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한국으로 추방된 영주권자가 걸인이 되어 유랑하고 있다거나, 추방된 미주 한인 중 상당수가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사실 적법한 체류신분이 없는 이민 희망자에게 추방은 막연하지만 늘 불안한 그림자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경우에, 어떤 경로를 통해 추방이 되고 추방에는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알아본다.
-불법체류를 하고 있다. 자동차 운전중 위반티켓을 받다가 추방되는 것이 아닌가 늘 걱정이다. 사소한 교통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된 것이 곧바로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그리고 추방재판은 어떤 수순으로 진행되는가?▲경미한 교통위반이 빌미가 되어 추방되는 일은 없다. 경찰은 교통위반자의 체류신분을 물을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는 사람을 추방시키려면 그 체류신분에 관계없이 반드시 재판절차를 거쳐야 한다. 추방재판은 일반 소송사건과 비슷한 수순을 밟아 진행된다. 관선 변호인은 없지만 피고인이 원하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재판과정에서 추방의 부당성을 항변할 수도 있다.
만약 추방재판에서 패소하면 이민국 내에 있는 BIA(Board of Immigration Appeals)에 이의신청을 해 볼 수도 있다. 이것마저 여의치 않으면 연방법원에 추방결정에 대한 사법 심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본인은 영주권자로 현재 추방재판이 진행 중이다. 추방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추방재판이 진행될 때 이민 판사에게 추방취소(Cancellation of Removal)를 신청할 수 있다. 영주권자의 경우 추방취소는 세 가지 조건이 맞아야 가능하다.
첫째 지난 5년 동안 영주권자 신분이어야 한다. 둘째 미국에 지난 7년 동안 체류했어야 한다. 이 7년 체류를 계산하는 방식은 이민국으로부터 추방재판 통지서(Notice to Appear)를 받을 날부터 역산해 미국에 체류한 기간이 7년을 넘어야 한다. 셋째 가중적 중범죄 처벌대상이 아니라야 한다. 참고로 가중적 중범죄의 범주는 매우 넓어 사실 거의 모든 중범죄를 포괄하다시피 하고 있다.
-영주권자가 아닌 사람으로 영주권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었다. 영주권 신청이 기각되었을 뿐만 아니라 살상가상으로 추방재판 통지서도 받았다. 추방재판이 시작되면 추방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추방재판 중에 판사에게 추방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추방취소를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첫째, 추방 통지서를 받기 전 10년 동안 미국에 체류했어야 한다. 둘째, 그 10년 동안 범법 사실이 없어야 한다. 셋째, 이민국에 조작된 서류를 낸 사실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본인이 추방되면 시민권자 배우자나 자녀의 생활이 매우 곤란해진다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추었다면 추방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민판사에게 추방취소를 신청해 볼 수 있다. 비영주권자는 1년에 4,000명까지 추방취소를 받을 수 있다.
-추방정지(Suspension of Deportation)를 받기가 추방취소보다 쉽다고 들었다. 추방정지가 추방취소와 어떻게 다른가?▲추방정지는 지금은 없는 제도이다. 이 추방정지란 97년 4월 이전에 추방재판을 받기 시작한 사람만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요건은 첫째 7년 동안 계속 미국에 있어야 하고, 둘째 범법 사실이 없어야 하고, 셋째 추방재판을 받는 본인이 추방되면 시민권자인 자녀 혹은 배우자 등 직계가족이 상당한 곤란을 겪게 된다는 점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추방정지는 추방취소보다 받기가 쉬운 것이 사실이었다.
-추방취소가 안되면 차선책은 자진출국(Voluntary Departure)이라고 들었다. 자진출국이란 무엇인가?▲추방을 면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자진출국이 해결책일 수 있다. 자진출국은 가중적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자진출국은 이민판사가 제시한 기간 내에 출국하는 것이 조건이다. 자진출국을 하면, 추방과 달리 나중에 재입국 자격이 되면 언제라도 미국에 다시 입국할 수 있다. 자진출국은 추방재판이 진행되기 전이나 진행도중에 신청할 수 있다.
자진출국 결정이 내려지면 120일 안에 자비로 출국을 해야 한다. 추방재판이 끝난 뒤라도 미국에 1년 이상 체류했고, 지난 5년 동안 모범적인 생활을 했고, 가중적 중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없었다면 자진출국 결정을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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