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보다 땅값이 저렴한 교외지역 주택가에 골프 ‘퍼팅 그린’(putting green) 설치가 유행이다. 이는 골프인구가 미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다가 골프를 즐기는 중년층 이상 인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증가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때는 교외 주택 건축시 테니스 코드 설치가 유행이었다가 그것이 수영장으로 바뀌었고 이번에는 짧은 페어웨이에서부터 퍼팅 그린에 이르기까지 ‘뒷마당 골프장’이 새로운 풍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라스베가스의 한 건축업체 사우스웨스트 퍼팅 그린스사는 지난해에 200개의 주택 퍼팅 그린공사를 했다. 이 업체는 1998년에는 100개의 퍼팅 그린공사를 했었고 은퇴지로 각광받고 있는 애리조나 피닉스에는 이미 5,000여주택이 뒷마당에 퍼팅 그린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백 야드에 자기만의 퍼팅 그린을 가지고 있는 주택은 미전국에 25만여채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지난 한해에만도 9%나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 3년간 뒷마당에 퍼팅 그린을 시공해 주는 업체도 미전국적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에 따르면 올해 매출액은 작년에 비해 20∼30%가 더 증가할 예상이다.
뒷마당에 퍼팅 그린을 설치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골프광’들이 많아진 탓도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새롭게 선보인 인조잔디가 퍼팅 그린공사 값을 대폭 낮춘 것에도 크게 기인한다.
진짜 잔디를 심어 퍼팅 그린을 만들려면 적어도 1만2,000달러의 공사비가 필요하고 거기에 연간 1만달러의 관리비가 지출된다. 퍼팅 그린은 잔디의 결이 보드랍고 촘촘하며 또 평평해야 하기 때문에 매일 물을 주고 깎아주고 병충해를 방지해 줘야 하는 등 애완동물처럼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요즘 나오고 있는 인조 잔디는 진짜 잔디처럼 보드라워서 맨발로 다녀도 될 정도로 결이 곱고 진짜 잔디에 비해 물을 줄 필요도 없으며 관리가 훨씬 수월하다. 물론 모양새 면에서는 진짜 잔디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흥정만 잘하면 3,000달러 시공 값만으로도 뒷마당에서 아침저녁으로 퍼팅 연습을 할 수 있으니 이를 선호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고 있다.
게다가 퍼팅 그린은 영구적인 건축물이 아니라 언제든지 변경 가능한 조경공사의 일환으로 취급되는 것도 한 매력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따질 때도 수영장을 파려면 적어도 3만달러가 소요되며 연중 수영장을 사용하는 기한이 제한적인데 비해 퍼팅 그린은 5,000달러 가량으로 설치할 수 있으며 연중 내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이를 선호하는 그룹들의 변이다.
주택 소유주협회나 지역 빌딩 커미셔너, 혹은 자연환경 보호론자들로부터 반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퍼팅 그린을 설치하려면 있던 나무를 잘라 내야하며 공이 잘못 날아가면 이웃집 주민이나 아이들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반대이론 배경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뒷마당 퍼팅 그린 설치는 분명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여기에 더 사치를 부리는 땅 넓은 주택 소유주는 4홀 코스에 신장 모양의 퍼팅 그린에 모래 벙커까지 곁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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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마당 퍼팅 그린 설치비용 ◆인조 잔디-스퀘어피드당 8∼24달러. 부드러워 맨발로 다녀도 될 정도다. 밑을 돌로 하는 것이 시공비가 저렴하지만 잔디가 옆으로 누울 폐단이 있으므로 밑바닥은 콘크리트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
◆깃발과 핀-28∼43달러. 퍼팅 그린이 뒤뜰의 일반 잔디와 확실히 구별되려면 깃발이 필요하다. 실크스크린에 그린 소유주 이름이 박힌 깃발 9개 세트는 120달러이다.
◆골프 볼 닦게-240달러.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뒤뜰이 전문 골프가의 집처럼 보일 수 있다.
◆골프 벤치-215∼385달러. 스윙이나 숏 게임 연습을 하다가 앉아서 시원한 드링크나 맥주 한 캔을 마실 수 있다.
◆스프링클러 시스템-1,000달러. 일반 잔디와 같은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나 확실히 배수가 잘 돼야 한다. 퍼팅 그린이 젖어 있으면 잔디가 질병에 걸리기 쉽다.
◆잔디 깎기-연간 6,000달러의 관리비가 필요하다. 물론 진짜 잔디의 경우에만 해당된다. 전문가에 따르면 진짜 잔디 퍼팅 그린은 매일 관리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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