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첫 이민소설집 출판기념회가 미주크리스찬문인협회(회장 이언호), 한국소설가협회(회장 정을병), 미주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공동대표 서동성) 공동주최로 18일 한국소설가 25명과 LA지역 문인등 관계자 50여명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윌셔 래디슨 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임문일 라디오서울 기획국장 사회로 진행된 출판 기념회에서 정을병 한국소설가 협회장은 한국 및 미주지역 소설가들이 참여한 이번 소설집 발간의 취지와 어려웠던 점, 또 의미등을 설명했다. 또한 문학 평론가 임헌영씨는 특별 강연회에서 이민문학의 역사적 가치와 나아갈 방향등을 제시했다. 한국일보 미주본사 특별협찬으로 열린 임헌영씨 강연내용과 정을병 회장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행사의 의미를 정리했다.
"한인 정착과정 노벨상감"
문학평론가 임헌영씨 특별강연문학평론가 임헌영씨는 100년 이민사속에 감춰진 한인들의 미주정착 과정이야말로 베스트셀러감의 좋은 소설작품 소재임을 강조했다. 그는 "소설은 한인들의 문화적 우수성을 주류사회에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를 위한 한인사회 각계의 분발을 촉구했다.
임씨는 "현대는 서구문학의 막바지 시대"로 규정하면서 "눈물과 고통이 점철된 한인들의 정착 과정은 유럽등 서구 지식인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좋은 작품 소재"라고 말했다. 문학계를 선도해온 서구의 작품 소재들이 이제는 고갈 상태에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 흑인 이민자의 시조를 찾는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를 번역한 적이 있다며 "우리의 이민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는 읽을 만한 소설이 없다는 질타성 발언과 함께 미주문학은 세계문학의 마지막 보루이며 이민을 소재로 담는다면 크게는 노벨상까지 바라볼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소수계 특히 흑인등 소수계와의 갈등은 그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한인사회에도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좋은 문학작품은 설움받는 소수계 민족에게서 많이 나온다"는 그는 ‘지붕위의 바이올린’을 예로 들며 "이 영화를 보면 유대인에 대한 동정심이 생겨나 적대 감정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고난사를 보여주는 작품 제작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그들의 정신은 스쳐 지나가며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또 "돈 많이 번 한인 부자들은 더 이상 한국정치를 기웃거리지 말고 한인들의 정체성(아이덴터티)을 찾는 문학사업 후원에 온 힘을 쏟아야 할 시기"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한국작가와 한인작가 15명의 첫 이민소설집 발간도 이같은 점에서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면서 "다양한 직업계층, 현재뿐 아니라 과정까지 조명하는 다양한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소설계의 분발을 촉구했다.
"정부지원 없어 어려웠다"
정을병 한국소설가협회장 인터뷰"이번 소설집 발간은 역사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제작비 조달에서부터 LA세미나 개최까지 말못할 어려움도 많이 겪었습니다"
미주 한인 이민사를 조명하는 첫 이민소설집 출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던 정을병 한국소설가협회장은 이민집 출판과 관련된 LA문인들의 반목과 질시 현상을 의식한 듯 그간의 책 출판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운 심경을 토로했다.
멕시코 이민사를 연구해온 LA의 이자경씨와 멕시코 유카탄반도를 여행하며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미주 이민사를 외면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소설집 출간을 추진하게 됐다며 그는 말문을 열었다.
"이민을 소재로 한 한국 소설가들의 작품을 많이 찾아 읽어봤는데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를 꼭 활자화해 후세에 남기는 것이 소설가들의 할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문예진흥원등 한국 정부부처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는 그는 "한무숙재단과 연결돼 출판비를 보조받게 됐으나 정작 소설의 중심지인 LA에서의 세미나 개최는 어려웠다"면서 "크리스찬문인협회 이언호 회장과 루시 최 이사장,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서동성 공동추진위원장등등 뜻 있는 관계자들을 만나 역사적인 일을 이루어 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회장은 또 "많은 한국문인들이 이곳에 왔으나 한국과 미주지역 문인들이 참여해 본격적인 앤솔로지를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민 소설집 출간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아울러 "3권을 더 만들 수 있는 원고량이 모아졌으므로 뜻있는 후원자들이 나서면 2집, 3집등 세계 한민족작가들이 한 덩어리가 될 수 있는 작품집들이 계속 출판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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