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 자동차 콜렉션 무료 전시하는 J.B. 네더컷
잭 보이슨 네더컷(87)은 여성을 아름답게 해서 번 돈으로 차를 아름답게 한다. 화학자 네더컷은 ‘멀 노먼 화장품(Merle Norman Cosmetics)’의 총수.
아주머니인 멀이 1931년 로스앤젤레스에 설립하고 네더컷이 1932년에 합류한 회사로 네더컷은 결국 다른 주들을 모두 사들여 미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개인 미용제품 회사의 하나로 성장시켰다.
연간 1억달러 매출 규모를 가진 회사가 그에게는 최고의 우선순위를 갖지만 네더컷의 정열은 자동차에 있다. 강철, 플래스틱, 나무, 섬유 그리고 철사로 만든 이 물건은 그의 말에 따르면 “미국 역사 진보의 한 부분인 예술작품”이다.
네더컷의 첫 자동차는 1923년형 셰브롤레로 바닥도 없고 피스톤도 헐렁했던 차였다. 차값으로 12달러, 등록비로 .22 구경 라이플 총을 준 그 차를 타고 구애했던 도로시와는 결혼한지 67년이 됐다. “비가 오면 바닥으로 물이 차오르곤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불편함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장거리를 오래 드라이브했다. 자동차는 언제나 우리 삶의 일부였다”
오늘날 180대가 넘는 차를 가진 네더컷은 세계 으뜸의 자동차 수집가와 복구자로 여겨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의 콜렉션을 대중과 나눈다는 점에서 가장 특이하다. 남가주에는 일반에게 거의 공개되지 않는 수백만달러 상당의 자동차 콜렉션을 저장해놓은 특징업는 창고들이 많다. 또 많은 수집가들은 자신의 보물에 일반의 접근을 제한하는 경향이다.
그러나 네더컷은 콜렉션을 독차지하는데 별 이로움을 못 느껴 공식적으로 ‘네더컷 콜렉션’이라고 불리는 자신의 ‘작은 취미’를 일반에게 공짜로 개방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45분여 떨어진 실마의 산업단지에 자리잡은 그의 콜렉션은 1900~1947년 사이 주문제작 차량에 집중됐다.
가장 오래된 것은 1898년형이며 가장 최신의 것은 1956년 팩카드 카리비안 컨버터블이다. 콜렉션 일부가 자리잡은 화장품회사 포장 공장 옆 5층짜리 건물에서는 전문 큐레이터가 관람객을 안내한다.
로스앤젤레스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회장이며 네더컷의 오랜 친구이자 숭배자인 브루스 마이어는 “그의 박물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그는 자신의 콜렉션이 누구에게나 개방된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수집가이기도 한 마이어는 “드문 주문 제작 자동차들의 모음으로 대부분은 하나밖에 없는 것들인 네더컷의 수집품들은 동종 콜렉션 중 가장 뛰어나다”고 칭송했다.
심지어 자신이 죽은 후에도 순조롭게 운영하기 위해 네더컷은 수년전 비영리재단 ‘네더컷 콜렉션’을 설립했다. 연간 예산은 약 250만달러며 미미한 기부금에 의지하지 않기 위해 화장품회사 전체의 운영을 재단에 유증했다. 여성들이 화장품을 계속 구매하는 한 이 콜렉션도 일도 계속될 것이다.
해야 할 일은 많다. 대부분의 오래된 자동차들은 골조가 나무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망가지게 된다. 금속판에는 구멍이 나고 녹이 슬며 가죽과 천으로 된 내장도 썩고 오래된 배선은 부서지고 갈라진다. 니켈 도금은 부식되며 고무 호스와 벨트는 파괴된다. 부속을 만든 공장들은 없어진지 오래지만 복구를 염두에 둔 수집가은 모든 것을 새것처럼 유지한다.
전문가들은 네더컷이 이 분야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나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업계 컨설턴트이며 자동차 수집가인 고든 왱어스는 “그는 오늘날 복구 기준을 만든 인물”이라고 말하는데 네더컷 콜렉션의 회장이자 화장품회사의 부사장인 딕 놀린드는 거의 50년간 자신이 상사로 모셔온 네더컷이 “말 그대로 완벽주의자다. 그는 완벽을 원하며 이를 위해 시간, 재능, 돈을 투자할 뜻을 가진 사람이다”고 말했다.
한 예로 1933년 부가티 보수계획의 일부로 네더컷 콜렉션은 연구진을 파리로 보내 이 자동차를 건조했던 91세의 앙드레 비트를 만나게했다. 비트의 기억에 맞춰 복구하기 위해서였다.
이같은 세심한 주의 덕분에 네더컷 콜렉션은 세계적인 클래식 전시용 자동차계에서는 최고로 치는 연례 ‘페블비치 콩쿨’에서 여섯 번이나 최고상을 받았다. 이 행사의 50년 역사상 어떤 수집가보다도 많은 우승을 거둔 것이다.
네더컷은 “모으다보니 많아졌다. 내가 원하는 차에 관해 연구하면 할수록 수집품 리스트는 길어져 갔다. 나의 수집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살 기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1969년까지 그가 잡은 기회들은 넓은 주차장을 가득 메우자 마침 화장품회사 주식을 공개하여 많은 현찰을 쥔 네더컷은 자동차 전시 시설을 지었다.
‘샌 실마’라고 불린 최초의 네더컷 건물은 30대의 차를 수용하고 자동차 복구 시설도 설치됐으며 한층에는 네더컷 부부가 수집한 골동품 피아노, 오르간, 자동 연주상자등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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