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나무를 심기 위해서는 우선 묘포에 씨를 뿌려 묘목을 길러낸다. 묘포는 영양분을 고루 갖춘 비옥한 토양에 관개와 배수가 잘 되고 적절한 온도로 유지해야 묘목이 제대로 자란다. 1년쯤 기른 묘목을 산에 옮겨 심을 때 심는 시기도 맞아야 한다. 해마다 식목일 전후인 한식 절기가 식수의 계절이다.
나무를 심었다고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영양분이 부족하면 비료를 주어야 하고 가뭄으로 타 죽을 때는 물을 주어야 한다. 병충해가 번질 경우에는 방제도 해야 한다. 나무가 어릴 때 비뚤어지면 비뚤어진 나무로 자라나기 때문에 곧게 세워주기도 해야 한다. 또 바람을 심하게 맞고 자란 나무는 뒤틀어지기도 하고 먼지, 소음, 공기오염 등 공해에 시달려서 죽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에 기후를 포함한 모든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그 뿐이 아니다. 나무나 꽃 등 식물도 동물처럼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유지되도록 관리를 잘 해야하는데 그 관리를 정성껏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십년간 나무가 잘 잘라야 그 과실을 따거나 대들보나 기둥의 목재로 쓸 수 있다.
사람을 교육하는 원리가 이와 똑같다고 할 수 있다. 교육은 가르치고 기르는 것으로 어린이를 한 사람의 어른으로 완성하는 과정이다. 즉, 사람이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아 미숙한 상태에서 성숙한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을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교육은 학교와 가정, 사회의 삼위일체로 이루어진다. 학교에서 훌륭한 스승과 좋은 교우를 만나서 실력을 쌓아야 지적으로 성장 발전을 할 수 있다. 좋은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가정에서는 부모형제의 영향이 매우 크다. 가풍이나 가족들의 언행이 교육에 큰 영향을 주며 의사 집안에서 의사가, 예술가 집안에서 예술가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도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입증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사회교육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씩이나 이사를 한 것은 사회적인 교육환경 때문이었다. 학군이 좋다, 나쁘다 하는 것도 사회환경을 두고 하는 말이다. 크게 보면 학교교육이나 가정교육도 이 사회환경 안에서 이루어진다. 교육을 나무를 기르는 것에 비유한다면 가정은 토양이고 학교는 관리이지만 사회는 기온과 날씨, 환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요즘 한국에서는 교육 위기론이 대두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이 학부모와 교육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학부모의 88%, 교육전문가의 93%가 심각한 위기상황이라고 응답했다. 더구나 많은 학부모들이 한국의 교육에는 미래가 없다고 단정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국가가 제공한 공교육을 보이콧하는가 하면 아예 가족들을 데리고 외국으로 이민을 떠나고 있다.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교육환경이 망가져 버렸기 때문이다.
교육은 유아가 어머니의 입 모양을 보고 말을 배우듯 일종의 모방에서 시작된다. 어린이는 어른의 표정에서 희노애락의 감정을 읽으면서 행동양식을 배워간다. 그러므로 자라나는 세대는 어른이나 사회 지도층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게 된다. 게가 옆으로 기면서 새끼에게 바로 기어가라고 가르쳐도 역시 옆으로 기어가고 만다. 모범을 보이는 것이 최상의 교육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 사회가 과연 교육적 환경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부정부패와 거짓이 판을 치고 지도층이라는 힘있는 사람들일수록 정의에 어긋나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정책과 교육제도는 조령모개식 무원칙을, 가정은 부정입학 등 탈법, 편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교육은 생존경쟁에 이길 수 있는 약육강식의 논리를 가르칠 뿐 사람으로서 사는 방법을 가르치지 못한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가장 큰 죄악은 교육을 망쳐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 살고 잇는 한인들이 자녀의 교육 때문에 이민을 왔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렇다면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역 환경이나 학교, 가정교육에 모두 관심과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른들이 모범이 되어야 한다. 미국에 와서도 한국과 같은 교육환경을 만든다면 교육 때문에 왔다는 말은 어불성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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