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서는 올시즌 미 프로농구(NBA)의 ‘왕중왕’을 가리는 플레이오프 열기가 뜨겁다.
하와이에는 프로농구팀이 없지만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세계가 시청하는 NBA플레이오프 경기를 보지않는 경우는 드물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은퇴 이후 사양길을 걷는 것처럼 보였던 NBA는 비록 조던처럼 걸출한 천재스타는 없지만 ‘농구외적인’ 화제가 계속 생겨나고 76ers의 앨런 아이버슨이나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등 ‘포스트 조던’ 스타들의 돌출행동및 불협화음등이 오히려 팬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끝낸 현 시점의 시청률도 지난해에 비해 수직상승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중 최대의 이변은 바로 3일 밤 ‘몰몬의 수도’ 유타주의 솔트레익시티에서 일어났다.
하와이에서도 TNT를 통해 중계된 이날 경기에서 서부조 부동의 강팀인 ‘유타 재즈’가 바로 ‘댈라스 매브릭스’에게 84대 83으로 져 탈락하고 만 것.
유타 재즈는 지난 10여년간 서부조 우승은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도 최소 4강 이상은 진출했던 팀이어서 매브릭스 정도는 쉽게 꺾으리라는 것이 일반의 예상이었다.
유타는 5전3선승제인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홈게임을 내리 이겨 2대0으로 출발했으나 댈라스 원정경기에서 내리 져 2대2 동률 상태에서 이날 게임을 맞아 4쿼터 초반까지 10여점차로 앞서고 있었으나 경기종료 10초를 남기고 그만 1점차로 매브릭스에게 역전패했다.
댈라스 매브릭스는 지난 88년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으며 NBA역사상 6번째로 2대0으로 지다가 3게임을 내리 이긴 팀으로 기록되게 됐다.
그런데 종료 10초를 남기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선수들보다 더 흥분해 펄쩍펄쩍 뛰던, 한 청년처럼 보이는 사람을 TV카메라는 클로즈업 시켰다.
이 사람이 바로 댈라스 매브릭스의 괴짜 구단주 ‘마크 큐반’(Mark Cuban)이다.
올해 42세의 마크 큐반은 자신이 창업했던 인터넷 벤처기업 ‘브로드캐스트 닷 컴’을 팔아 억만장자가 되었고 지난 99년초에 댈라스 매브릭스를 2억8천만달러에 사들였는데 플레이오프 탈락은 물론 ‘만년하위팀처럼 보였던’ 매브릭스는 그뒤 완전히 팀분위기가 달라졌다.
바로 선수보다 더 열성인 괴짜 구단주 마크 큐반때문이었다.
큐반은 매 게임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며 거의 전 경기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가 하면 자기팀의 선수들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심판에게 극력 항의했고 선수들간에 다툼이 벌어지려고 하면 자기팀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청바지를 입은채 농구코트로 뛰어들려고 하다가 심판에게 제지당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이로인해 그가 NBA측에 낸 벌금만 해도 40만달러가 넘는다.
이기적이기로 유명한 NBA선수들도 이런 구단주에 감동했는지 그가 팀을 인수한 이후 믿기 어려운 파이팅을 보이면서 10여년만에 본선 1라운드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하고 만 것이다.
이날 경기종료 휘슬이 난뒤 선수들과 큐반은 서로 끌어안고 울고 웃고 했다.
그동안 마크 큐반의 돌출행동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던 사람들도 큐반의 다이내믹한 비즈니스 마케팅 능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으며 현재 미국의 마키팅 업계에서는 큐반이 연구대상이고 화제의 인물이다.21세기의 ‘오너 마케팅의 표본’이라는 것이다.
매브릭스 게임이 있는 날이면 TV카메라는 경기장면도 경기장면이지만 큐반의 일거수 일투족을 수시로 클로즈업시킨다.
어떤 때는 화내고, 항의하고, 어떤 때는 박수치고 의자에서 어린애처럼 좋아서 뛰는 모든 장면들이 전국에 방영되면서 큐반(사진아래)은 선수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되어버렸다.미국 스포츠팬들의 기억에 희미했던 ‘댈라스 매브릭스’는 큐반이 구단주가 된 이후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구단’이 된 것이다.
미국의 유력 마케팅 경제전문지가 최근호에 ‘큐반’을 표지인물로 선정하고 대대적 스토리를 보도하는가 하면 매브릭스의 구단 가치도 인수당시 2억5천만달러보다 최소 두배는 뛰었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바로 선수보다 더 유명해진 큐반의 ‘몸으로 때우는’ 열성적 마케팅 때문이라는 것이다.
매브릭스는 서부조 8강전에서 막강팀 샌 앤토니오 스퍼스와 5일부터 곧바로 7전4선승제 경기를 시작했는데 이 관문까지 통과하면 매브릭스와 ‘큐반’의 이야기는 더욱 떠들썩해질 것이다.
마크 큐반의 사례는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을 감동시킨다’(至誠感天)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일까. 여하튼 하와이의 한인기업 오너들에게도 마크 큐반의 성공사례는 무엇인가 시사할 점이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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