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에도 한인타운이 3 팜스프링스
▶ 한인인구 5백명선 불과, 성수기 품목따라 2.3개 사업
팜스프링스 지역에서 LA 코리아타운 같이 한국간판이 즐비하고 한인을 상대로 한 업소는 찾아볼 수 없다. 외형상으로 이곳에 한인타운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곳 한인 자영업자들의 유일한 고객은 주류사회일 뿐이다. 한인 인구가 500명도 채 안 되는 지역에서 한인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는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곳 한인들은 그래서 거의 100%가 주류사회를 상대로 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운영하는 업종은 드라이클리너로 거의 20개가 운영되고 있다. 캐티드럴 시티에서 11년째 ‘뉴웨이 클리너스’를 운영하고 있는 에드갈 강씨는 한인들이 드라이클리너 업종에 집중하는 점에 대해 "주민 소득수준이 높아 LA지역보다 거의 두배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보편적으로 드라이클리너를 많이 찾는 노인 고객들이 많아 장사가 잘되는 것이 주 이유"라며 "64년 한국을 떠나 브라질과 콜로라도를 거쳐 22년전 팜스프링스 지역에 이주했으며 안정된 사업환경으로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휴양지인 만큼 한인이 운영하는 모텔도 거의 10개에 달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의류상이 20개, 리커스토어가 6개, 지역 주민을 상대로 신발, 의류, 마켓, 선물가게, 사진현상소등 각종 소매업에 종사하는 한인운영 업소를 합치면 한인 500명이 운영하는 가게수가 거의 100개가 달한다고 한다.
백인과 관광객이 많은 팜스프링스 지역 외에도 인근 인디오시에는 히스패닉 주민을 대상으로 스왑밋에서 업소를 운영하는 한인도 20여개 된다. 이 지역의 특성이라면 많은 한인들이 2~3개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친지 3가족이 10개의 다양한 업종가게를 운영한다는 박종석씨는 "겨울철이 성수기고 여름철이 비성수기여서 시기에 따라 잘되는 다른 업종의 가게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팜스프링스 한인사회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는 ‘오복정’(대표 최홍규)과 ‘팜 코리아 바비큐’등 한식 음식점 두 군데가 전부다. 이들 식당들은 이곳 한인들에게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단순한 식당 차원이 아닌 한인사회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A나 오렌지카운티에서 찾아온 한인 관광객과 한국음식에 맛 들린 외국인 고객들도 주요 고객들이다.
이 지역 한인들에게 가장 힘든 점은 한국 문화나 상품을 전혀 접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음식을 파는 마켓이나 노래방, 비디오 대여점도 없어 이곳 한인들은 1주일에 한번씩 LA나 가든그로브로 샤핑을 나가거나 아는 집끼리 서로 돌아가면서 LA 샤핑 원정을 간다. 또 한국 TV방송도 없고 라디오 방송도 전파가 잡히지 않아 이곳 한인들은 우체국 사정에 따라 하루나 이틀 정도 늦게 배달되는 한국일보가 미주 한인사회와 본국소식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인구가 워낙 적다보니 한인회도 없고 친목이나 직능 단체들도 전무하다. 골프장이 거의 100개에 달하는 팜스프링스에서 한인 남성이면 거의 다 골프를 치기 때문에 ‘팜스프링스 한인골프회’(회장 이병준)가 그나마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한인단체다. 이병준 회장은 "지금까지는 주로 친목을 목적으로 모였으나 올해부터 장학사업을 시작, 2명의 한인 고교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며 "앞으로는 장학사업 외에도 한인을 위한 각종 봉사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팜스프링스 지역에 한인들이 처음 정착한 곳은 70년대 초. 가장 오래된 올드타이머인 최원삼(66), 최원규(60), 최홍규(59) 형제 등이 처음 정착할 때만해도 서너 가정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80년대부터 꾸준하게 한 두 가정이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친척과 친구들이 따라서 이주하기 시작했다. 92년 폭동 후 LA를 떠나 이곳에 이주한 한인들도 상당수 된다.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팜스프링스 지역에서도 교회가 한인들의 교류와 단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지역에 있는 한인교회는 팜스프핑스 한인장로교회(김명락 목사), 팜스프링스 한인침례교회(이기정 목사), 소망교회(이임권 목사)등 3곳.
5년전 부임한 김명락 목사는 이 지역 한인들에 대해 "LA와 달리 세상적 유혹이 없어 열심히 일하고 믿음생활에도 모범을 보이고 있다"며 "한인끼리의 교류도 활발하고 서로 도우면서 화목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정 목사도 "주류사회를 상대로 한 비즈니스가 유일한 생계수단이어서 모든 면에 적극적이고 미국생활에 작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찬씨는 "칼스테이트 코에첼라 캠퍼스가 내년 가을 오픈하면 팜스프링스는 교육면에서도 어느 도시에도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학군과 교육환경이 좋아 학부모들이 생업에 열심히 종사할 수 있는 것도 이 지역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17년째 이 지역에 살고 있는 강상욱씨는 "공기 좋고 범죄가 없으며 집 값도 LA지역의 절반정도로 저렴해서 가족을 부양하기에 좋은 곳"이라며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소득이 높아 근면한 한인들은 모두 자영업으로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한인들은 무더운 여름 날씨와 쾌한 겨울 날씨가 상반되는 이 곳을 일컬어 ‘지옥(여름)이 무섭지 않고 천국(겨울)이 부럽지 않다’라는 표현을 잘 쓴다. 이 곳에 살면서 성공한 사람들은 미국 어디에 가도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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