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열기로 가득 차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남이나 북이나 마찬가지다. 이유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때문이다. 한반도뿐만 아니다. 중국을 비롯 일본에 피해를 보았던 아시아 나라 전체가 분노로 들끓는다. 그러나 일본은 안하무인이다. 참으로 뻔뻔스러운 얼굴로 “어디 해볼 테면 해 봐라”하는 기세이다.
전철 철로 위에 떨어지는 술 취한 일본남자를 구하려다 세상을 떠난 이수현씨가 하늘에서 보면 통곡 할 일이다. 이수현씨의 살신성인으로 한국과 일본이 좀 더 가까워 질 것 같았는데. 보자보자 하니 그게 아니다. 일본은 정부가 교과서 왜곡을 감싸고 있다. 또 학자와 양식 있는 자들도 가담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을 몇 가지만 살펴보자. 일본군이 성 노리개로 삼았던 종군위안부 내용이 삭제됐다. 사람 몸을 세균·화학전 실험용으로 삼았던 731부대 내용도 삭제됐다. ‘침략 전쟁’을 삭제했다. 한국의 식민지화가 국제정치상 불가피했음을 부각시켰다. 대동아 공영권은 아시아 나라의 독립을 위한 것으로 정당화시켰다.
일본 사람과 단 한 번의 교제도 없었기에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속 다르고 겉 다르다”란 말은 많이 들어왔다. 겉으론 온갖 웃음을 다 띄우며 ‘간을 빼어주듯’ 친절한 척 하지만 돌아서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게 일본 사람이라 한다. 일본인들의 함정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 교과서 왜곡이 이대로 가면 7월 하순에 교과서 채택이 된다. 그래서인지 한국은 일본 주재 한국대사를 송환했다. 그리고 외교통상부 장관이 일본 대사를 불러 엄중 항의했다. 한국의 김대중대통령까지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 정부는 드디어 11일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대책반’을 공식 출범시켜 종합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해외에 사는 한인들도 “일본 교과서 왜곡 우리도 방관할 수 없다”며 항의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뉴욕한인회를 비롯해 각 직능단체와 종교단체가 연합, UN(유엔) 함마슐트 광장에서 일본 규탄시위를 벌일 계획이란다. 그런데 자꾸만 부끄러워지는 건 어쩐 일일까. 당당히 “일본교과서 왜곡을 수정해야만 한다!”고 외쳐야 하는데 목소리를 높일 수 없는 이유라도 있을까.
이 부끄러움은 몇 년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산수이 비디오」「소니 텔레비젼」「소니 오디오」「니산 센추라 자동차」「페나소닉 녹음기」내가 가지고 있는 일본산 제품의 내역들이다. 아니, 찾아 보면 더 있을런지도 모른다. 이렇게 살면서 어떻게 ‘일본교과서 왜곡을 수정해야만 한다’고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의 실정은 잘 모른다. 그러나 미국에서 20년 이상 살아오며 한인들이 어느 나라 물건을 선호하고 있는지는 감을 잡고 있다. 오래된 습관중의 하나다. 한인교회 파킹장이나, 한인 직장 파킹장에 가면 일본산 자동차를 세어보는 습관이다. 물론 한인교회와 한인 직장엔 한국사람들이 95% 이상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일본산 자동차가 50%이상 파킹장에 주차된다는 사실이다.
‘일본 제품이 좋으니까 산다’라고 말하면 할말이 없다. 문제는 일본은 싫어 하면서 일본이 만든 물건은 좋아, 애용한다는데 있다. 그것도 아주 비싼 것으로만. 이 얼마나 모순인가. 일본에게 그렇게 당했고, 또 일본교과서 왜곡으로 당하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나를 포함한 수없이 많은 한인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을 일본정부가 받아들여 설령 수정한다고 치자. 그래서 일본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역사인식을 바로 세워준다고 치자. 그래도, 한인들의 의식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변할게 무엇이 있나. 한국인 의식에 개혁이 일어나기 전에는 아무리 교과서 역사왜곡이 바로 잡힌들 소용이 없다.
한국은 이미 일본문화를 개방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일본 문화에 속수무책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이래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에만 열을 올려야 하나. 근본적인 대책없이 일본문화만 개방해 논 한국정부의 처사가 어찌 100년 앞을 내다본 정치(正治)라 할수 있을까.
뿌리가 썩은 나무, 가지를 아무리 손질해 봐야 죽을 수 밖에 없다. 인간에게 뿌리는 정신이다. 나를 포함한 한인들의 정신세계가 개혁되지 않는 한 “일본은 교과서왜곡을 수정해야 한다!”는 구호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일본을 탓하기 전에 나부터 반성해야 한다. 나라 사랑은 말로만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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