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딸 속썩인 이야기로 책 낸 마사 더드먼
LA 한 호텔 방에서 성공을 축하하며 웃고 떠드는 모녀는 매우 사이가 좋아 보였다. 18세인 오거스타는 어머니가 책을 쓰는 꿈을 이룬 것이 행복하고 49세의 마사 다드 더드먼은 그저 딸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아이러니라면 어머니에게 무언가 쓸 수 밖에 없는 소재를 제공한 것이 바로 딸의 공포스러운 자기 파괴적 세계였고 딸이 살아서 이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식을 도우려 몸부리친 어머니의 불굴의 노력이었다는 점이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견뎌낸 폭풍 속, 내리막길을 달린 몰락의 순간들에서 느꼈던 고립감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가버린 오거스타(Augusta, Gone)’를 읽은 부모들이 공감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드먼에게 자신도 같은 경험을 했다고 편지를 보낸 사람도 많다. 어떤 자녀들은 성인이 되도록 살지 못했고 심지어 자녀와 친했고 많이 교육받은 사람들조차 왜 그 같은 비극이 벌어지는지, 언제 시작되었는지조차 모른다고 했다.
더드먼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이들은 완벽한 가족이었다. 이혼한 엄마와 연년생의 남매는 언제나 작은 일상을 함께 하며 행복하게 지내던 단일체였다. 가족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더드먼이 생각하기엔 가장 안전한 지역의 하나인 메인주의 섬에 살았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신뢰하며 절친하게 지냈다. 아이들이 2살, 3살 때 이혼한 더드먼은 인생에서 다른 완벽한 일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아이들로만으로 충분하다고 느꼈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일 때 더드먼은 망설임 없이 부모 소유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오거스타는 상냥하고 재주가 많았다. 늘 좋은 점수를 받았고 색소폰을 연주했으며 그림 그리기를 즐겼다. 방과후에는 체조와 미술 수업을 듣는 건전한 아이였고 12살이 되면서 다른 십대 초반들처럼 전과 약간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했지만 어머니는 변화를 알아챘으나 과민반응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의 관점에서 씌여진 이 책은 소중한 자녀가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새로운 충격들을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자세히 묘사한다. 문제가 언제 시작됐는지도 알 수 없었지만 더드먼은 딸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그러나 오거스타의 반항은 심해갔다. 학교를 빠지고, 거짓말을 하고, 시선 접촉을 피했으며, 친구를 바꿨다. 14살이 되어서는 밤에 몰래 빠져나가 마약을 복용, 판매했으며 차를 훔쳤다. 보스톤으로 히치하이크도 했고 며칠씩 종적을 감추기도 했다. 어머니에게 고함을 지르며 칼을 들이댄 적도 있었다. 결국 더드먼은 밤이면 거리를 배회하다 딸을 찾아 집으로 끌고 들어왔다.
그즈음 더드먼은 다른 아이들의 부모로부터 고립됐다. 그저 숙제나 안하고 잘 씻지 않는 정도인 다른 아이들의 문제는 자기 딸과 너무나 달라 너무 창피했다. 눈 깜짝할 사이 가파른 지옥으로 떨어진 것 같은 기분으로 그녀는 교사 면담도 하고 심리치료도 받고 딸의 과외활동도 늘리면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자신도 버지니아의 엘리트 가문에서 자라던 10대 시절 부모 속 깨나 썩인 경험이 있기에 이해심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당시 더드먼은 부모의 은퇴로 모든 책임을 맡게 된 3개 지역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느라 어떤 때는 주말까지도 일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늘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 무슨 활동을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고 믿었다. 물론 현재 두 사람은 어머니가 딸이 무슨 짓을 했는지 거의 알지 못했었음을 인정한다.
어머니는 책 전반에 걸쳐 심지어 지금까지도 무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뭔가 잘못했다고 자책하지만 오거스타는 “그것은 엄마와 상관없는 문제다. 삶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공허했고 지루했다. 그래서 문제를 일으켰더니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3년전 15세의 오거스타는 완전히 통제가 불가능하게 됐고 오거스타가 붕괴됨에 따라 동생도 변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이다호와 콜로라도의 비싼 기숙학교로 보내졌지만 이 학교들은 안전하고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오거스타는 두 학교 모두를 증오했고 마침내 두번째 학교에서 도망쳐 버렸다. 히치하이크를 해 샌프란시스코로 가 거리에서 살다가 마침내 가출청소년을 위한 핫라인에 접촉, 그곳에서 받은 버스표로 집에 왔다.
이것이 모녀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갑자기 오거스타는 방종한 행동을 멈췄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감사했으며 고등학교를 마치고 싶어했다. 어머니는 어리벙벙하고 기쁨에 차, 메인주에 있는, 십대 문제아를 위한 작은 기숙학교를 찾아냈다. 오거스타는 열심히 공부해 6개월만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작년부터 샌디에고서 웨이트레스로 일하면서 살고 있는 오거스타는 대학에 갈 계획이다. 어머니는 아직도 메인에 산다. 그 사이에 글쓰기를 좋아해 늘 일기를 쓰던 더드먼이 그간 써온 일기는 책이 됐다. 책은 솔직하고 사실적이지만 딸과 아들의 이름은 가명으로 바꿨다.
더드먼이 오거스타 같은 자녀를 둔 다른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라”는 것이다. 그녀는 아직도 무엇이 오거스타의 삶에 변화를 일으켰는지 모른다. 더드먼은 “집에 돌아왔을 때 딸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아마 우리가 그녀를 위해 하려고 애쓴 모든 것과 오거스타 스스로 겪은 모든 일이 합해진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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