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밀레니엄 기행 (15) 라틴아메리카를 가다
▶ 아르헨티나 <하>
낮잠자는 관광자원영토, 남한의 30배. 인구, 3,500만명. 아르헨티나는 이처럼 적은 인구에 방대한 영토를 가진 좋은 조건의 나라이다. 특히 그 영토의 대부분은 팜파라고 불리는 목장지대이고 지하자원 역시 풍부하기만 하다. 다시 말해 아르헨티나는 미주 대륙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고 인구 1인당 자연적 조건이 제일 유리한 나라이다.
사실 아르헨티나는 면적 면에서 라틴 아메리카 최대국인 브라질보다는 작지만 브라질이 주로 열대지역에 자리잡고 있다면 아르헨티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아르헨티나 하면 연상하는 초원지대만이 아니라 열대 우림지대로부터 안데스의 산악지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커지고 있는 빙하인 페리토 모레노 글라시아로 비롯한 남부의 빙하지대에 이르는 다양한 자연을 자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칠레의 푼타아리나스가 미주 대륙 최남단도시를 자랑한다면 아르헨티나는 푼타아리나스 남쪽에 위치한 티에라 델 후에고 섬의 최남단 도시 우수아이아를 보유하고 있어 미주 대륙의 진짜 최남단 도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르헨티나화대 달러, 1대 1즉 라틴 아메리카에서 남북으로 가장 긴 영토를 가지고 있는 칠레와 비교해도 칠레의 북쪽 사막지대를 제외하곤 남북으로 칠레와 국경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외국인들이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곳이 아니다. 그것은 아르헨티나화와 달러를 1대1로 묶음으로써 아르헨티나의 물가가 외국인들에게 비상식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즉 아르헨티나의 경제 실력에 비해 달러등 외국화가 말도 되지 않게 대접을 받지 못한다. 웬만한 호텔의 방값이 200달러를 넘는 것은 보통이고 생수 1병에 3달러를 달라는 것이 보통이다.
인접한 칠레나 브라질에 비해 물가가 두배 정도 비싸다. 그 결과 남미의 주요 관광지 중의 하나인 이과수폭포의 경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모두 이 폭포를 접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이 두 나라를 오가며 관광을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브라질 쪽에 묵고 있다. 또 빙하지대인 파타고니아 관광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칠레쪽을 선호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과수폭포의 아르헨티나쪽을 가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 곳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의욕적으로 건축을 하다가 기존 호텔 역시 손님이 없자 건축을 포기하고 버려진 많은 호텔 건축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남미의 알프스 ‘바라로체’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이지만 돌아본 아르헨티나의 자연은 아름답기 만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중남부 칠레로부터 아르헨티나로 이어지는 호수 지역. 칠레의 푸에르토 몬트로부터 1박2일의 코스로 유람선과 버스를 이용해 호수를 건너고 안데스산맥을 넘어 아르헨티나의 바라로체로 이어지는 관광코스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들로 정평이 나있는 때묻지 않은 비경이다. 관광버스를 타고 푸에르토 몬트를 떠나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한참을 달리면 토도스 로스 산토스 호수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 갈아탄 유람선은 일본의 후지산을 빼어 닮은 눈 덮인 오소르노 화산을 바라보며 빙하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초록색 호수를 가르며 비경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래서 도착하는 곳이 국경도시인 푸엘라. 이곳에서 하루를 보낸 뒤 버스를 타고 얼마를 가면 칠레쪽 출입국 관리소가 나오고 여기에서 출국 수속을 하고 안데스산맥을 넘으면 산꼭대기에 거대한 나무문이 나타난다. 공식적인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국경으로 아무도 지키는 사람이 없지만 문 위에 쓰여진 아르헨티나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이 곳이 국경임을 실감케 해준다.
나후엘 후아피 호수 무지개안데스산맥의 내리막길을 내려가 호수에 도착하면 그 곳에 아르헨티나 출입국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서 출입국 수속을 마치고 호수 지역에서 가장 풍광이 아름답다는 나후엘 후아피 호수를 항해하게 된다. 풍광도 풍광이지만 호수 위에 나타난 무지개에 서서히 다가가 무지개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 호수 끝에 가까워지면 알프스가 나타나고 왜 이곳 바라로체가 남미의 알프스라고 불리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연환경도 비슷하지만 고향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많은 독일과 스위스 사람들이 모여들어 알프스식으로 꾸며 놓았기 때문이다.
세계적 명사들 별장 즐비뛰어난 경치, 수상 스포츠와 스키등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이유로 세계적인 투기자본가 조지 솔로즈로부터 인기스타 아놀드 슈와제네거, CNN 대표 테드 터너 등 세계적인 인사들이 별장을 소유하고 있다.
이과수폭포는 소개가 필요 없는 남미의 절경중의 절경. 파노라마 영화를 보는 것처럼 360도로 펼쳐진 폭포들의 도열을 보고 있노라면 왜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 폭포들을 본 순간 "불쌍한 나이애가라"라고 탄식했는가를 이해하게 된다. 한마디로 이과수는 나이애가라를 한 곳에 수십개 모아 놓은 모습이다. 물론 이과수폭포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브라질 쪽이다.
뿐만 아니라 브라질 쪽에서는 보트를 타고 폭포, 특히 이과수폭포의 하이라이트인 악마의 목구멍 바로 밑에까지 다가가 폭포 밑에서 물벼락을 맞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이과수 보물 ‘악마의 목구멍’수많은 폭포 중 가장 거대한 폭포가 떨어지는 곳에 위치한 악마의 목구멍은 워낙 많은 물이 모여서 떨어지면서 수증기가 올라가 구름이 생기고 폭우가 쏟아져 장마가 지는 현상을 보고 인디언들이 악마가 노한 것으로 믿고 붙인 이름이라는 설로부터, 땅속에 사는 한 용이 한 인디언 처녀를 사랑했는데 이 처녀가 인디언 남자와 사랑에 빠져 밤에 도망을 가자 용이 이들을 추격하다가 갑자기 땅으로 솟구쳐 나와 그 목구멍 자리가 바로 악마의 목구멍이고 그 곳에 폭포가 생겼는데 이 두 남녀는 서로 바라보면서도 영원히 만날 수 없도록 폭포 위와 아래의 돌로 만들어 버렸다는 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쪽에서 본 이과수폭포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즉 배를 타고 폭포 가까이 가 그 곳에 설치된 긴 나무다리를 따라가면 폭포가 떨어지는 폭포의 아래쪽이 아니라 위쪽에서 폭포가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키며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바로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이처럼 뛰어난 관광자원을 가지고도 터무니없는 환율로 보다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