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에 생산된 수륙양용차 ‘앰피카’ 현재 500여대 잔존, 어디서나 눈길 모아
처음 물속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을 때 딕 브루너의 무릎은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펠러가 돌기 시작하면서 갑판에서 서서히 멀어져감에 따라 브루너는 그가 탄 오래된 독일제 수륙 양용 자동차 ‘앰피카(Amphicar)’ 복원에 쏟아 부은 수백시간과 수천달러가 마침내 제몫을 해냈음을 깨달았다. 차가 길에서도 아무 문제없이 잘 달리는데다가 물위로 떠다니기까지 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는 60세의 브루너는 4년전 처삼촌으로부터 이 차를 얻었다. “언제나 특이한 차들을 좋아했다”고 이야기하는 브루너는 취향과는 대조적으로 정상적인 외모를 지녔는데 클래식 볼보, 포드 머스탱, 그리고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500대의 수륙양용차중 한 대를 소유하고 있다. 60년대에 생산됐던 다른 3,000대는 녹슬어 없어졌다.
처음에 3,000달러에 팔리던 이 차들은 현재 대당 4만달러에 이르기까지 값이 올라가며 부자들에게는 매우 인기있는 수집용 장난감, 기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수리용 프로젝트, 이런 차가 대량 생산되기도 했다는 사실은 커녕 있는지조차 모르던 보통 사람들에게는 강한 호기심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 59세의 지니 고든은 “앰피카에 타기 전에는 늘 머리를 빗고 립스틱을 바른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페 스프링즈에 ‘고든 수입사(Gordon Imports)’라는 수륙양용차 부품 취급업체를 운영하는 그녀와 남편 휴 모두 16대의 앰피카를 보유하고 있지만 “멀쩡한 것은 1대뿐”이다.
그 차는 1967년형으로 북부 미시건의 별장에 두고 앞마당에서 운전해 바로 호숫물로 들어간다. 고든 가족은 이 장소에서 25년간 이 자동차로 거리와 호수를 누비고 다녔지만 여전히 언제 어딜 가든 “그 차를 처음보는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고 지니 고든은 말했다. “차 덕분에 우리는 어떤 영화배우들보다 더 많이 사진에 찍혔을 것이예요”
지니 고든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지만 바로 그 매력 때문에 이 차를 가진 사람도 많다. 국제적으로 240명의 회원을 가진 켄터키의 ‘앰피카 클럽’ 회장 마크 슐레머는 “독특함이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신시내티 강으로 차를 끌고 나갈 때마다 부두가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들로부터 기립 갈채를 받는다고 말했다. “앰피카는 어떤 고급차 옆에 세워 놓아도 사람들의 시선을 더 끌지요”
차체 뒷편 흙받이 아래 감춰진 프로펠러, 문 주변의 고무 봉랍, 그리고 몸체 왼쪽 가장자리를 따라 차를 갑판에 묶어 떠내려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고정끈등이 달려있는 앰피카는 피오르드 그린, 레가타 레드, 라군 블루, 비치 화이트의 4가지 색깔로 제작되었으며 지상 최고속도는 70마일, 수상에서는 7마일의 속도를 내 수상 스키만큼도 빠르지 않다.
브루너의 차고에는 “이것은 자동차입니다. 이것은 보트입니다. 수륙양용차. 미래의 차가 오늘 여기 있습니다”라는 오래 된 광고 배너가 붙어있다. 하지만 실제 앰피카는 그 약속에 그다지 걸맞지 못했다.
2차대전때 독일군을 위해 독일의 발명가 한스 트리펠이 최초로 개발한 수륙양용 자동차 앰피카는 1961년에서 1968년까지 베를린의 한 공장에서 총 3,500여대가 생산됐다. 이중 90%가 미국으로 수입됐는데 1968년에 연방환경보호청(EPA)과 교통부가 환경보호 및 안전규정을 강화시킴에 따라 이에 부응하지 못한 앰피카는 곧 문을 닫았다.
수륙양용 차량은 오랫동안 여러 국가에서 군용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상업적으로 최초이자 유일하게 대량 제작된 수륙양용 차량은 앰피카 뿐이었다. 나치 전범으로 징역형을 마친 뒤 여전히 생존해 있는 트리펠은 출감후 다른 형의 앰피카 제작을 시도했으나 자금때문에 실현하지 못했다. 유럽의 두 회사가 최근 몇 년간 앰피카 모방을 시도했지만 생산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안전과 환경보호 규정은 여전히 이 차량의 재생산에 장애가 되고 있다. 물에서는 해안경비대의 수많은 안전규정을 지켜야하고 뭍에서는 뭍에서대로 또 다른 규정을 지켜야하니 차 한 대로 두가지를 다 만족시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도 슐레머의 그룹은 해마다 7월에 오하이오에서 전국총회, 8개 지역에서 연중 행사를 열어 앰피카 소유주들이 모여서 수다 떨고 다양한 호수에서 자기들의 차를 타보도록 하고 있다. 이 차에는 그렇지 않아도 관리하기 힘든 철제 차량을 부식시키는 염수보다는 담수가 더 좋다. 그래서 앰피카 주인은 호수가 수천개나 되는 미시건 주에 가장 많이 몰려 있으며 날씨는 좋지만 담수는 찾기 힘든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는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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