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데일과 랭카스터 한인 비즈니스의 특징은 한인 고객을 타겟으로 하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한인 인구가 줄잡아 3,000명은 되는데도 노래방이나 술집은 물론 한정식 같은 음식점 하나 없는 것은 이 지역이 LA와 가까워 한인들의 생활권이 상당부분 LA에서 이루어지기 때문. 참신한 아이디어와 한국의 고유 문화를 무기로 주류사회를 공략, 삶의 터전을 구축해 가는 앤틸로프밸리 한인들의 생활상을 담아봤다.
태권도장 지역사회 명물인대식 앤틸로프,밸리 한인회장이 팜데일과 랭카스터, 밸리 지역에서 운영하는 4개의 ‘Yin’s Taekwondo’는 지역사회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태극마크와 성조기가 양팔에 각각 새겨진 흰 색 도복을 입고 노랑, 보라, 주황 등 각양각색의 띠를 맨 50여명의 수련생들이 인종과 나이를 초월해 저 이역만리 동양의 조그만 나라 한국의 문화에 심취한 모습은 뜻밖의 감동이었다.
또 인회장의 수제자이자 ‘작은 사범’인 미국인 데이빗씨와 맨발로 도열한 수련생들이 한국말로 ‘차렷!’ ‘경롓!’을 호령하며 서로에게 인사하고, 수업을 마치고 문을 나설 때는 누구랄 것도 없이 도장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것도 사뭇 인상적이었다.
"예절이 곧 태권도 정신"이라는 게 인회장의 말인데 세 딸 코리(16), 칼리(12), 캐티(9)와 함께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는 미국인 스캇 클랜튼(40)씨는 "자세를 가다듬기 좋고 세 딸이 호신술도 익힐 수 있어 3개월 전 온가족이 시작했다"고 말했다. ‘Yin’s Taekwondo’는 캘리포니아에서 매년 열리는 US 골드컵 토너먼트에서 해마다 우승할 만큼 실력으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
팜데일-랭카스터 통틀어 유일한 한국마켓김한구(56), 김희옥(48)씨 부부가 운영하는 ‘김스 오리엔탈 마켓&김스 코리안 레스토랑’은 팜데일과 랭카스터를 통틀어 유일한 한국마켓. 김씨 부부가 1년 전 하와이에서 이사와 가게를 인수한 뒤 마켓에 한식당을 겸하기 시작했다. 아들 핸포드(23)와 딸 샌드라(19)도 가게 일을 돕고 있어 4인 한인가족이 공동 운영하는 셈인데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불고기, 데리야끼, 바비큐 갈비 등 메뉴가 다양해 to-go하는 외국인 손님이 많다. 업소 환경이 청결하고 음식 맛이 좋아 지역 유력지인 ‘앤틸로프밸리 프레스’ 3월 11일자에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주유소 겸 델리 ‘The Dairy’
허진(40), 은옥(38) 부부가 운영하는 주유소 겸 델리 ‘The Dairy’는 드라이브-스루로 유명하다. 패스트푸드 가게에나 있던 드라이브-스루가 델리에 도입된 것은 약 30년 전.
이 델리의 창업주인 미국인 노인이 "날씨 좋은 캘리포니아에서, 외출하는 사람은 많은데, 필요한 물건 몇 가지를 사러 차에서 내리기는 귀찮을 것"이라는 데 착안해 시작했다고 한다.
그 발상은 딱 들어맞았다. 드라이브-스루 덕을 가장 많이 보는 아이템은 우유. 식단에 우유가 빠질 수 없는 미국인들이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차를 끌고 나와 픽업해 간다고 한다.
단골 손님이 나날이 늘자 허씨 부부는 인근에 ‘Hatz N’Jammers’라는 작은 미국 식당 겸 카페도 열었다. 홀세일 그로서리 사업에 실패하고 91년 이 가게를 시작한 뒤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며 고생했지만 이제 ‘작지만 확실한’ 델리의 사장님으로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샤핑몰마다 한인업소 번창개발이 한창인 팜데일 중심부의 대형 몰에는 한인 운영 업소가 8개나 포진해 있다. 프랜차이즈 쥬스 가게 ‘Surf City Squeeze’를 비롯, ‘BonBon International’(사탕), ‘모닝글로리’(선물), ‘Vip men’s wear’(남자 옷), ‘City wear’(여자 옷), ‘Mode Plus’(큰 사이즈 옷), 사진관, 몽골리안 비프(음식점) 등이다.
2년 전 ‘Surf City Squeeze’를 인수한 최진석 사장(56)은 "앤틸로프밸리의 개발 가능성을 보고 한인들이 몰리는 추세"라며 "노스리지, 밸리 등 인근 지역의 비즈니스 인구가 속속 유입중이고 출퇴근하는 한인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데저트 기아올해 2월 오픈한 팜데일 데저트 기아는 3개월만에 판매 신장세를 거듭, 한달 평균 20~30대가 팔리는 잘 나가는 딜러로 자리잡았다. 갤런당 2달러대의 고유가 시대를 맞아 상대적으로 가격과 연비면에서 경쟁력 있는 기아 차들이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기 때문.
크리스 플러머 세일즈 매니저는 "값이 싸고 워런티 좋은 소형차 리오나 개스가 많이 먹히는 SUV 중에서는 연비 좋은 스포티지가 단연 잘 팔리고 지난달 출시된 옵티마는 도요타 캠리와 동급이면서도 1,000∼2,000달러 저렴해 호응이 큰 편"이며 "에너지 위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뒤숭숭한 분위기에 기아차 선호추세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9월 미니밴 세도나 출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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