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정부는 에너지위기 타개책의 일환으로 전기 사용량을 20% 줄이는 소비자에게는 전체 사용한 전기요금의 20%를 줄여주는 ‘20/20 리베이트 프로그램’을 6월1일-9월30일 실시한다. ‘20/20 리베이트 프로그램’에 따라 전기사용량을 20% 줄인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전기료 절감 혜택은 ‘남가주 에디슨’·’태평양개스전기’(PG&E)·’샌디에고개스전기’(SDG&E) 고객들이 20%, DWP 고객들이 10%다.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 커다란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전기사용량을 20%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집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기후도 다르고 집에 설치된 전기기구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같은 절전방법을 사용해도 실질적인 절전효과는 다르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절전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간단명료한 정답이란 있을 수 없으나 소비자들이 습관적인 전기사용 방식을 조금 바꿈으로써 ‘20/20 리베이트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 사는 사람들이라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가전제품 등 전기기구의 종류별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절전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에어컨> 전기사용량이 가장 많은 가정용 전기 장치는 중앙제어식 에어컨이다. 이 같은 중앙제어식 에어컨의 사용 방식을 약간 바꿈으로써 얻어지는 에너지비 절감효과는 얼마나 될까. 연방에너지부에 따르면 자동온도조절장치를 1도씩 높이거나 낮춤에 따라 에너지비용은 3%가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통상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동온도조절장치를 여름에는 75도에 맞춰 놓고 쓰는 것으로 집계돼 있다. ‘20/20 리베이트 프로그램’이 시행되는 이번 여름에 자동온도조절장치를 78도에 맞춰 놓고 쓰면 전기사용량을 9% 정도 줄일 수 있다. 전기사용량을 9% 줄이면 당연히 전기료도 9% 줄어드는데 ‘20/20-’로 인해 추가적인 요금혜택을 누릴 수 있다.
<냉장고> 중앙제어식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은 집에서는 일반적으로 냉장고가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품목이다. 전문가들은 최소 10년 이상 된 모델은 신제품에 비해 전력사용량이 2-3배 정도 많기 때문에 아직 옛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UC버클리의 과학자 조나산 쿠미는 소비자들이 컴퓨터에서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가전제품을 살 때 ‘에너지 스타’(Energy Star) 레이블이 붙어 있는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에너지 스타’ 레이블은 절전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규정을 충족시킨 제품에만 붙어 있다.
많은 한인들이 새 냉장고를 장만하면 옛날에 쓰던 냉장고를 차고 같은 곳에 놔두고 ‘김치용 냉장고’로 쓰곤 하는데 이 같은 ‘제2의 냉장고’를 갖고 있는 한인들이 귀담아 들을만한 대목이다. ‘제2의 냉장고’를 갖고 있으면서 일년 내내 사실상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은 하더라도 냉장고 안에 몇 가지 음식만 넣어두고 거의 속을 채우지 않고 사용한다면 그런 냉장고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거나 전기 코드를 빼놓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18큐빅피트 용량의 냉장고 사용을 중단하면 절전효과는 10% 정도, 22큐빅피트 용량의 냉장고 사용을 중단하면 절전효과는 15% 정도 된다.
<히터>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또 다른 좋은 방법은 연료의 종류를 교체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기를 사용하는 온수용 히터를 개스를 사용하는 히터를 바꾸는 것이다. 올여름 개스료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라도 전기 히터를 개스 히터로 바꿈으로써 히터용 전기사용량을 32%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연료의 종류를 교체하는 문제에 있어서 항상 비용효과라는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영리단체인 ‘미국에너지효율경제위원회’의 엘리자베스 브라운에 따르면 온수용 히터는 120도에 맞춰 놓고 쓰는 것이 좋다. 온수용 히터는 10도를 낮출 때 마다 전기사용량을 3-5% 떨어뜨릴 수 있다. 온수용 히터 사용과 관련해 또 한 가지 고려해 볼만한 사항은 ‘워터 히터 블랭킷’(water heater blanket)을 사용하거나 온수용 히터를 보다 작은 용량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드라이어> 세탁물을 말리기 위해 사용하는 드라이어도 전기소요량이 큰 제품. 주택소유주나 테넌트를 가릴 것 없이 조만간 드라이어를 교체할 계획이라면 가을까지 기다리지 않고 당장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 통상적으로 드라이어는 10년에 한 번씩 바꿔줘야 하는데 하루에 한번씩 드라이어를 사용한다는 가정 아래 개스를 사용하는 드라이어는 전기를 사용하는 드라이어에 비해 전기사용량이 13% 정도 적다.
아예 드라이어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 옛날 사람들처럼 빨래줄에 빨래를 걸어서 말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름 3개월 동안 전기사용량을 6% 정도 줄일 수 있다.
<전구> 보통 미국 가정은 조명 기구 사용을 위해 매년 1,000-1,500 킬로와트 시간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명 기구를 바꾸는 것은 아마도 가장 간단하고 돈도 적게 들어가는 절전 방법일 것이다.
대부분 가정에는 여기저기 전구가 많이 가설돼 있지만 실제로 일상 생활을 하면서 자주 쓰는 전구는 몇 개 되지 않는다. 부엌처럼 전구 사용 빈도가 아주 높은 곳에 있는 백열전구를 작은 형광등으로 교체함으로써 이 부문 전기사용량은 67%-75% 정도 줄어든다.
한인 가정에서도 인기가 높은 할로겐 램프는 전기를 잡아 먹는 ‘귀신’. 할로겐 램프는 몇 개만 써도 전기사용량이 냉장고에 맞먹는다. 요즘 웬만한 전기가게에서 10달러 정도만 주면 살 수 있는 ‘에너지 스타’가 붙어 있는 형광등 램프를 사용하면 이 부문 전기사용량을 75% 정도 줄일 수 있다. 할로겐 램프를 하루에 보통 5-6시간 사용한다면 할로겐 램프 한 개를 형광등 램프를 교체함으로써 한달에 6달러 정도를 절약할 수 있으니 두 달도 못돼 형광등 램프 값이 충분히 빠지는 셈이다.
주택소유주나 테넌트를 가릴 것 없이 항상 기억해둬야 하는 또 다른 문제는 사용하지 않는 전기기구는 항상 꺼두라는 것이다. 많은 가정에서 부엌에는 전기를 항상 켜두고 살기 때문에 특히 부엌을 사용하지 않을 때 전기를 꺼둔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조경> 가전제품만이 절전과 관계되는 것이 아니다. 지붕에는 보통 갈색 또는 검정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색깔을 보다 밝은 색깔로 바꿈으로써 집안에 대한 태양열 흡수를 줄여 에어컨 사용을 위한 전기료를 2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전기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활엽수를 정원에 심어두면 여름에는 무성한 나뭇잎으로 햇볕을 차단했다가 가을이 되면 낙엽이 지기 때문에 겨울에는 햇볕이 통과하도록 해 조경으로도 멋질 뿐 아니라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다. 창문이나 외벽을 감싸고 자라는 담쟁이나 포도나무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컴퓨터·가전제품> 컴퓨터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스크린세이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전기를 꺼두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어떤 사람들은 컴퓨터를 껐다 켰다 하는 것보다 하루 종일 켜두는 것이 더 절전효과가 있다고 믿지만 이것을 사실이 아니다.
1994년 이전에 제작된 컴퓨터는 200와트, 레이저 프린터는 100와트의 전기가 필요하며 이 두 기계를 하루 종일 켜두면 일년에 225달러가 들어간다. 1995년 이후에 제작된 컴퓨터로서 ‘에너지 스타’가 붙어있는 컴퓨터는 전원을 키거나 끌 때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소비자들은 TV, DVD, VCR 및 기타 전자제품을 사용할 때 이들 제품을 직접 콘센트에 꼽고 쓸 것이 아니라 ‘파워 스트립’(power strip)에 꼽아 쓰면서 필요에 따라 ‘파워 스트립’ 자체를 켜거나 끄는 것이 좋다. 소비자들이 이처럼 하면 줄일 수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매년 미국의 각 가정에서 버려지는 전기만 40억달러나 된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 검색은 ‘HomeEnergySaver.l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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