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리너스 ‘코리안 기대주’ 백차승·추신수 자신만만
시애틀 매리너스의 새로운 간판 스타로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일본인 이치로 스즈키와 가즈히로 사사키가 앞으로 3년 뒤쯤 한인 기대주들에 밀려날지도 모른다.
부산고등학교 2년차 선후배로 나란히 고교 졸업 전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은 백차승, 추신수 선수의 기량이 급성장, 조만간 빅 리그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올림피아에 있는 이재우 전 OB 베어스(현 두산) 감독의 집에서 모처럼 함께 짧은 휴가를 즐기던 31일, 본보 기자의 방문을 받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 어떻게 지내나?백 : 현재 매리너스 산하‘하이-A’팀인 샌버나디노에 머물고 있다. 시즌 개막 전 컨디션이 너무 좋아 첫 경기에서 무리 한 탓인지 전에 부상당한 팔꿈치에 다시 이상이 있어 검사 차 시애틀에 들렸다.
추 : 피오리아 루키군에 머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고교 때 주로 투수로 활약, 타격을 등한시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다.
- 미국 생활 중 어려운 점이 있다면?백 : 야구로 눈을 뜨고 야구로 눈을 감는 빠듯한 일정으로 어려움을 느낄 시간도 없다. 얼마 전 팀 동료들과 낚시 간 것이 미국에서 첫 나들이였다. 마이너리그에선 원정경기 이동을 버스로 하는 데 6~7시간 자동차 여행이 좀 힘들다고 느끼지만 이젠 익숙해져 괜찮다.
추 : 정식 팀훈련에 임한 것은 약 2개월로 언어 문제가 역시 걸림돌이다. 야구는 해 온 대로 하면 되지만 말은 그렇지 않다. 말만 트이면 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 한인을 자주 접하나?
백 : 거의 못한다. 한인 식품점에 라면 사러 두어번 가본 것 빼고 한국사람 구경을 못했다. 물론 그분들도 내가 야구선수라는 것을 모르고...
추 : 한국사람 구경을 거의 못했다. 미국 체질인지 미국음식이 입에 맞아 일부러 한국식당을 찾지 않는다.
- 백선수의 부상 경위를 상세하게 말해달라.백 : 시즌 개막 때 날씨가 쌀쌀했는데 좀 무리 한 듯 싶다. 6회를 던졌는데 좋지 않았다. 다음 경기에서 3회를 던지고 자진강판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시애틀 매리너스 주치의 래리 페디가나 박사에게 보이러 왔다.
추 : 나도 투수로 계속 선수생활을 했더라면 같은 처지가 됐을지 모른다.
- 매리너스와 계약 시 대서특필된 후 한동안 조용해 메이저리그 진입이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백 : (메이저리그 진입이) 말처럼 쉽지 않다. 자신감만이 아닌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처음 계약을 맺고 빠른 승격을 내심 바랬으나 지금은 나이도 아직 있고, 완벽히 배운 뒤 빅리그에 들어가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더욱 값지다고 생각한다.
추 : 막 시작하는 신인으로 뭐라 말한다면 건방지겠지만, 앞으로 3년 뒤 빅 리그에 진입하는 것이 현재 목표다.
- 올 성적을 말해달라.백 : 팔꿈치 부상으로 거의 개점 휴업상태였다. 총 9이닝 동안 방어율 2.00을 기록했다.
추 : 매일 연습경기를 하고 있어 정확한 타율은 모른다. 팀에서 1번과 3번을 치고 홈런은 없고 도루는 2개 기록했다. (백선수가 끼어들며) 한 3할 이상은 친다는 소식을 통역 겸 매니저인 제이 형(이재우 감독 아들)한테 들었다.
- 이치로가 한창 뜨고 있다. 투수와 타자로서 본 이치로의 강점은 무엇인가?백·차 : 볼 컨택이 좋다. 천재적이다.
백 : 신수가 제 2의 이치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같은 얼굴색에 체격도 비슷하고 왼손타자에 발도 빠르고 어깨 강한 외야수고...
추 : 지난번 매리너스와 샌안토니오 AA팀과 경기 때 나도 출전했다. 그 때 이치로와 인사했는데 닮지 않았더라. 체격은 비슷했지만.
- 메이저리그 선수와 같이 경기를 했다는 것이 부담이 되었을 텐데.추 : 메이저리거는 3회까지만 뛰고 다음부터 루키 군이 뛰어 한 팀으로 뛰었다고 보긴 힘들다. 센터로 출장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각오를 새롭게 해주었다.
- 추선수를 알아보던가?추 : (마크) 멕러모어가 밥을 먹다가 날 보고“어이, 추”하면서 인사를 했다. 구면인 (프레디) 가르시아와도 인사했다.
백 : 신수 소문이 벌써 쫘하다.
- 앞으로 계획은?백 : 검사결과에 따라 올 시즌 계획이 많이 변경될 것으로 보여 정확히 말하기 힘들지만 여하튼 열심히 하겠다.
추 : 6월5일부터 열리는 루키 군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영어실력 늘리는 것도 숙제다.
- 워싱턴주 한인들에게 인사해달라.백 : 열심히 하겠다.
추 : 우리가 올라오면 야구장을 많이 찾아달라.
이재우 감독은 백차승이 속한‘하이-A’는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젊은 선수를 키우는 일종의 인큐베이터 팀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면 더블 A나 트리플 A팀에 잠시 올렸다가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진입시키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켄 그리피 주니어도 이 코스를 밟았다.
추신수에 대해 이감독은“팀에서 이치로를 능가할 재목으로 손꼽고 있다”며 착실히 실력을 쌓으면 대성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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