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장애를 극복하며 멋있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장애인들은 정상인도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해낸 사람들이다. ‘하면 된다!’ 말은 쉽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정상인보다 우뚝 서기란 수십배, 수백배의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피나는 노력과 각고와 눈물이 뒷받침돼야 한다.
두 눈을 감고 한 시간만 버티어 보자. 눈의 고마움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수 있다. 두 귀를 막고 하루를 살아보자. 그 답답함이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2년 전 어느 날이었다. 집안 청소를 하다 허리가 삐끗했다. 금방 낳으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점점 등의 통증이 심해졌다. 마침 휴일이라 집안엔 아무도 없었다. 누워 있다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려 했다.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엉금엉금 기어서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 변기에 앉는 데만 수 십분 걸렸다. 다시 기어서 방으로 들어갔다. 하루종일을 꼼짝 못하고 누워 있어야만 했다.
다행히 며칠 지나 허리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 날 느낀 감정과 기분은 두 해가 지났어도 잊을 수가 없다. "이대로 허리를 쓸 수 없다면, 가족들은 누가 먹여 살리나" "만약 일어서지도 못하고 휠체어를 사용해야 한다면…" 눈앞이 캄캄해지는 걸 느꼈다. 심리적인 압박감에 저절로 좌절이 되는 듯 싶었다.
아마 이 때, 장애인의 심정을 아주 조금이나마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그 느낌과 감정은 장애자들의 좌절과 슬픔에 비해 손톱 끝보다도 더 작은 것이었을 것이다. 그런 슬픔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장애인들은 정말 자랑스럽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스티븐 호킹(59) 교수. ‘휠체어 위의 아인슈타인’으로 통하는 세계적 천체 물리학자다. 대학 때 조정선수를 할 만큼 건강했던 그에게 장애가 찾아 온건 1963년. 그의 나이 21세 때이다. ‘루게릭’이란 병. 그는 근육이 점점 수축되는 시한부 인생이 되었다. 그 때 의사들은 2~3년밖에 못산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머리를 제외한 전신마비 현상으로 지금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업적을 남기고 있다.
지난 2월19일 뉴욕에서 열린 실내대회 여자 5,000m 달리기. 한 여자 시각장애인이 미 육상 신기록을 수립했다. ‘말라 러년’(32). 그녀는 15분7초33으로 결승선을 통과, 미국기록인 15분22초64를 15초 이상 앞당겼다. 말라는 9세 때 망막 퇴행성 질환으로 시력을 잃었다. 그러나 좌절치 않고 노력, 이런 기록을 낳았다. 그녀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신기록 작성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뉴욕에 사는 정범진(33)씨. 그는 1991년 차량 전복사고로 물도 혼자 마실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 됐다. 사랑하던 여자가 그의 곁을 떠났다. 그는 죽기로 결심한다. 그러다 퀸즈의 한 공동묘지를 지나면서 문득 "무덤 속의 비좁은 관에서 답답하게 사느니 힘들지만 열심히 도전하며 살아보자"고 마음을 바꾸었다. 다니던 워싱턴 법대를 역경을 헤치고 졸업한 후 검사가 됐다. 드디어 그는 지난해 45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브루클린 지방검찰청 최연소 부장검사가 됐다. 정 검사는 장애인들에게 ‘홀로 서기’를 빨리 터득하라고 권한다.
지난달 미국의 ‘피플’지는 한인 입양아 시각장애인 이정남(21)씨를 ‘인간승리’로 소개했다. 선천성 장애로 태어날 때부터 맹인이 된 이씨는 4세 때 입양돼 미국으로 왔다. 그는 고교를 ‘올A’로 마친 후 1997년 펜실베니아 주립대에 입학했다. 그는 올해 평균 4.0만점으로 수학·컴퓨터 과학·프랑스어 등 3개 부문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3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로즈 장학생이 됐다.
미국 교육부 산하 전국 장애인자문협회의장(차관보급)에 내정된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57). 강 박사가 내정된 곳은 장애인 관련 정책을 입안해 대통령과 의회에 보고하는 귀중한 자리다. 중학교 때 사고로 실명한 그는 좌절치 않고 연세대를 졸업, 1972년 한국장애인중 최초로 정규 유학생으로 도미했다. 그리고 피츠버그 대학에서 석사와 교육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노스이스턴 일리노이대 특임교수로 임용돼 92년 국제교육 재활교류재단을 창설, 현재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장애인이라도 못 오를 산이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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