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은 한국의 어버이날로서 젊은이들에게 효의 정신을 고취시키는 날로 정하고 있다.
비록 미국에 이민 와 살고 있지만 많은 한인들은 여전히 이 날을 기리고 있다(미국의 경우 올해 어머니날은 5월 둘째 일요일인 13일이고 아버지날은 6월 셋째 일요일인 17일이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함은 IQ가 높아서라기보다는 부모에 대한 효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날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보면 역사적으로 불교, 유교, 기독교의 혼합된 윤리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윤리관념의 혼란이 있었을 법 하나 그 어느 종교이건 효를 인간 윤리의 기본으로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윤리관의 혼란은 없었다.
생각컨대 한 가정에 있어서 부모를 존경할 줄 모르고 부모의 말에 역행하는 자식이 있다면 한집에 살되 이미 가족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효도가 없는 가정은 파멸할 것이요 가정이 파멸하면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고 따라서 국가가 흔들리게 될 것이니 효도는 가정과 사회의 안정은 물론 국가의 안위에까지 직결되는 인간사회의 기본 문제이기도하다.
언젠가 신문에서 한 통계기사를 보았다. 미국에서 1년에 300만명의 부모가 자식에게 얻어맞는다고 하니 가공할 일이다.
한인 가정에서도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부모를 기쁘게 해 주는 것이 효도의 으뜸이거늘 부모가 교육적 견지에서 약간의 ‘사랑의 매질’을 했다고 해서 자기 부모를 경찰에 고발한다는 것은 우리네 사고방식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뿐인가 어린 학생들의 집단 가출문제며 심지어는 부모 살해 등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면 이것은 미국에 이민 와서 잘못 산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왜 미국에 이민을 왔는가"하는 회의를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으리라. 불효는 자기 생명의 모체에 대한 반역이며 배신행위이다.
나는 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청소년 문제에 대해서 사회학적 심리학적 내지 정신의학적으로 분석해 생각할 능력은 없으나 다만 상식적인 견지에서 본다면 교육 부재의 현상이라고나 할까. 윤리도덕의 타락이 문제라고 한다면 그에 앞서 교육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학교에 수업은 있어도 교육은 없다"든가 "학교에 교사는 있어도 스승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오늘날의 교육현실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리라.
감수성이 강한 청소년은 덕망이 높은 스승과 부모의 언행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효자 가문에 효자 난다"는 말과 같이 아이들은 부모가 조부모에게 하는 것을 보고자라는 것이기에 그 영향력은 절대적인 것이다.
요즘의 학부모들은 일류학교 입학만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바라건대 학과공부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인간교육에도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사실상 학교에서는 인간교육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만큼 인간교육은 가정에서 힘써야 할 터인데 부모들은 시간에 쫓겨서 대부분 자식들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이 자랄 때 부모들이 따뜻한 정과 사랑으로 감싸주고 한편으론 아이들의 교우관계나 언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서 빗나가지 않도록 항상 돌보아 주어야 할 것이다. 즉 부모의 훈육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리가 아무리 미국에 이민을 와서 산다고 하더라도 우리 민족이 지닌 "동방예의지국"이란 아름다운 전통을 후손들에게 전승해야 한다는 민족적 사명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끝으로 한마디 첨언한다면 자기가 낳은 자식만을 보물처럼 위하고 자기를 낳아준 부모는 등한시해서야 되겠는가. 부모를 위하는 마음이 자식을 위하는 마음보다 앞서야 할지언정 결코 뒤져서는 안될 것임을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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