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자는 살고, 힘없는 자는 죽는 그야말로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요즘 한인사회에서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어온 한인사회 과당경쟁이 이제는 대형업소들간의 치열한 각축전으로 비화되면서 업소들 사이에 죽고, 죽이기 싸움이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한다. 자기도 언제 또 다른 강자에게 잡아먹힐지 모르는 추세 속에서 용케 살아남으면 다행이고 하는 식의 행태가 이어지면서 업주들은 저마다 불안 속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어딘가 대형이 하나 있다 싶으면 누군가 또 더 많은 돈을 갖고 와서는 “천만에 말씀, 너 돈 있냐? 나도 돈 있다”며 곧바로 그 근방에 더 큰 규모의 가게를 열어놓고 ‘한번 해 볼 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덤비는 형국이다. 이 것이 요즘 동포 주종업계의 현실이다.
이제는 대형이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고 또 웬만해선 그 근방에 얼씬도 못하는 입장이다. 오렌지 카운티의 한 한인은 요사이 가게가 죽느냐, 사느냐 생존권 수호에 온통 혈안이 되어 있다. 그는 현재 조금씩 떨어진 간격으로 3개의 청과업소를 다른 두 형제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한인인데 최근 바로 인근에 초대형 업소가 또 다른 한인에 의해 준비중에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 주인을 향해 있는 대로 욕을 하며 대처방안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위에서는 과연 누가 이 만만치 않은 싸움에서 또 깨져나갈지 초미의 관심사다. 청과, 그로서리, 네일, 뷰티 서플라이 등의 한인 주종업계는 이렇듯 지금 초비상 상태이고, 모두들 자기도 언제 어떻게 당할지 몰라 내심 불안해들 하고 있다. 뭣 모르고 남의 싸움만 구경하고 있던 인근의 한 뷰티서플라이 한인업주도 요즘 신경이 날카롭다.
지난 30년간 생계터전으로 삼아온 자신의 가게 바로 옆에 느닷없이 한인도매상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설마 했는데..” 그는 자기 발등에도 “그렇게 불이 붙을 줄 몰랐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표면에 드러나진 않지만 한인업주들은 이처럼 속병들이 나고 속들이 시커멓게 탄다. 롱아일랜드 햄스테드 한 한인 수퍼마켓에서는 옆집에서 30달러 받는 꽃값을 10달러씩에 팔다 인근 꽃 소매상들의 진정으로 타운이 문제해결에 나서는 등 한 때 소동이 벌어졌다.
그 바람에 소매상들은 마더스 데이 때 팔려고 주문했던 꽃들을 전량 취소하고, 타운은 인스팩션으로 문제의 마켓에 티켓을 발부하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진정은 여전히 계속돼 타운 측은 ‘왜 자기 업종이나 팔지 남의 꽃까지 파느라 원성을 사는지 모르겠다’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어느 지역은 대형업소도 물건을 싸게 안 파는데 오히려 적은 가게에서 핫 아이템을 다량으로 구입해 마진을 무지무지 박하게 팔아 큰 업소도 할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값을 내려 받고 있다.
대형업소 주인은 지금 자기가 “장사를 하는 건지 헛수고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불평이 대단하다. 대형이라 한들 특별한 전략에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것도 모르고 고객들은 “야, 옆집에선 얼만데 너희는 왜 이렇게 비싸게 받냐? 도둑*들 같으니라구.” 시비들을 걸어대니 이래저래 장사하기가 힘이 든다. 게다가 고객들은 와서 “너희들 해도 해도 너무 한다’며 비아냥거리고 가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든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 붙어 물고 뜯고 하는 꼴을 보니 고객들도 자연히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자업자득인 셈이다.
일본인은 모두 뚝뚝 떨어져 어디서 사는 줄도, 어디서 장사하는 줄도 잘 모르고 하는데 반해 유독 한국인만 한치 걸러 있으면서 그 것도 다름 아닌 동족의 업소를 잡아먹지 못해 으르렁거리며 티격태격 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고객들이 보기에도 한심할 노릇이다. 끼리끼리 코 피 터지게 싸워봤자 남는 것은 결국 너 죽고 나 죽고, 타민족에게 텃밭 내주고 망신은 망신대로 하고... 시간과 정력, 애써 모은 돈만 날릴 뿐이다. 소득 없는 무모한 싸움일랑 이제 좀 그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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