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오륜이 물구나무를 섰다’
흔히 가정과 사회의 기본 도의와 질서가 거꾸로 변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말이다.
한인 가정의 붕괴현상과 더불어 가정 내 인간관계가 사랑, 이해, 수용, 양보 대신 상호불신, 경쟁심, 애정착취 등 부정적 현상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것.
부자간, 모녀간, 형제간, 부부간에 증오, 적대, 불신 등이 폭력행사로 발전하는 패륜적 행위는 삼강오륜에 역행하는 극치라 할 수 있다.
삼강오륜(三綱五倫)은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이르는 말이다.
삼강(三綱)은 군위신강(君爲臣綱-임금은 신하의 근본이 되고), 부위자강(父爲子綱-아버지는 자식의 근본이 되고), 부위부강(夫爲婦綱-남편은 아내의 근본이 된다).
오륜(五倫)은 군신유의(君臣有義-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고), 부자유친(父子有親-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친함이 있고), 부부유별(夫婦有別-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고), 장유유서(長幼有序-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고), 붕우유신(朋友有信-벗과 벗 사이에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 등이다.
삼강은 충(忠), 효(孝), 열(烈)의 군신, 부자, 부부 사이의 도리를, 오륜은 부자, 군신, 부부, 장유, 붕우 사이의 상호관계를 위주로 서로 지켜야 할 윤리적 덕목을 언급하고 있다.
삼강오륜은 한국인의 내면을 지배해 온 유교문화의 기본 덕목이자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기본 원칙이라 할 수 있다.
가정의 달 5월이 되면 한인사회에는 효와 경로사상 등을 중심으로 한 각종 행사가 매년 풍요롭게 펼쳐진다. 효자, 효부 등 부모와 시부모를 잘 섬기는 한인들을 표창하는 행사도 연중으로 치러지고 있다. 물론 부모, 시부모나 웃어른들을 공경하는 한인들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효와 경로사상 등은 인륜의 근본 덕목임에도 불구 자기중심주의로 바뀐 사회현상으로 인해 그들을 포상해야 하는 행사가 마련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웬지 씁쓸한 느낌이다.
“직장 상사, 동료와 후배 사이에 의리와 질서가 없다”, “냉수 마시는데도 순서가 있는데 아이들이 너무 버릇이 없다”, “아내를 가정부 취급하며 반말을 한다”, “믿었던 친구에게 발등을 찍혀 오히려 원수지간이 됐다” 등…
점차 인간관계가 악화되는 한인사회에서 ‘삼강오륜이 물구나무를 서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가족회복’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 지름길은 한인 부모들이 고정관념의 틀에 박힌 기존의 부부 관, 가정관, 자녀관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서 찾아야한다고 가정상담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들은 가정은 사랑을 받는 곳뿐만 아니라 태어난 의무를 다하는 곳, 건강한 관계를 맺는 훈련의 장, 자녀들에게 건강한 인격교육을 해 주는 곳이란 새로운 가정 관에 눈을 떠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름다운 한인가정’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기본 의무이자 책임이다. 이를 위해 현실적 측면에서 삼강오륜의 참 의미를 되새겨 봄직하다.
삼강의 군위신강은 충(忠)으로, 신하로서 임금 섬기는 도를 말하고 있으나 그 진의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사심 없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힘써 일하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효(孝)는 부모에게 효성을 다 하며 남의 부모까지라도 정성으로 받들라는 뜻이며, 열(烈)은 한 여인과 한 남편이 서로 절조를 지키는 동시에 서로에 배반치 않는 절개를 이르는 의미가 담겨있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인륜인 오륜의 부자유친은 아버지와 자녀 사이의 도는 친애에 있으며 이는 곧 아버지는 자녀에 자애롭고, 자녀는 아버지에게 효성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군신유의는 임금과 신하뿐만 아니라 현재 살고 있는 조직사회의 상하가 서로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일컫는 말이다.
장유유서는 어른과 젊은이 사이의 선후 차례는 가려야 하되 불합리한 노소 차별을 가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붕우유신은 벗 사이에 생명을 대신하고 고락을 서로 나눌 수 있는 벗을 두자는 것이며, 부부유별은 부부사이에 예절을 두어 가까운 사이부터 도리를 지켜나가자는 뜻이다.
5월 가정의 달! 부모와 자식으로서, 직장 상사나 부하직원 또는 선후배로서, 친구사이로 그리고 남편과 아내로서 각자 입장에 서서 과연 인륜의 근본 덕목들을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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