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백약(百藥)의 장(長)! 술은 적당히 즐겁게 마시면 어떤 약보다 좋다는 의미다.
‘술 권하는 한인사회’에서 한인들은 술에 웃고 술에 우는 경우들이 많다.
술을 취해본 적이 있는 한인 애주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무용담을 얘기한다. 소위 필름이 완전히 끊겼던 한인들은 어떻게 집에 왔는지는 모르지만 자동차가 집 앞에 제대로 주차되어 있다는 경험담을 호기 있게 털어놓는다. 이처럼 아직까지도 술이 센 것을 자랑거리로 삼는 한인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요즘 30, 40대 한인 애주가들과 술자리를 같이하게 되면 과음한 다음날 심한 초조감을 경험하기 시작한다는 이들이 많다. 술에 만취돼 필름이 끊겨 기억나지 않는 몇 시간 동안 뭘 했는지, 집에는 어떻게 왔는지 불안감에 시달린다는 것.
술 마신 다음날 아침 어디에 자동차를 주차했는지 기억을 못할 때는 순간적으로 끔직한 공포감마저 느낀다고 한다.
한인들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인간적 관계유지를 술 문화에서 찾는 환경에 대한 푸념, 잔을 돌리고 술을 권하는 정도가 지나치니 자작을 통해 자신의 양껏 마시는 술 문화가 필요하다는 열변을 토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술(酒)의 옛 글자는 유(酉-닭, 별, 서쪽, 익을 유)이다.
酉는 밑이 뾰족한 항아리(술의 침전물을 모으기 편리한)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술의 고유한 우리말은 “수블/수불” 이었다. 조선시대 문헌에는 “수울”,”수을”로 기록되어 있어, 이 수블은 “수블 > 수울 > 수을 > 술”로 변해왔음을 알 수 있다.
“수블”의 의미에 대해서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술을 빚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술을 쪄서 익히고 여기에 누룩과 주모(酒母)를 버무려 넣고 일정양의 물을 부어 빚는다. 이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발효가 이루어져 열을 가하지 않더라도 부글부글 물이 끓어오르며 거품이 괴는 현상은 옛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신기해 보였을 것이다. 이를 마치 물에서 난데없이 불이 붙는다는 뜻으로 “수불”이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오랜 옛날 어떤 사람이 구슬땀을 흘리며 포도나무를 심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악마가 나타나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라고 물었다. 사람은 잠시 일손을 멈추며 “포도나무를 심고 있다”고 응답했다. 악마는 나무를 꼼꼼히 살펴보고는 “이건 처음 보는데?” “아주 달고 맛있는 포도가 열리는 나무야” “그럼 나도 끼여 줘. 나도 포도를 먹고 싶어.” “좋아, 하지만 너도 도와야 해” 악마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사라졌다. 잠시 후, 악마는 양, 사자, 원숭이, 돼지를 끌고 와 그것들을 차례로 죽여서 얻은 피를 땅에 붓고는 “거름을 충분히 주었으니 잘 자랄 거야”라 말했다. 포도나무는 아주 무럭무럭 자랐고 사람은 탐스럽게 열린 포도송이를 따서 즙을 냈다. 이것이 최초의 포도주.
그래서 술을 처음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면서 양처럼 온순해진다. 그렇지만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또 그보다 좀 더 많이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를 부르게 되며,
또 그보다 아주 많이 마시면, 돼지처럼 토하고 뒹굴면서 추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왜냐면, 술은 악마가 사람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술은 적당히 마셔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한인 애주가들은 대부분 잦은 술자리를 가져야 더욱 친밀해지고 돈독한 정을 쌓을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정신과전문의들은 이를 심리적 퇴행효과 때문이라고 한다. 심리적 퇴행은 사회생활에서 긴장을 풀어주고, 평상시에 감성적 욕구가 차단된 남성들에게 무한대의 해방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자기판단 기능까지 퇴행시키고 옆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심리적 퇴행이다. 만취되어 집에 들어오는 남편을 새벽까지 기다리다 자기 인생이 비참해 혼자 울었다는 여성들의 경험담이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도 그 때문이란다.
술은 조금만 마시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도 맑아지는 전혀 해로울 것이 없는 유익한 것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의 술 한잔은 더 없는 인생의 활력소이자 보약이 될 수 있다.
뭐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 자신의 건강과 주위 사람에 대한 배려의 마음으로 술을 적당히 마신다면 최소한 술로 인해 자신의 판단 기능까지 퇴행하는 일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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