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장 이영식씨"농사를 천직으로 여기지 않고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면 버티기 힘들지요"
베이커스필드에서 30분 떨어진 곳에서 외곽지역에서 3년째 ‘우리농장’을 운영하는 이영식(50)씨는 검게 그을린 피부색만큼이나 뚜렷한 ‘농부의 철학’으로 말문을 열었다.
약 700에이커라는 거대한 대지에 무, 배추, 마늘, 포도를 주력으로 재배하는 이씨의 하루는 새벽 5시에 밭에 나가는 것으로 시작해 오후 5시가 돼서야 끝나는데 쉬는 시간이라곤 점심시간과 담배 피우는 시간이 다일 정도로 바쁜 일과의 연속이다.
우리농장에서 재배되는 무, 배추중 대형 트레일러 2∼4대 분량이 일일단위로 LA의 소매상과 마켓으로 배달돼 한인들의 식탁에서 입맛을 돋우고 있는데 이러한 대단위 재배, 공급은 이씨 혼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매일 출근하는 수십명의 인부들과 10여대의 트랙터가 분주히 움직여 줘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 지역 농부들은 축복된 기후와 토양 덕분에 씨 뿌리고 채 60일이 지나자마자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는 반면 하루종일 100도가 훌쩍 넘어가는 고온과 내리쬐는 태양열을 견뎌 내며 작업에 열중해야만 한다.
농장내 이씨가 기거하는 작은 집에는 떠돌다 이곳에 정착한 개, 고양이도 20마리가 넘는데 이씨는 "어디선가 자꾸 오는데 쫓아내기도 쉽지 않아 한 가족처럼 살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의 정성 끝에 내년 여름에 결실을 맺을 한국산 ‘거봉’ 포도나무를 정성스레 어루만졌다.
리사이클링 2개운영 이부훈씨첫 이민지를 베이커스필드로 정해 이제 이민 9년차인 이부훈씨는 한인들의 선호업종인 마켓, 세탁소를 마다하고 리사이클링(페품재생)을 택한 독특한 케이스.
베이커스 시내에 총 4개 리사이클링 공장중 이씨가 ‘뉴월드’ ‘조이스’ 2개소를 운영하고 있어 어느덧 이 업종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터주대감이 됐다. 한국에서 다년간 축산업을 하다가 가족과 도미한 이씨가 베이커스필드에 정착한 이유는 다름 아닌 "자연친화적이고 전원적인 풍광" 때문이라고.
이씨는 "애들 교육문제가 이민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였는데 이제는 애들 엄마도 이곳 생활에 매우 만족해한다"며 "아내와 공장을 한 곳씩 맡아 바쁘게 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전했다. 93년도 이씨가 주위의 권유로 리사이클링을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종사자가 드물어 사업 마진율은 60%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30% 정도로 다소 낮아진 편이다.
베이커스필드 한인회(회장 윤희성)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이씨는 지역사회 대소사에 분주히 움직여 일명 ‘마당발’로 통하며 진돗개를 많이 키워 이웃들에게 강아지를 문양하기도 한다. 한달에 한번 인근 홈리스들에게 햄버거와 음료를 제공하는 이씨는 "그동안 참 고마운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내가 지역사회에 뭔가 할 때"라며 보람을 전했다.
서울하우스 강희찬씨베이커스필드시 서쪽 신시가지 지역에 자리잡은 한국식당 ‘서울하우스(대표 강희찬)’는 외관부터 한국전통의 신랑신부 인형과 물레방아로 단장돼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거북선 모형, 전통장식품, 한국 안내책자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이 곳을 찾은 미국인들은 한국음식을 맛보러 왔다가 문화까지 체험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베이커스필드에만 23년째 살아온 업주 강희찬(64)씨는 서울하우스를 단순히 식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강씨는 "현지인들에게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고스란히 전할 수 있는 홍보관 역할을 하고 싶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문 연지 3년 남짓 된 서울하우스는 깔끔한 음식맛과 독특한 인테리어로 지역 한인들보다는 미국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점심은 중식, 일식, 한식을 겸한 메뉴를 선보이며 저녁에는 갈비, 찌개, 파전 등 순수 한국음식을 제공해 지역주민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파이크스 마켓 강영철씨87년에 LA를 떠나 베이커스필드에 정착한 강영철(50)씨는 다운타운 백인동네에서 중간규모의 수퍼마켓인 ‘파이크스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수년간 문을 닫은 마켓건물을 구입해 새 단장을 하고 7개월 전부터 시작한 강씨는 "문 연지 1년이 안 돼 아직까지 경기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꾸준히 신뢰를 쌓아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70년대 행정직 특채로 한국 외무부에 입사, 78∼84년 도미니카 주재 한국대사관에 근무했던 강씨는 넓은 견문만큼이나 사람 좋은 미소와 넉넉한 마음씀씀이로 동네사람들에게 친절한 ‘한국신사’로 소문이 자자하다.
가게문을 열면 7명의 종업원과 다름없이 초록색 앞치마에 운동화를 신고 바쁘게 뛰는 강씨는 베이커스필드의 가장 큰 매력을 "안전한 비즈니스 환경과 저렴한 땅값"으로 꼽았다. 강씨는 "LA와는 다르게 이곳은 마켓에 강도가 드는 경우가 드물어 늘 안심하고 일 할 수 있다"며 "땅값도 싸기 때문에 대부분 한인 업주들이 렌트보다는 아예 건물이나 가계를 구입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세탁소 운영 장귀연씨 부부15년간의 자메이카 이민생활을 접고 98년 베이커스필드에 보금자리를 꾸민 장귀연(51)씨 부부는 시내 동쪽지역에서 ‘센티니얼 클리너’를 운영하고 있다.
장씨가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이민을 결심한 이유는 종합대학이 단 한 곳뿐인 자메이카보다 미국이 자녀들의 교육과 미래에 도움을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장씨는 "아이들이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공부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베이커스필드는 대도시와는 달리 유흥가 등 유해문화가 적어 교육여건이 최적이라고 판단, 정착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장씨의 주 고객중 60% 이상이 히스패닉이며 백인, 흑인 손님도 많은 편인데 친절과 꼼꼼한 일 처리를 통해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베이커스필드에는 총 5명의 한인 세탁업주가 있으며 이들은 한인세탁업협회(KDCA)를 결성해 한 달에 한번씩 총회 겸 정보교환의 시간을 가지며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하다드 기아베이커스필드의 자동차 딜러 거리에 있는 ‘하다드 기아’(5445 Gasoline Ave.)는 이 지역에서 닷지 딜러로 20년간 명성을 날린 업주 하다드가 약 2년전 기아 딜러십을 얻으면서 생겼으며 이곳에는 기아, 대우, 닷지 딜러가 함께 위치해 있다.
하다드 기아의 제너럴 매니저인 콜키 페이스는 "4년전까지 한국 차에 대한 인식이 낮아 인기가 없었다"며 "지금은 저렴하고 워런티 조건이 우수한 기아차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호응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종은 아담한 사이즈의 ‘리오’와 ‘세피아’인데 가스를 적게 소모하고 실용적이라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페이스 매니저는 "기아차에 대한 반응이 갈수록 좋아져 한 달에 68∼80대가 꾸준히 나가고 있다"며 "하지만 이곳 한인들은 도요타, 혼다 등 일제차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