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대탐험으로 불릴만한 ‘페이 원정대’의 아프리카 정글탐사가 얼마 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생태학자 마이클 페이가 이끈 이번 탐험은 지난 99년 9월 20일에 시작하여 15개월만인 2000년 12월 18일에 종료되었다.
페이 원정대가 탐험한 정글은 중앙아프리카 콩고 북부의 열대우림에서부터 대서양 연안의 가봉에 걸쳐 있는 플로리다 면적과 비슷한 정글지역이다. 페이는 15개월간 2,000마일을 걸으면서 이 정글의 심장부를 관통했다.
아마도, 페이는 이 정글을 미훼손 상태에서 탐험하고 그안에 있는 이국적 동물들을 관찰한 최후의 인간으로 기록될지 모른다.
아프리카의 콩고정글은 아직까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지구상 최후의 천연정글로 꼽힌다. 아마존 강유역이나 인도네시아의 정글은 그동안 인간들에 의해 끊임없이 벌목되고 개발되어 왔다.
페이의 탐험은 훗날, 극지대 탐험과 에베레스트 등정과 더불어 역사에 길이 남을 탐험으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 또한, 페이의 원정은 탐험과 생태학을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이전의 탐험들과는 성격이 달랐다.
페이의 탐험은 유명 인문지리 잡지를 발행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의 후원하에 이뤄졌다.
원정에서 페이가 부여받은 사명은 탐험과정에서 경험한 모든 것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이었다. 특히, 대형 포유동물들의 존재와 멸종유무 확인, 다국적 벌목회사들의 정글파괴 현장 등을 포함한 정글의 모든 것을 알리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페이는 벌목회사의 트럭들이 벌써 정글주변부까지 진출했으며, 인간들이 원숭이와 침팬지, 야생코끼리, 고릴라 등을 닥치는대로 죽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지속적인 개발에 따라 정글의 열대우림지가 점차 초목지로 변할 것이며, 우기의 폭우를 견디지 못해 지표가 황폐해져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정글파괴 자체는 페이에게 새로운 뉴스가 아니었다.
그는 콩고에서 10년간 생활하면서 정글들이 개발되는 사례를 수없이 목격했다. 페이는 향후 30년내로 중앙아프리카 정글의 90%가 개발될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탐험으로 경각심이 일어나서 그중 10%라도 보존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그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건데, 전국토 중 야생상태로 보존된 면적은 전체의 4%에 불과하다. 만일, 페이의 희망이 실현되려면 그가 이번에 관통한 정글지역들이 콩고 북부의 오잘라 국립공원처럼 국립공원으로 지정돼야 한다. 오잘라 국립공원은 지구상 최후의 고릴라 서식지 중 하나다.
페이는 자신의 탐험을 ‘메가-트랜섹트’라고 표현했다.
트랜섹트란 생태과학에서 사용하는 학술용어로서, 동물들의 종과 활동들이 상호구분되는 두 지역 사이의 경계선을 지칭한다. 페이는 탐험과정에서 자신의 트랜섹트를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장애물들을 정면돌파했다.
페이 원정대는 지난 99년 9월 20일, 12명의 밤벤젤리 피그미 짐꾼들과 함께 콩코의 바메사에서 출발했다. 페이를 도와 짐꾼들을 인솔한 맘비레미라는 젊은 피그미는 탐험 첫 8개월동안, 수풀을 헤치기 위해 정글칼을 120만번이나 휘둘렀다.
페이의 정글탐험은 조셉 콘라드의 탐험기록인 ‘어둠의 심장부’에 견줄만한 것이다.
루이스와 클라크의 원정 이후, 정글을 그만큼 멀리 탐험하면서 끝까지 살아서 귀환한 사람은 없었다. 19세기, 어둠의 아프리카 정글을 탐험한 그 유명한 리빙스턴 박사도 페이처럼 멀리 탐험하지는 못했다. 특히, 콩고정글은 오랫동안 정글주변부에서 생활해 온 피그미족들도 감히 접근하지 못한 전인미답지였다.
정글은 영화나 TV에서 보아 온 친숙한 이미지와는 달리, 인간이 접근하기에는 비참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중 최악의 위험은 표범이나 사자같은 맹수가 아니라, 가장 작은 생물체들로부터 나온다. 정글개미, 파리, 모기, 기생충들이 끊임없이 달려들고, 겉으로는 깨끗해 보이는 물도 유독성 강산성인 경우가 많다.
또, 거머리들이 인간의 피를 빨아먹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고, 각종 진드기들이 신체의 가장 내밀한 부분까지 파고든다. 또한, 각종 날파리들이 눈과 코와 입속으로 달려들고, 지표에도 각종 벌레들이 득실거린다. 뿐만 아니라, 인간들을 먹이로 생각하는 굶주린 맹수들의 위험도 상존한다.
15개월의 탐험기간 동안 페이는 수없이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인간들에게 도살당한 동료들을 기억하는 고릴라떼의 공격을 받았고,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고생을 했다. 또, 몸에 난 상처에는 붕대를 감고, 갈라진 발가락에는 덕테잎을 붙이면서 탐험을 이어 나갔다.
밤이면 핀셋을 사용하여 몸에 난 상처에 달라붙은 쉬파리를 떼어냈다. 한번은 밀렵꾼들의 캠프를 급습, 사냥총들을 빼았고 캠프들을 불살르기도 했다. 얼마나 고생이 막심했던지, 탐험기간 동안 페이의 체중은 30파운드나 줄어 들었다.
한편, 앞으로 탐험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은 인터넷 웹사이트에 개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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