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김순희씨가 망명신청을 했다. 수년전 북한에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들어간 김씨는 우여곡절 끝에 멕시코 티화나에 도착했고, 그 후 그녀는 위조여권으로 밀입국하다 이민국 직원에 체포되었다.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된 김씨는 곧바로 망명신청을 했다. 그리고 김씨는 망명신청과 함께 가석방되었다. 밀입국자의 망명신청이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해서 모두 김씨처럼 가석방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김씨의 가석방은 그 자체만으로도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김씨는 탈북 동기를 북한에서 겪은 극심한 식량난과 남편과의 불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씨의 망명. 그 실현 가능성을 알아본다.

-김순희씨의 망명신청이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김씨 망명의 필요충분 조건은 김씨가 정치적 견해나 종교적 이유, 인종 혹은 출신국 때문에 아니면 김씨가 특정사회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로 북한에서 박해를 받았거나 돌아가면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현저하다는 입증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김씨가 이런 이유 중 하나로 북한에서 박해를 받았거나 북한으로 돌아가면 박해받을 가능성이 있느냐가 그 열쇠이다. 따라서 설사 김씨는 북한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하더라도 식량난과 남편과의 불화가 탈북 동기의 전부라고 한다면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다.

김씨가 이민 판사에게 정치적, 종교적 이유 등으로 박해를 받았거나 받을 가능성이 현저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김씨의 탈북 동기가 남편 불화 같은 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면 망명이 어렵다. 그러나 평균적인 미국 사람들의 눈에 북한은 천하에 둘도 없는 전체주의 사회인데다 정치적 자유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사회로 비친다는 점이다.

따라서 김씨는 과거에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받았거나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상대적으로 쉽게 입증할 수 있다. 더욱이 김씨가 북한으로 추방되면 김씨가 심각한 박해를 받게 된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북한은 탈북자가 돌아오면 그것만으로 극형을 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바로 이점이 김씨 망명을 심사하는 이민 판사에게도 고려 사항으로 작용할 것이다.

-김순희씨는 중국에서 5년을 보냈다. 그것이 망명의 거부 사유가 될 수 있지 않는가?

▲김씨는 중국에서 장기간 지낸 것이 중국에 정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변수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탈북자를 강제 송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중국 거주를 정착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 당국이 탈북자를 강제 송환하는 상황에서 김씨가 5년 동안 중국에서 살면서 돈을 모으는 것이 가능했겠느냐 하는 점이다. 망명 케이스에서는 이민 판사가 망명신청자의 말을 얼마나 믿어 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믿음이란 여러 가지 정황이 사실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있어야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는 한국 정부이다. 만약 한국 정부가 김씨를 난민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나오면 김씨가 미국에 망명자로 남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 정부의 태도도 변수로 고려될 수 있다.

-김씨는 앞으로 어떤 경로를 거쳐 미국에 정착하게 되는가?

▲먼저 이민국에 망명신청서를 접수한 지 150일이 지난 후 김씨는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허가증을 받을 수 있다. 김씨의 망명신청은 이민판사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민 판사는 첫째 김씨가 북한 출신인가, 둘째 김씨가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망명신청을 했는가를 집중적으로 따질 것이다. 망명 심사는 이민국 소속 변호사가 김씨의 망명신청이 이유 없다는 입장을 취할 것이므로 김씨는 자신의 망명자격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

이민 판사들은 물증이 없이 망명신청자의 주장만으로 사안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대개 망명신청을 기각하고 있다. 따라서 김씨는 지금부터 자신이 공개적으로 하는 말들이 나중 재판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이민판사가 망명 신청을 받아들이면, 그 1년 후에 김씨는 정식으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김씨에게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김씨의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김씨의 아들도 미국에 올 수 있는가? 망명이 거부되면 김씨는 어떻게 되는가?

▲김씨의 망명이 받아들여지면 김씨는 연변에 있는 아들을 데리고 올 수 있다. 망명승인이 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필요한 수속을 밟으면 된다. 그리고 만에 하나 김씨의 망명이 거부되면 자진 출국 혹은 강제 출국조치를 당하게 된다. 김씨는 여기에 불복해, 항소를 할 수 있지만, 이민 판사의 결정을 뒤집는 것은 매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