러다가 버지니아의 ‘버팔로 힐’에서 고기의 맛과 질감을 좋게 하기 위해 90일간 귀리와 알팔파, 유전자 병형이 되지 않은 옥수수를 먹인다. 1998년에 문 연 버팔로 힐은 농무부가 검사하는 도축장으로 전 시그램사 CEO 에드가 브론프맨 소유의 주말 농장 조지타운 팜의 푸줏간이기도 한데 현재 미시시피강 동쪽 최대 규모의 들소고기 생산업체는 조지타운 팜과 버팔로 힐이다.
한때 타조고기와 함께 이색 육류로 꼽히기도 했지만 이제 미국의 토종 붉은 고기인 들소 고기는 점점 메인스트림으로 파고 들어 조지타운 팜의 들소고기 판매고는 작년에 2배로 늘었다. 더 기름기 없는 고기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들소고기는 제대로 요리하면 아주 부드럽다. 사냥한 야생동물 냄새 같은 것은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레어’나 ‘미디엄 레어’로 요리할 때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지 “‘미디엄’이나 ‘웰 던’으로 익히면 질겨진다”고 워싱턴 DC의 빌리 마틴스 테이번의 주인인 빌리 마틴은 말하는데 이 식당에서는 14온스짜리 들소고기 안심 스테이크를 29달러95센트, 들소 버거는 7달러 95센트에 판매한다.
가격은 사실 들소고기의 약점이다. 간(ground) 들소고기의 소매가는 파운드당 5~6달러나 하며 안심(rib-eye) 스테이크는 파운드당 16달러로 아무나 사먹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일단 맛을 본 사람들은 그 정도 맛과 영양가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고 호이트는 장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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