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포커스-미디어 사용료
▶ 케이블-인터넷-셀폰 사용료 도시가정들 월평균 122달러
첨단 테크놀러지 시대에는 돈도 많이 든다.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은 좋지만 혜택을 다 누리고 살려면 가계 고정지출은 그만큼 더 늘게 된다. 예컨대 보통 전화선으로 연결된 인터넷으로는 연결 속도에 만족할 수 없어 DSL을 깔면 그만큼 돈은 더 들게 마련. 장거리전화·케이블 TV에서 시작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무선전화, 개인용 비디오 녹화서비스, 인터넷 비디오게임, 인공위성 라디오, 디지털 케이블, 인터넷 TV, 무선 인터넷 등등 돈만 내면 누릴 수 있는 첨단 테크놀러지는 갈수록 종류를 더해 간다. 하지만 서비스 범위가 늘어나면서 사용료 부담도 늘어 소비자들은 이제 어디까지 이 ‘첨단 혜택’을 누리며 살아야 할 것인지 주춤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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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실태
타운 직장인 김모(45)씨는 얼마전 케이블 회사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신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쓰고 있는 전화모뎀보다 서비스료가 훨씬 비싼데다 집안에 있는 2대의 컴퓨터를 홈 네트웍으로 연결해 모두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고는 서비스 신청 계획을 중단했다.
김씨는 "일년에 수 백달러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계산하니 부담스러웠다"며 "좀 더 자세히 따져보고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서비스인지를 판단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는 미 전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새로운 테크놀러지를 이용한 미디어 서비스를 유행처럼 너도나도 사용하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 서비스 종류가 워낙 많아진데다 가격도 10∼20달러선이 아니라 하나 당 40∼5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 몇 가지 서비스만 신청하더라도 한 달에 웬만한 자동차 페이먼트 비용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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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도 고전 미디어 서비스는 그동안 새로운 테크놀러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경제 성장의 붐을 타고 빠른 속도로 팽창해 왔다. 하지만 물불 가리지 않고 돈을 지불하던 소비자들도 계속 비싸져 가는 첨단 미디어 서비스에 대해 그 가치를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
한 업계 분석가는 "서비스 요금은 몇 십센트가 아니라 몇 십달러선"이라며 "경제 둔화가 계속되면 거액을 투자해 비즈니스를 벌려 놓은 업체들은 파산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몇 가지 실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개인용 비디오 녹화(PVR) 서비스를 제공하는 ‘티보’(TiVo)사는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할러데이 시즌에 9만명으로 예상했던 신규 가입자가 6만3,000명밖에 그쳤다. 이로 인해 대대적인 광고 계획을 취소하고 투자자를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경쟁사인 ‘리플레이 TV’사는 지난 11월 PVR 박스 판매와 소비자 대상 서비스 비즈니스를 중단했다.
케이블과 위성방송 서비스 가입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PVR 서비스를 위해 셋톱박스를 300달러에 구입하고 한 달에 10달러의 사용료를 지불하겠다는 소비자는 불과 0.5%에 불과했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의 50% 이상은 요금이 무료일 때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며 28%는 요금이 3달러 정도면 고려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는 기존의 전화 모뎀을 이용한 서비스에 비해 5∼100배 가량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다는 것 때문에 인기를 얻어 왔으나 문제는 40달러에 이르는 월 사용료.
한 분석가는 "소비자들이 그들이 지불하는 비용으로 얻는 가치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전체 소비자의 7%만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36달러 이상을 지불하겠다고 답했으며 73% 이상은 사용료가 25달러 미만이면 서비스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블을 통한 비디오 시청 서비스인 VOD(Video on Demand)도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칵스 커뮤니케이션’(Cox Communication)사는 올해 서비스 지역을 3곳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회사측은 서비스에 필요한 디지털 케이블 접속 비용에 별도 사용료가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최고 경영자 루퍼드 머독도 케이블 연결비용으로 매달 30달러에 추가로 비디오 시청 비용을 10달러 받는 데다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한돼 있다며 VOD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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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미디어 회사들은 이 분야의 비즈니스 성장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사용료를 부담해야 하는 가정의 소비 성향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 도심지 가정에서 케이블, 장거리 전화, 인터넷, 셀룰러폰, 페이저 등에 지출하는 액수는 월 123달러였으며 지난해에는 122달러로 오히려 1달러가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비용뿐 아니라 서비스의 질이 과연 얼마만한 가치가 있느냐가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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